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직공무원 많은 지역이 구제역 백신항체양성률 기준치 미달 적었다
수의직 확보-구제역백신 항체가 미흡 상관관계..2018년 예찰 강화 계기로 미달 줄어
돼지농가당 수의직 공무원 수가 많은 지역일수록 구제역 백신항체가가 기준치에 미달하는 돼지농가(이하 미흡농가)의 비율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구제역 백신항체가 예찰을 강화한 2018년 이후 미흡농가의 발생률은 점차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대 수의대 민경덕 교수팀은 이 같은 데이터 분석결과를 포함한 예비연구결과를 1월 대한수의학회 국제학술지 Journal of Veterinary Science(JVS)에 발표했다.
2018 구제역 백신항체 예찰 강화 계기로 미흡농가 출현 감소
백신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구제역 방역에서 중요한 지표 중 하나는 백신항체(SP항체)양성률이다.
사육두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업농은 직접 백신을 접종한다(자가접종). 실제로 백신을 접종했는지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사후적으로 백신항체양성률을 본다. 기준치에 미달한 경우에는 백신을 제대로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여 과태료를 부과하는 식이다.
연구진은 돼지농가에 주목했다. 이상육 문제를 우려한 농장의 접종의지가 낮을 수 있고, 검역본부의 선행연구에서도 비(非)수의사가 접종하는 경우가 많은 대규모 농장에서 구제역 발생 위험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돼지농가의 구제역 백신접종 및 예찰을 강화한 2018년 이후 해당 정책이 효과를 거뒀는지 연도별 변화양상을 살폈다.
방역당국은 2018년 ‘구제역 예방접종·임상검사 및 확인서 유대에 관한 고시’를 개정했다. 해당 고시는 기존에 1회였던 자돈 백신접종을 2회로 늘리고, 도축장에 출하한 돼지 16마리 이상을 검사하여 백신항체양성률이 기준치에 미달할 경우 추가 확인검사 없이 곧장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5년간 국가가축방역통합시스템(KAHIS)에 보고된 미흡농가 발생을 연도별로 분석한 결과, 2019년을 기점으로 점차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미흡농가 발생은 2018년 이후로 연간 약 19%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충남 지역에서 백신항체양성률 기준치 미달로 적발된 농가의 위반요인도 정성적으로 분석했다.
KAHIS에 위반요인을 보고한 21건 중 14건이 백신접종 미흡을 원인으로 꼽았다. 연속주사기 사용이 미숙하거나, 외국인 근로자가 백신을 성실히 접종하지 않는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백신을 정량 투약하지 못한 것이다.
수의직공무원 많으면 항체가 미달 농가 출현 적어
연구진은 수의직공무원이 많으면 미흡농가 발생률이 낮은 지 여부도 함께 분석했다.
행정안전부로부터 수의직공무원 데이터를 확보해 지역별 돼지농가 수, 미흡농가 발생건수와 비교했다.
그 결과 지역 돼지농가 수 대비 수의직공무원 수(수의직 밀도)가 높을수록 백신항체양성률이 기준치에 미달한 돼지농가가 발생한 비율은 유의적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의직공무원 숫자와 구제역백신 프로그램을 잘 따르는 농가의 수가 상관관계를 가지는 셈이다.
민경덕 교수는 “아직 초기연구단계이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 나타난 수의직 밀도와 미흡농가 간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이야기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수의직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전했다.
수의직공무원이 가축방역관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가축질병 대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수의직의 수가 늘어나면 농장과 더 자주 접촉하면서 정책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돼지농장 근로자에게 백신접종에 대한 명확한 정보와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Exploring preventive factors against insufficient antibody positivity rate for foot-and-mouth disease in pig farms in South Korea: a preliminary ecological study)는 JVS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