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고병원성 AI 급증‥올 겨울도 두렵다
유럽 야생조류 고병원성 AI 전년 대비 40배..10월 전 가금농장 방역 현장점검
유럽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검출이 늘어나면서 올 겨울 국내 유입 우려도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상반기 유럽 야생조류 고병원성 AI는 1,04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배 수준으로 급증했다”며 “10월 이후 국내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는 야생조류를 매개로 전세계에 확산된다. 겨울에 서유럽, 동유럽, 동아시아-호주 등지로 날아갔던 야생조류는 6~8월경 시베리아에 모인다. 이때 교차감염된 AI 바이러스가 타 지역으로 확산된다.
지난 겨울 3천만수 규모의 살처분 피해를 일으킨 H5N8형 고병원성 AI는 2020년 유럽에서 유행한 바이러스와 유사했다. 비슷한 시나리오가 올 겨울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19-20년 독일·폴란드·슬로바키아에서 발생했던 고병원성 AI가 20-21년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전역의 26개국으로 확대됐다고 지목했다.
2020년 8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발생기간도 길어졌다. 5월 이후 유럽에서도 철새가 북상하면서 스웨덴, 핀란드, 라트비아 등 북유럽 국가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어 AI 전파가 우려된다.
바이러스 유형에서는 1,045건 중 H5N8형이 872건으로 가장 많았다. H5N1, H5N5형 등도 함께 발생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국내에서 H5N8형과 H5N6형이 함께 발생했던 2016-17년에 AI 피해가 가장 컸다”며 “올 겨울 여러 유형의 AI가 한꺼번에 국내 유입될 경우 확산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6월부터 전국 가금농장 4,500호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농장·수의사 등 관련 종사자에게 AI 바이러스 유형별 증상을 사전 교육해 신고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AI 방역개선대책에 따른 방역매뉴얼(SOP)도 겨울 전에 정비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박병홍 차관보는 “유럽에서 발생 중인 고병원성 AI가 올 겨울 철새를 통해 국내에 유입될 수 있다”며 “경각심을 갖고 사전 예방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