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방역도 데이터 있어야’ 수의사회 재난형동물감염병특위 2기 출범
재난형 동물감염병 데이터 생산·분석, 정책 제안까지
대한수의사회 재난형동물감염병특별위원회(위원장 조호성, 이하 특위)가 2기 활동을 개시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재난형 동물감염병에 대한 대국민홍보 활동을 유지하면서, 과학방역을 위한 데이터를 생산하고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역할을 확대한다.
특위는 5일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2기 위원 위촉식을 겸한 첫 회의를 열고 향후 활동방향을 논의했다.
특위는 ‘재난형 동물감염병에 대해 수의사 중심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며 2020년 6월 출범했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1기 활동을 통해 ASF 사육돼지 모니터링 개편, 비발생지역 멧돼지 ASF 전수검사 확대 등 방역정책 개편방향을 제안했다.
돼지고기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과학적 근거에 비해 위험성이 과장됐다’며 소비자 불안을 조기에 진화하기도 했다.
조호성 위원장은 “코로나19와 같은 보건이슈에 대해 질병관리청, 의사협회 등 전문가들이 대국민 홍보에 나서는 반면, 수의 분야에서는 검역본부나 수의사단체가 침묵을 지키다 보니 개개인의 의견이 혼재되며 혼란이 생긴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특위는 언론을 통해 과장된 위험성이 확산되기 전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밤을 새더라도 긴급 대응하면서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2기 특위 인선에는 전문성을 더했다. 경상국립대 수의전염병학 김우현 교수, 인플루엔자 전문가인 김진일 고려대 교수, 검역본부 역학조사과에서 실무경험을 쌓고 전남대 수의역학 교수로 임용된 유대성 교수 등을 신임 위원으로 위촉했다.
“과학방역도 데이터 있어야”
특위 역할 확대 추진
조호성 위원장은 이날 첫 회의에서 과학방역과 데이터의 중요성을 지목했다.
조 위원장은 “최근 들어 ‘과학방역’이 이슈이지만, 그것도 과학적 근거를 누군가 생산해내야 가능한 일”이라며 “이제껏 외국 논문에만 의존했다. 참고할 수는 있겠지만 (해외 사례를) 그대로 따르는 것도 위험하다.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위 위원들이 다양한 연구과제를 통해 재난형 동물감염병 관련 데이터 생산에 참여하는 한편, 정부가 확보한 자료들도 전문적 시각에서 해석하겠다는 것이다.
조 위원장은 “과학적인 방역정책을 만들기 위해 어떤 데이터가 미흡한 지 찾고, 이를 만들어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특위를 교수진·박사급 전문가 위주로 구성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재난형 동물감염병 방역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들을 민간과 좀처럼 공유하지 않는다는데 아쉬움도 전했다. 수의사단체가 농식품부와 환경부, 생산자단체 등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데도, 데이터가 없다 보니 주관적으로 한쪽 편을 드는 문제로 귀결되기 쉽다는 것이다.
조호성 위원장은 “기존의 언론대응과 함께 국회토론회 등을 열어 실질적인 정책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도 “특위가 재난형 동물감염병에 대한 수의사회 입장을 시의적절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면서 “2기 특위는 실질적인 정책을 만드는데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대한수의사회 재난형동물감염병특별위원회 ▲위원장 조호성(전북대) ▲부위원장 오연수(강원대) ▲위원 탁동섭(전북대), 손영호(반석가금연구소), 선우선영(케어사이드), 김우현(경상대), 김진일(고려대), 유대성(전남대) ▲특별위원 조충희(굿파머스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