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럼피스킨병 사흘만에 10건으로 늘어..서해안 5개 시군으로 확산
충남 서산·당진·태안, 경기 평택·김포서 연이어 확진..발생농장 반경 10km에 긴급백신
20일 국내 처음으로 확인된 소 럼피스킨병(Lumpy Skin Disease)이 서해안을 중심으로 연이어 확인됐다.
첫 발생농가가 위치한 충남 서산뿐만 아니라 당진, 태안과 경기도 평택, 김포에서 무더기로 발생했다.
럼피스킨병의 잠복기가 통상 4~14일인데도 사흘만에 5개 시군에서 발생농장 10건이 확인되면서, 이미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방역당국은 비축해둔 백신을 활용해 발생농장 반경 10km에 링백신 방식의 긴급백신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전업규모 농장에는 자가접종을, 50두 미만 소규모 농장은 수의사 접종반을 지원하는 방식인데 보다 세밀한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접종에 참여한 수의사에게 7일간 타 농장 출입금지 조치를 내리는데 대한 손실보상도 요구된다.
잠복기 4~14일인데..3일만에 10건
럼피스킨병은 소와 물소에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감염된 소는 고열과 함께 특징적인 피부결절 증상을 보인다.
감염되어도 폐사율은 10% 이하로 낮지만 전파력이 매우 높아 제1종 법정 가축전염병으로 분류된다.
아프리카의 토착 질병이던 럼피스킨병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2019년부터는 아시아에서도 발생했다. 중국, 태국, 몽골,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에서 발생하면서 국내 유입 위험도 높아졌다.
첫 발생농장은 19일 서산 현지 동물병원 수의사의 진료 과정에서 포착됐다. 20일 검역본부 정밀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은 위기경보단계를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는 한편 전국의 소 관련 시설·인력·차량에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을 발령했다.
스탠드스틸 기간 가운데 추가 발생이 이어졌다. 21일(토)에는 3개 농장, 22일(일)에는 6개 농장에서 추가 발생이 확인됐다.
1차 발생농장 반경 3km 방역대 내에 위치한 소 사육농가 4곳에서 럼피스킨병이 추가로 포착됐다.
아울러 당진, 평택, 김포, 태안 등 멀리 떨어진 시군에서도 감염이 확인되며 우려를 낳고 있다. 잠복기보다 짧은 시간 내에 여러 곳에서 발생이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에 포착되기 전에 이미 바이러스가 여러 지역에 확산되어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발생농장 반경 10km에 긴급백신
일선 수의사 참여 위한 보상책, 세부지침 필요 지적도
럼피스킨병의 주요 전파요인으로는 흡혈파리, 모기, 진드기 등 흡혈곤충이 지목된다. 구제역과 달리 공기전파는 일어나지 않는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사료, 차량 등 기계적 요인에 의한 전파도 가능하다.
개방적인 소 사육환경상 흡혈곤충을 완벽하게 차단하기 어려운만큼 백신을 활용한 면역형성이 중요하다.
방역당국은 살처분·이동제한과 함께 긴급백신으로 추가 확산 방지에 나선다. 주변국 발생이 이어지며 지난해 럼피스킨병 백신 54만두분을 비축한 바 있다.
서산 최초 발생농장 반경 20km, 당진·평택 등 타 지역 발생농장 반경 10km를 대상으로 긴급백신을 실시한다. 접종지역 가장자리부터 안쪽으로 접종을 이어가는 링백신 방식이다.
50두 이상의 전업농에는 백신을 배부해 자가접종 하도록 하고, 50두 미만 소규모 사육농가에는 공수의를 활용한 백신접종반을 투입한다.
긴급백신에 대한 세밀한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소임상수의사회 관계자는 “럼피스킨병 백신은 피하접종해야 한다. 일반적인 근육접종과 달라 자가접종보다 수의사에 의한 접종이 더욱 필요하다”면서 “공수의는 물론 민간수의사까지 참여해야 빠른 시일 내에 긴급백신을 완료할 수 있겠지만, 정작 참여를 독려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긴급백신에 참여한 경우 시술비나 인건비를 어떻게 받는지도, 긴급백신 이후 7일간 소 사육농장 출입이 금지되면서 발생하는 영업손실을 어떻게 보상할지도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서 럼피스킨병 백신이 처음 접종되는만큼 제대로 실시되어야 한다”면서 “구체적 지침이 없어 지자체별로 현장에서 혼란을 겪는 일이 반복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