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5N8형 고병원성 AI 마무리단계‥위기경보 하향

야생조류 발생↑, 농장 발생↓, 예방적 살처분 놓고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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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천만수의 살처분 피해를 일으킨 H5N8형 고병원성 AI가 일단 마무리됐다.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1일부로 고병원성 AI 위기경보단계를 ‘심각’에서 ‘관심’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4월 이후 야생조류·농장 추가발생 없어..’관심’ 단계 하향

지난해 11월 발생한 H5N8형 고병원성 AI는 올해 4월 6일까지 가금농장에서만 109건 발생했다. 2월 초순까지 발생농장 반경 3km의 가금을 예방적 살처분하면서 살처분 피해 규모는 3천만수에 달했다.

중수본은 3월 30일을 끝으로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고, 철새가 대부분 북상해 위험요인이 줄어들었다고 판단했다.

가금농장에서도 4월 6일 전남 장흥 오리농장을 마지막으로 추가 발생하지 않았다. 당국이 전국 가금농장을 대상으로 벌인 환경검사 1만여건도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

중수본은 10일 중앙가축방역심의회를 열고 위기경보단계를 심각에서 관심으로 하향 조정키로 결정했다.

다만 기존에도 철새 북상 이후 남아 있던 바이러스가 토종닭 등에서 재발한 사례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오리와 토종닭에 대해서는 5월말까지 강화된 예찰검사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선방했다 VS 피해 컸다’ 예방적 살처분 놓고 시각차

중수본은 “16-17년에 비해 야생조류로 인한 오염도가 높은 상황임에도 농장 발생을 최소화했다”고 자평했다.

16-17년 겨울 야생조류에서 분리된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65건이었지만 지난 겨울 야생조류 H5N8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검출건수는 234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반면 가금농장의 발생건수는 383건에서 109건으로 오히려 줄었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3km 예방적 살처분 범위 문제가 있다. 중수본은 3km 예살이 수평전파 요인을 최소화하는데 기여했다는 입장이다.

500m 예살을 원칙으로 했던 2016년 11월부터 12월까지 발생했던 고병원성 AI 310건 중 170건(55%)이 발생농장 반경 3km 내에 발생했고, 이들 170건 중 155건(91%)이 7일 이내에 추가 발생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반면 업계에서는 발생건수만 줄었을 뿐 살처분 피해 규모는 16-17년(3,800만여수)과 지난 겨울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지목하고 있다. 살처분 정책이 양계산업에 미치는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이홍재 대한양계협회장은 7일 여의도에서 개최한 고병원성 AI 방역대책 개선토론회에서 “농가간 수평감염이 줄어든 이번 겨울 예살 범위 수정이 필요했지만 너무 늦었다. 농가와 당국 사이의 신뢰가 깨졌다”면서 “어떤 방역정책을 내놔도 농가는 ‘정부가 발생건수에만 신경쓴다’고 바라본다”고 지적했다.

AI 백신도입론과는 별개로 살처분 정책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

당일 토론회에서 홍기성 농식품부 조류인플루엔자방역과장은 “방역시설이 우수하고 방역기준을 잘 준수한 농장은 예살을 면제·제외할 수 있는 선택적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향후 살처분 기준을 주기적으로 평가·조정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김재홍 한국동물보건의료정책연구원장도 “농장의 이동통제만 잘 된다면 전부 들어낼(살처분) 필요는 없다. 같은 지역이라도 역학적 연관성이 없다면 이동을 통제하며 모니터링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중수본은 이번 H5N8형 고병원성 AI 사태에서 도출된 문제점을 바탕으로 농장 방역시설 기준 보완, 사람·차량·기자재 방역기준 강화 등 방역대책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H5N8형 고병원성 AI 마무리단계‥위기경보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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