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플루엔자바이러스 사람 감염? 당장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아”

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 송대섭 교수 초청 인플루엔자바이러스 무료 웨비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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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이사장 김소현)이 5일(월) 저녁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송대섭 교수(바이러스학)를 초청해 ‘최근 조류인플루엔자의 스필오버 현황과 반려동물 인플루엔자 전망’을 주제로 무료 웨비나를 개최했다.

이번 웨비나는 지난 6월 3일 녹화됐다.

지난해 10월, 대한수의사회 원헬스특별위원회 주최로 ‘원헬스 관점에서의 반려동물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감염증과 Spillover’를 주제로 강의했었던 송대섭 교수는 그 뒤로 발생했던 조류인플루엔자의 스필오버 사례들과 개인플루엔자바이러스의 변이 상황에 대해 강의했다.

송대섭 교수는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고병원성 AI)의 스필오버(종을 뛰어넘는 전파) 사례가 폭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작년(지난해 웨비나 강의 때)보다 훨씬 상황이 긴박해졌다”고 말했다.

송 교수에 따르면, 조류인플루엔자의 포유류 전파 사례는 과거부터 많았다고 한다. 실제 2003년 태국의 호랑이·표범 감염을 시작으로, 2004년 개(태국), 돼지(중국), 고양이(태국), 2006년 고양이(이라크), 담비(독일) 등 H5N1형 고병원성 AI의 포유류 감염 사례가 꽤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에 H5N6형의 고병원성AI 바이러스가 고양이에 감염된 사례가 있었다.

그런데, 2021년 10월부터 심각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야생조류의 폐사율이 급증했고, 동시에 포유류 감염 사례도 증가했는데, 과거와 달리 감염된 포유류가 떼죽음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고병원성AI의 포유류 감염 사례는 전 세계 여러 대륙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최소 43종 이상의 포유류가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됐다. 2023년 1월 1일부터 올해 3월 8일까지 보고된 것만 22개국 39종의 포유류가 고병원성 AI에 감염됐다.

특히, 올해는 미국에서 최초의 고병원성 AI 젖소 감염 사례가 나왔으며, 여전히 젖소 감염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고, 젖소에서 고양이 및 사람으로의 전파 사례까지 나왔다. 고병원성 AI 감염 젖소의 원유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다.

송대섭 교수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잘 걸리지 않았던 젖소도 고병원성 AI 감염 사례가 엄청나게 나오고 있고, 고양이와 사람으로의 전파는 스필오버 감염이 2번씩 일어난 것(조류→젖소→고양이, 조류→젖소→사람)”이라며 현재 고병원성AI 바이러스의 변이와 스필오버 전파가 매우 역동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젖소로부터 고병원성AI에 감염된 두 번째 사람 환자는 호흡기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송 교수가 강의를 녹화한 6월 3일 이후 웨비나가 방영된 8월 5일까지 약 2달 사이에도 멕시코에서 H5N2형 고병원성 AI의 인체감염 사례가 나왔고, 인도에서도 H9N2형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 사례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6월과 7월에 걸쳐 서울시 용산구와 관악구에 있는 보호소에서 각각 고양이의 고병원성 AI 감염이 확인됐었다. 이 사례들은 송대섭 교수팀의 보고로 알려졌다. 송 교수는 폐사한 고양이에서 검출된 바이러스가 2022년 1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일본 조류에서 분리된 AI 바이러스의 유전자와 99.59~100% 동일하다는 점을 밝혀내기도 했다.

송 교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바이러스의 변이가 굉장히 빨라지고 있고, 못 보던 감염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탈리아에서는 반려동물의 무증상 고병원성 AI 감염 사례(개 5마리, 고양이 1마리)도 있었기 때문에 반려동물 임상수의사 선생님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송대섭 교수 강의자료 발췌

개인플루엔자바이러스(CIV)의 변이 상황도 심각했다. 개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2005년, 말 유래 바이러스(H3N8형)가 처음 보고됐고, 2007년 조류 유래 H3N2형이 보고됐는데, 송대섭 교수가 H3N2형 개인플루엔자바이러스를 최초로 보고했다.

2007년 H3N2형 개인플루엔자바이러스를 보고했을 때 ‘사람 감염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던 송 교수는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은 0%”라고 대답했었다고 한다. 사람과 개는 수용체가 다르고 동물 실험 결과, 사람과 유사한 페럿에서 바이러스 전파가 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점차 변이되면서 인체감염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

송 교수는 “지금은 (개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당장 인체로 넘어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최근 중국에서 발표된 관련 논문들을 소개했다.

해당 논문들에 따르면, H3N2형 개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2016년 이후 변이가 급증하고 있고, 사람에게 감염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계속 변하고 있었다. 2012~2019년 한국, 미국, 태국에서 분리된 H3N2형 개인플루엔자바이러스의 포유류 적응 마커의 출현 빈도 확인 결과, 사람과 유사한 변이를 가지고 진화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일부 clade는 페럿에도 전파됐다.

송대섭 교수는 “H3N2형 개인플루엔자바이러스의 사람 감염 사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반려견 환자를 진료하는 수의사분들도 주의하길 바란다”며 개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의심되면 서울대 수의대 수의바이러스학실로 연락을 달라고 당부했다.

개인플루엔자바이러스 예방에 관한 질문에는 “(바이러스가 변이하고 있지만) HA항원이 교차 방어되는 수준으로 보인다”며 현재 인허가를 받고 유통 중인 개인플루엔자 백신으로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대성미생물연구소(대성 VLP 플루 도기백(브이엘피플루)), 중앙백신연구소(플루백스 H3N2) 등이 개인플루엔자백신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송 교수는 또한, 사람과 생활을 공유하는 반려동물의 경우, 사람에서 동물로 전파되는 역인수공통감염병(Reverse Zoonosis)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의 반려동물 감염은 대부분 코로나에 감염된 보호자가 반려동물에게 전파한 경우였다.

송대섭 교수는 원헬스에 입각한 대응을 강조하고 “동물, 인간 사이의 바이러스 전파 양상을 양방향으로 조사 및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개인플루엔자바이러스 사람 감염? 당장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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