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백신연구소·검역본부, 광견병 미끼백신 상용화 성공
유전자재조합 기술 이용한 국산 마커백신 개발...4월부터 판매 예정
국내기술로 개발된 광견병 미끼백신이 상용화에 성공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본부장 김정희)가 “국내기술로 개발한 야생 너구리용 광견병 미끼백신이 올해 4월부터 조달품목으로 등록되어 판매된다”고 밝혔다.
검역본부는 2021년 10월 해당 광견병 미끼백신의 특허를 등록하고 ㈜중앙백신연구소에 관련 기술을 전수했다. 해당 제품은 2023년 11월에 품목허가를 취득해 올해 2월 22일 국가출하승인을 받았다.
광견병은 제2종 가축전염병일 뿐만 아니라 매년 전 세계에서 5만명이 사망하는 대표적인 인수공통전염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는 2030년까지 개 매개성 광견병을 근절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노력 중이다. 2030년까지 개에게 물려 광견병에 걸려 사망하는 사람이 1명도 없게 하겠다는 일명 ‘Zero by 30’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광견병 예방을 위해 2002년부터 광견병 미끼백신을 수입하여 살포하고 있다. 1년에 2번 살포하는데 주로 경기북부, 강원북부와 서울 등에 살포된다. 우리나라와 인접한 북한이 영국 공중 보건국이 지정한 광견병 고위험 국가이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주요 광견병 발생지가 DMZ 인근의 강원, 경기 지역인 것은 야생동물로 인해 북한으로부터 광견병이 유입된다는 가능성을 뒷받침해 준다.
광견병 미끼백신의 효과는 여러 나라에서 이미 입증됐다.
우리나라도 광견병 미끼 백신을 적극적으로 살포한 이후로 광견병 발생이 없다. 광견병 발생은 없지만, 여전히 많은 지자체가 광견병 미끼백신을 사용하고 있다. 서울시만 해도 지난해 가을 북한산·양재천 등에 광견병 미끼백신 3만 7천개를 살포한 바 있다. 모두 수입품이었다.
검역본부는 “현재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는 광견병 미끼백신은 벡시니아바이러스에 광견병 유전자를 삽입하여 제작한 재조합 바이러스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노출 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비닐로 포장되어 너구리가 제대로 먹지 못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국산화에 성공한 광견병 미끼백신은 광견병 바이러스에서 광견병을 일으키는 병원성 유전자를 치환해 병원성을 제거했으며, 야외바이러스와 백신바이러스를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마커를 삽입했다”고 전했다. 이어 “백신에 안정제를 첨가해 야외 노출에 대한 안정성을 높였으며, 미끼와 항원백(bag)이 하나인 일체형으로 제작해 섭취율도 높였다”고 덧붙였다.
수입산 미끼백신에 비해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윤상 검역본부 바이러스질병과장은 “국내기술로 개발한 광견병 미끼백신이 상용화됨에 따라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외국 제품의 수입 대체효과가 기대되고, 우리나라의 광견병 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