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백신 긴급접종 1천만두 실시했다지만..자가접종 의존 여전
소임상수의사회, 전두수 수의사 접종으로 전환해야..항체 모니터링도 개선 필요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 우제류에 대한 구제역 백신 긴급접종을 완료했다고 23일 밝혔다. 한국소임상수의사회는 이번 구제역을 계기로 수의사에 의한 전두수 접종으로 전환하고, 항체 모니터링 체계도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일 충북 청주 한우농장에서 올해 처음으로 발생한 구제역은 청주·증평 소재 한우농장 10곳과 염소농장 1곳에서 확인됐다. 백신접종 혈청형인 O형 구제역으로, 농가의 백신접종 미흡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긴급백신접종은 11일 발생지역 및 인접시군 우제류 52만두를 대상으로 시작됐다. 21일까지 전국 우제류 1,060만두로 확대됐다.
19일 청주 한우농장을 마지막으로 5일째 추가 발생이 없고, 최초 발생시점으로부터 2주가 지나면서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구제역 백신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국소임상수의사회 관계자는 “자가접종으로 인한 백신 미흡으로 발생을 막지 못했는데, 긴급백신도 (전업농은) 자가접종으로 한다면 앞뒤가 안 맞는다”고 꼬집었다.
자가접종의 경우 공무원이 백신접종 현장을 입회하거나 공병을 수거하라는 지침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5일간 진행된 긴급 접종현장을 일일이 다니는 것도 어렵고, 공병수거도 약액만 버리는 방식을 걸러낼 수 없다는 것이다.
기존에 수의사 접종을 지원했던 50두 이하 소규모농가의 긴급백신에 다시 수의사를 투입하는 것도 비효율적이란 지적이다.
4월에 진행된 일제백신을 제대로 실시했다면 5월에 다시 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없는 만큼, 상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수의사 일제접종농장 대신 자가접종 농장을 지원하는 편이 낫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기존 수의사 접종 농장의 경우 4월 일제백신에 임신, 어린 일령 등으로 접종하지 않았던 개체에 대한 보강 위주로 진행됐다”면서 “긴급백신접종이 그간 백신을 제대로 접종하지 않았던 농장에 경각심을 주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소임상수의사회와 한국돼지수의사회는 지난 17일 공동성명을 통해 수의사에 의한 구제역 백신 관리를 촉구했다. 소임상수의사회는 소 전두수에 대한 수의사 접종 지원과 항체 모니터링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도 지난해 소에서 SP항체양성률은 95.5%였다. 농가에서 백신을 제대로 접종하지 않아도, 일부 접종한 개체에서만 채혈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피해간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당국이 이력제번호를 활용해 항체모니터링 개체를 임의로 지정하는 등 여러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소는 전두수 수의사 접종이 지금도 가능하다. 대규모일수록 시설이 좋은 편이라 접종에 어려움도 덜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