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청정국 눈앞이었는데..’ 청주 한우농장 3곳에서 연이어 구제역
위기경보단계 주의로 격상, 전국 우제류 48시간 스탠드스틸..발생농장 모두 ‘자가접종’
충북 청주 한우농장 3개소에서 연이어 구제역이 발생했다. 국내 가축농장에서 4년 4개월여만에 재발하면서, 눈앞이던 세계동물보건기구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 회복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10일 충북 청주시 북이면 소재 한우 농장 2개소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해당 농가를 진료한 공수의사가 입안 및 유두의 수포와 폐사 등 의심증상을 확인해 신고했다. 정밀검사 결과 구제역으로 확진됐다.
이튿날인 11일 발생농장 1곳이 추가됐다. 마찬가지로 청주시 북이면에서 한우를 기르는 농장으로 방역당국의 전화예찰 과정에서 침 흘림 의심증상이 포착됐다.
청주시 북이면은 한우 사육이 밀집된 지역이다. 최초 발생농장 반경 3km 이내에만 소 사육농가 200여개가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발생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를 전두수 살처분하는 한편, 역학조사 등 긴급방역조치를 벌이고 있다.
위기경보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는 한편, 11일 0시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우제류 관련 축산시설·차량을 대상으로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을 발령했다. 청주시내 우제류 사육농가는 별도 조치 시까지 이동제한이 실시된다.
청주시와 인접 7개 시군(세종·대전·보은·괴산·증평·진천·천안) 소재 우제류를 대상으로 긴급 백신접종을 실시한다. 직전 접종 후 3주가 경과한 개체는 즉시 접종하고, 3주가 경과하지 않은 개체는 3주가 경과하는 시점에 신속히 접종한다.
이들 시군 우제류에 대해서는 12일까지 임상검사와 긴급백신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발생농장 3개소 모두 백신 자가접종
이번에 확인된 구제역은 백신접종 혈청형인 O형이다. 해당 바이러스와 백신주의 연관성에 대한 정밀분석이 필요하긴 하지만, 백신접종이 미흡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청주 발생농장 3개소 모두 수의사가 아닌 축주가 백신을 자가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3개 농장 모두 수의사 백신접종 지원을 받을 수 없는 50두 이상 전업 규모다. 이들 중 2개 농장은 지난달에 접종 이력이 있다.
이를 두고 일선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백신 자가접종과 피상적인 항체가 예찰로는 사각지대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백신구입부터 접종, 증빙 모두 농가 스스로 하는 형태로는 백신접종 부작용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농가의 접종기피를 막을 수 없다는 얘기다.
야외주 구제역 바이러스 위험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수의사에 의한 접종을 늘리거나, 백신접종관리를 수의사가 확인하는 등 실질적인 백신접종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