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제한 당한 럼피스킨 최초 신고 수의사에게 보상금 지급한다
당정, 럼피스킨병 발생농가 방역 미흡 사항 있어도 살처분 보상금 삭감 않기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럼피스킨병을 확인해 신고했지만, 이동제한으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수의사에게 보상금이 주어진다.
당정은 29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럼피스킨병 발생농가에 방역미흡 사항이 있더라도 살처분 보상금을 감액하지 않기로 했다. 조기신고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럼피스킨병은 전국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다. 29일 전남에서는 처음으로 무안군 한우농장에서 럼피스킨병이 확진됐다.
가축전염병 신고해 이동제한 당한 수의사의 일당은 17만원
지난 19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럼피스킨병을 발견해 신고한 사람은 정재관 원장이다. 한국소임상수의사회 임원을 역임했던 정 원장은 충남 서산 한우농장에서 진료하다 럼피스킨병 의심증상을 발견하고 신고했다.
덕분에 방역당국의 대응이 시작될 수 있었지만, 정 원장 개인으로서는 오히려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이동제한에 걸리기 때문이다.
럼피스킨병 긴급행동지침(SOP)은 의심축을 확인한 수의사가 신고하여 양성으로 확진된 경우 해당 수의사는 7일간 감수성 가축(소)을 사용하는 농장 및 관련 시설의 출입이 금지된다. 일종의 영업정지나 다름없다.
이처럼 신고자가 오히려 피해를 입는 구조는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농장으로부터 의심증상에 대한 연락을 받을 경우 현장을 찾아 직접 확인하는 대신 전화로만 상담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기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27일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보상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7일간 진행된 정재관 원장의 이동제한은 27일 0시부로 해제됐고, 관련 규정에 따른 보상금을 서산시가 지급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현행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 별표2 ‘보상금의 지급 및 감액 기준’에 따르면, 가축전염병으로 확인되어 이동이 제한된 자가 수의사인 경우 ‘전문임기제공무원의 다급 상한액을 기준으로 이동이 제한된 기간만큼 일수대로 계산한 금액’을 보상금으로 책정한다.
올해 전문임기제공무원 다급의 연봉 상한액은 64,776,000원으로, 이를 일할계산하면 하루 17만원 정도가 된다.
당정, 럼피스킨병 발생농가에 살처분 보상금 삭감 않기로
럼피스킨병 전국 긴급백신은 오는 11월 10일까지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발생농가에서 방역 미흡 사항이 발견되어도 살처분 보상금은 삭감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14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 같이 논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가축전염병예방법은 발생농가에서 소독설비 및 방역시설 미흡, 외국인 근로자 고용 미신고, 적정사육두수 초과 등 법 위반이 발견될 경우 살처분보상금을 감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당정은 럼피스킨병이 국내 첫 발생이고, 농가의 조기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살처분 보상금을 전액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럼피스킨병으로 소고기, 우유 소비마저 침체되면 농가가 입을 타격이 배로 커질 수 있다. (럼피스킨병이)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고, 감염된 소는 살처분되어 유통되지 않는 사실을 더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현재 한우 공급 재고량이 충분하고, 우유는 협상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럼피스킨병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전남서도 발병..무안 한우농가서 확진
럼피스킨병은 전국적인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다. 발생농가는 29일 11시 기준 61건으로 늘었다. 전국적으로 22개 시군에서 발병했다.
전날에도 강원 양구·고성, 경기 여주·시흥 등 기존에는 발생이 없었던 지역에서 확진이 이어졌다.
전남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무안군 발생농장은 한우 134마리를 키우고 있다. 28일 농장주가 고열, 결절 등 의심증상을 확인해 군청에 신고했고, 검역본부 정밀검사 결과 이튿날인 오늘 양성으로 확인됐다.
해당 농장의 반경 10km 방역대에는 소 사육농장 615개소가 위치하고 있다. 임상예찰에서는 추가 의심축이 발견되지 않았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이날 럼피스킨병 대응 긴급재난대책 회의를 열고 발생농가 살처분과 함께 신속한 긴급백신 접종을 당부했다.
김영록 지사는 “럼피스킨병 뿐 아니라 본격적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까지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시기”라며 통합방역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