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주 출현으로 불어난 H9N2형 저병원성 AI‥새 백신 내년 전망
Y280계열 H9N2형 AI, 2년만에 780여 축산시설서 발생
한때 백신 도입으로 억제됐던 H9N2형 저병원성 AI에 새 변이주가 출현하면서 전국적으로 피해를 입히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2023년초에는 변이주에 맞춘 새 백신이 공급될 전망이다.
15일 소노벨 천안에서 열린 한국가금수의사회 2022년도 정기총회 및 연수교육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 강현미 수의연구관이 H9N2형 저병원성 AI의 국내외 발생 양상과 백신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백신 썼던 Y439는 2018년 종식 수순
Y280 변이주 2020년 새 출현..781개 가금시설서 창궐
H9N2형 저병원성 AI는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에 걸쳐 만연해 있다. 국내에도 1996년 Y439 계열 H9N2형 AI가 처음 유입됐다.
H9N2형 저병원성 AI가 지속적으로 창궐하자 2007년부터는 백신을 도입했다. 백신 없이 살처분으로만 대응하고 있는 고병원성 AI와는 다른 점이다.
검역본부가 개발한 Y439 백신은 산란계, 종계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토종닭이나 전통시장에서는 산발적 발생이 이어졌지만 2018년을 끝으로 종식됐다.
강 연구관은 “17-18 고병원성 AI 당시 살아 있는 가금 거래(LBM) 관련 방역이 강화되면서 저병원성 AI의 순환감염 고리가 끊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새로운 변이주가 유입되면서 다시 불거졌다. 기존 Y439와 다른 Y280계열 AI 바이러스가 2020년 6월 유입됐다.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피해가 커졌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올해 4월 8일까지 781개 가금축산시설에서 발생했다. 산란계 농장이 210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통시장(171), 육계(128), 토종닭(104) 순으로 이어졌다.
Y280계열 H9N2형 AI에 감염되면 주로 호흡기 증상을 보이며, 산란율도 떨어진다. 대장균이나 IB 등과 복합감염되면 폐사율이 30%까지 치솟는다.
다행히 국내에선 인체감염 사례가 아직 없지만, 기존 Y439에 비해 Y280 바이러스가 인체감염에 더 친화적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해외에서 보고된 Y280 인체감염의 치명률은 2% 미만에 그쳤다.
기존 백신으로는 교차방어 미흡..새 백신 필요해
검역본부 개발 후보주 임상 中..이르면 내년 초 출시
Y280 바이러스에는 기존 백신(Y439)의 교차방어도 기대하기 어렵다. 강 연구관은 “Y439 백신을 접종한 닭에 Y280 바이러스를 공격접종한 결과 바이러스 억제 효과는 37.5%에 그쳤다. 바이러스 배출도 막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완전히 방어효과가 없는 것은 아닌만큼 부족하나마 기존 백신을 2회 접종하는 방식으로 Y280 감염 피해 완화를 도모할 순 있지만, 기존 백신에만 기대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강 연구관은 이날 Y280 계열의 백신후보주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검역본부 연구진은 바이러스의 인체 친화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유전자 일부를 재조합한 화순주가 백신후보주로 선정했다.
강 연구관은 “지난해 7월 국내 동물용의약품 제조사에 백신후보주를 분양해 현재 4개사가 품목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2개사는 야외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품목허가 절차를 가능한 앞당겨 조기 활용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강 연구관은 “이르면 2023년초부터 상업용 Y280 백신을 농가에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다만 우선 품목허가를 추진하는 백신이 저병원성 AI 바이러스만 담은 단일백신인 만큼, 기존 Y439 백신처럼 ND, IB 등 여러 질병을 함께 예방할 수 있는 복합백신이 나오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백신이 나온다고 국내 발생상황이 금방 종식되리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육계나 토종닭에서는 백신접종이 어려운 것은 기존 백신과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강 연구관은 “백신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접종되겠지만, 육계 등 백신을 하지 못하는 곳에서는 당분간 순환 감염이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도 “장기간 백신이 적용된다면 전반적인 감염 수준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