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금농장 10곳 중 1곳서 차단방역 시설 미흡 드러나
적발 농장 이행기간 부여..보완 안될 시 가전법 위반으로 과태료
전국 가금농장 10곳 중 1곳에서 차단방역 시설 미흡이 드러났다. 축종별로는 육계농장이, 미흡사항 유형별로는 전실 문제가 가장 많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겨울철 대비 전국 가금농장 방역실태 일제점검 중간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전실 미흡이 가장 다수
방역당국은 5월부터 전국 가금농장을 대상으로 방역실태 일제점검을 벌였다. 3,310호를 대상으로 점검을 진행한 결과 387개 농장에서 차단방역 미흡사항 719건을 확인했다. 평균적으로 2개 이상의 미흡사항을 동시에 노출한 셈이다.
주요 미흡사항으로는 전실 관리 미흡이 142건으로 가장 많았다. 울타리(114), CCTV(113), 방역실(85), 차량소독시설(64)이 뒤를 이었다.
국내 고병원성 AI는 철새에서 가금으로 전파되는 양상을 보인다. 철새로 인해 농장 주변이 AI 바이러스로 오염된 후 사람·차량 등 기계적 요인에 의해 가금축사 안으로 유입되는 형태다.
특히 2020년 이후에는 발생농장에서 다른 농장으로 확산되는 수평전파보다 개별 농장이 독립적으로 발생하는 원발감염의 비중이 높아졌다.
가장 많은 미흡사례를 노출한 전실은 농장 직원이 축사 내부로 들어가기 전 신발을 갈아신고 손을 씻는 공간이다.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축사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역할이다.
특히 AI는 철새 분변으로 인해 농장 내부라 하더라도 축사 외부공간은 바이러스 오염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그만큼 전실의 역할이 강조된다.
방역당국은 “전실을 가축사육시설과 구획된 별도의 공간으로 설치하고 오염구역(전실 바깥쪽)과 청결구역(전실 안쪽)을 철저히 구분하며, 신발 소독조와 축사 전용 신발을 반드시 비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리에서 가장 미흡적발률 높아
축종별로는 육계(241건), 오리(186), 산란계(180) 순으로 미흡사항이 확인됐다.
2022년 1사분기 통계청 가축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가금농장은 축종별로 육계 1,554개소, 산란계 919개소, 오리 336개소로 조사됐다.
단순 비율로는 오리 농가 55.4%, 산란계 농가 19.6%, 육계 농가 15.5%에서 미흡점을 노출한 셈이다. 타 축종에 비해 차단방역 인프라가 취약한 오리농가의 특성이 이번 점검에서도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방역당국은 미흡사항이 확인된 농가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행계획서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최대 2개월의 이행기간을 충분히 부여한 후 7월 중순부터 재점검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행기간 내에 미흡사항을 보완하지 않는 농가에는 가축전염병예방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박정훈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올해 상반기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 고병원성 AI가 대규모로 발생하는 등 엄중한 상황”이라며 “올겨울 고병원성 AI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가금농가가 10월 전까지 미흡한 방역시설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