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고병원성 AI 경고등‥강화된 능동예찰 기조 유지될 듯
해외 고병원성 AI 전년대비 88% 증가..민간 수의사 동원 준비도
해외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이 늘어나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올 겨울 고병원성 AI 유입·발생 위험이 커진 가운데, 강화된 능동예찰 기조는 올해도 유지될 전망이다.
전세계 고병원성 AI 전년동기대비 80% 이상 증가
올 겨울 H5N1형 고병원성 AI 유입 위험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들어 8월까지 해외 고병원성 AI가 5,355건 발생했다고 16일 밝혔다. 전년 동기대비 88.4% 증가한 수치다.
유럽에서만 4천여건으로 80% 이상 증가했다. 여름철(6~8월)에 들어서는 유럽의 야생조류에서의 발생도 6배가량 늘었다.
유럽에서의 고병원성 AI 발생이 증가하는 양상은 국내에도 경종을 울린다. 시베리아에 모인 야생조류를 매개로 겨울에 국내로 도래하는 철새에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때문이다.
북미 대륙도 자유롭지 않다. 미국에서만 올해 초부터 8월까지 39개주에서 420건의 가금에서 발생해 4천만수 이상이 살처분됐다.
국내 유입 위험이 높은 혈청형으로는 H5N1형이 꼽힌다. 지난해와 같은 타입이다. 올해 전세계적으로 발생한 고병원성 AI 중 98%가 H5N1형으로 조사됐다.
방역당국은 “전세계적으로 고병원성 AI 발생이 급증하고 주로 H5N1형이 검출되고 있다”며 “올겨울 시베리아 등 철새 번식지에서 교차 감염된 철새에 의해 H5N1형 고병원성 AI가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철새 번식지에서 바이러스 재조합이 일어나 새로운 혈청형의 바이러스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새 정부 출범했지만..능동예찰 기조 유지될 듯
시료채취 참여할 민간 수의사 동원 준비도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새 농식품부장관이 취임했지만 방역당국의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강화된 능동예찰을 벌이는 물량전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겨울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가금농장 중 47%가 능동예찰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포착했다.
사육주기별로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시료채취나 출하 전 검사 등에서 AI 항원을 잡아낸 것이다. 고병원성 AI에 감염되어도 증상이 불분명한 오리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증상이 뚜렷한 닭에서도 의심신고 전에 포착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감염 사례를 잡아내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수평전파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단점은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능동예찰이다 보니 건강한 개체를 검사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모든 농장을 검사해야 하다 보니 일선 지자체 방역조직에 걸리는 부담도 크다.
지난달 대전에서 열린 AI 차단방역 핵심역량 교육에서 한 지자체 담당자가 “지난 겨울 전년 대비 5배 많은 검사를 실시했다”면서 능동예찰에도 총량제가 필요하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하지만 올 겨울에도 강화된 능동예찰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달 전국 가축방역관 방역교육이나 공중방역수의사협회 총회 등에서 관련 신호가 일관성있게 감지된다.
이에 필요한 시료채취 인력 확보도 추진된다. 농식품부는 동절기 검사 물량 급증에 대비해 이달 중 지역별로 수의사 동원(모집) 명령을 내고, 공수의 외에도 시료채취에 참여할 수의사를 모집하라는 공문을 최근 각 지자체와 수의사회에 송부했다.
이에 응한 수의사는 시도 역학조사반으로 위촉되어 하루 20만원 가량의 비용을 받고 시료채취에 동원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