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소속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장마로 인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한 하천 수계 감시를 강화한다고 20일 밝혔다.
방역당국이 지난달 30일 발간한 아프리카돼지열병 역학조사보고서는 2019년 국내에 ASF가 유입된 원인 중 하나로 ‘하천’을 지목했다.
2019년 8월초 장마, 9월초 태풍(링링)으로 인한 집중 호우로 임진강 수계 사미천 등의 수위가 증가했고, 북한에서 ASF에 감염돼 폐사한 멧돼지 사체의 잔해물 등의 감염원이 불어난 물을 타고 접경지역으로 내려와 환경을 오염시켰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나리오는 국내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 환경당국의 지적이다. ASF 감염 멧돼지를 매몰한 매몰지가 장마철 집중호우로 훼손·유실되면 바이러스가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까지 조성된 국내 ASF 양성 멧돼지 매몰지는 1,848곳에 달한다.
야생동물질병관리원과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0일부터 특별감시팀을 구성하고, 특히 취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몰지 152곳을 대상으로 장마 전후 2회에 걸쳐 현장점검과 바이러스 오염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점검 결과 훼손됐거나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오염 우려가 있는 경우 매몰지를 이설하거나 소멸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멧돼지 폐사체가 장마철 집중호우로 불어난 물에 떠내려갈 수도 있는 만큼 장마기간 하천·댐 인근 수계를 집중 감시한다.
2019년부터 북한강, 임진강, 한탄강, 소양강 등 경기·강원 북부 4개 수계를 감시해온 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올해 남한강과 금강을 추가한다. 강원 남부, 충북, 경북 북부로 멧돼지 ASF가 남하한데 따른 조치다.
이들 6개 수계 43여개 지점에서 하천수 시료와 부유물을 채취해 바이러스 오염 여부를 분석할 계획이다.
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바이러스가 검출되거나 폐사체가 발견될 경우 비상연락망을 통해 관계 기관과 상황을 공유하고 지자체와 합동으로 폐사체 제거, 출입 통제 및 소독 등 방역 조치를 실시한다.
정원화 야생동물질병관리원 질병대응팀장은 “장마철에도 신속하고 철저하게 ASF에 대응하겠다”며 “멧돼지 폐사체를 발견할 경우 접촉하지 말고 110 정부민원콜센터나 야생동물질병관리원(062-949-4330~4)으로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