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야생동물 특성화대학원과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하 질병관리원)은 22일 온라인으로 ASF·AI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세션에서는 국내 멧돼지 ASF 확산 현황과 백신 개발 동향을 소개했다. 특히 멧돼지 ASF 확산을 억제할 미끼백신 개발이 눈길을 끌었다.
멧돼지 ASF 확산일로, 미끼백신 없이는 상재화
광견병·CSF 미끼백신 선례 있지만..ASF 백신이 없다
국내 멧돼지 ASF는 확산일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누적 양성건수가 2,500건을 넘어섰다.
2021년부터 수십km의 장거리 전파가 반복되면서 남하한 것도 문제다. 충북·경북까지 확산되면서 전국 상재화 우려를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멧돼지용 미끼백신이 나오지 못하면 전국 상재화는 시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광역울타리, 폐사체 수색 전략을 시행하고 있지만 2년 넘게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백두대간의 험한 산세를 타고 번지는 멧돼지 ASF를 물리적으로 막기 어려운데다, 인위적 요인으로 추정되는 장거리 전파도 거듭되고 있다.
다른 질병에서는 국내에서도 미끼백신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20년 이상 살포된 광견병 미끼백신의 성공 사례도 있다.
국내에서 광견병은 주로 너구리 등 야생동물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막기 위해 경기·강원 북부 산간지역에 미끼백신을 살포한다.
2000년부터 실시된 광견병 미끼백신은 2010년대 들어 매년 100만두분까지 확대됐다. 2013년 화성 발생 이후 추가 발생은 없는 상황이다.
멧돼지에 대한 미끼백신도 상용화됐다. ASF가 아닌 돼지열병(CSF) 미끼백신이다. 올해도 인천, 경기, 강원지역에 67만두분의 CSF 멧돼지 미끼백신이 살포된다.
문제는 경구백신(미끼백신)은 고사하고 접종용 백신도 아직 개발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도 ASF 백신은 아직 없다.
2024년 미끼백신 개발 목표
이날 포럼에서는 국내외에서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는 ASF 백신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검역본부는 국내 ASF 분리주를 활용한 백신 항원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자체 연구와 해외 후보주 도입을 병행하고 있다.
질병관리원 최주형 연구사는 “투트랙으로 미끼백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원·중앙백신연구소·충남대가 국내 멧돼지 분리주를 활용해 한국형 백신을 개발하는 한편, 코미팜과 함께 미국 USDA 개발 백신후보주의 국내 적용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동물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최 연구사는 “2024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미끼백신 개발이 목표”라면서도 “아직 계획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안전성·효능 평가는 물론 BSL2 이하의 생산 시설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할 지 여부도 관건이라는 것이다.
질병관리원 정원화 질병대응팀장은 “백신개발은 ASF 상재화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2024년도 쉽지 않은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