가축방역관 부족한데 공중방역수의사는 감축‥대공수협 `확충해야`
4월 이후 50명 감원 확정..공보의·군의관처럼 미필 수의사 모두에 기회 있어야
고병원성 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속 발생하고 있지만, 4월이면 일선 가축방역관 50명이 감축된다. 올해 소집해제되는 공중방역수의사를 제대로 충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한공중방역수의사협의회(대공수협, 회장 정부광)는 4일 성명을 내고 “공중방역수의사 인원은 감축이 아니라 확충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축방역, 검역 업무를 담당하는 공중방역수의사는 지난 2006년 도입된 수의사 대체복무 제도다. 매년 150~200여명의 공방수가 임관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시도 가축방역기관,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배치된다.
3년간 복무하는 공중방역수의사는 현재 12기부터 14기까지 499명이 배치되어 있다. 일선 가축방역관 충원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가축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이중 올해 4월 소집해제를 앞둔 12기 공중방역수의사는 200명. 하지만 이들을 대체할 15기 공중방역수의사 모집 정원은 150명으로 확정됐다.
4월이 지나면 사실상 일선 현장에서 가축방역관 50명이 줄어드는 셈이다.
대공수협은 “고병원성 AI,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가축전염병이 연중 발생하고 있지만, 가축방역관의 수는 턱없이 모자라다. 필수인원의 60% 정도에 불과하다”며 “부족한 가축방역관으로 인한 업무량 과다로 수의직 공무원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례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중방역수의사 제도 확대로 가축방역관 부족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국내에서 매년 배출되는 수의사는 550명 내외로, 이중 절반가량이 병역문제를 해결해야 할 미필 남성 수의사들로 추산된다. 이중 수의사관과 공중방역수의사로 임관하는 인원은 매년 190명 내외에 그친다.
대학원에 진학해 전문연구요원으로 대체복무하는 경우도 있지만, 학년마다 50여명은 현역으로 복무해야 하는 셈이다.
대공수협은 “이들이 공방수로 편입돼 3년간 복무하면 약 150명의 가축방역관을 신규로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고병원성 AI, 구제역 등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시기에 공방수 모집정원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선례도 있다. 2016년 10기 공방수가 188명, 2018년 12기 공방수가 200명 임관했다.
하지만 이내 150명 수준으로 회귀했다. 13, 14기에 이어 올해 모집할 15기도 150명으로 정해졌다.
대공수협은 “농식품부도 매년 공중방역수의사 증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병무청은 ‘대체복무 지원인력을 감축하고 있다’며 불가하다고 한다”며 “수의인력은 병역자원이 아닌 공무원 확대로 충원하라고 하지만, 가축방역관 충원이 십여 년간 처우·제도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불가능했던 것을 다시 언급한 어불성설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정부광 대공수협 회장은 “공중방역수의사로 복무하고 싶어도 선발 과정에 떨어져 어쩔 수 없이 현역 입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의사라면 현역보다 전문성을 살려 방역에 기여하는 것이 국가에 더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며 “군의관·공보의로 복무하는 의사처럼 미필 수의사는 모두 수의사관·공중방역수의사로 복무할 수 있도록 선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