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군 3곳 중 2곳은 수의직 공무원이 과장도 될 수 없다
대한수의사회, 전국 229개 시군 조례 자체조사..수의직 지방공무원 처우개선 촉구
수의직 공무원 결원 문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강원, 전남 등 일부 지역에서 임용직급을 7급에서 6급으로 상향하는 시도를 시작했다.
하지만 지방수의사무관(5급) 정원이 아예 없어 애초에 승진이 막혀 있는 시군이 6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7급으로 들어오든 6급으로 들어오든 6급이 끝인 셈이다.
대한수의사회(회장 허주형)가 전국 시군 229곳의 수의직 공무원 수당 및 직렬·직급에 대한 조례를 자체 조사한 결과를 9월 30일(월) 발표했다.
2020년 조사 후 4년여만에 다시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과장 보직이 가능한 직렬·직급으로 지방수의사무관(5급)을 포함시키거나 수의직 공무원 특수업무수당을 인상한 지자체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의 경우 2020년 조사에서는 총 14곳의 시군 중 과장 보직이 가능한 직렬·직급으로 지방수의사무관을 포함시킨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11곳(79%)이 조례를 개정해 지방수의사무관을 포함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여전히 ‘가축방역관은 과장이 될 수 없는’ 시군이 더 많다. 과장 보직에 지방수의사무관이 포함된 곳은 전국 229개 시군구 중 78개(34%)에 그친다. 20년 조사(25%)에 비해서는 늘었지만 여전히 낮은 수치다.
축산 규모가 크지 않은 서울과 6대 광역시를 제외하면 비율은 좀더 증가하지만 여전히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47%).
이 같은 문제는 최근 6급 선발을 예고한 전남에서도 확인된다. 전남은 지난달 2024년도 수의 및 수의연구직 지방공무원 경력경쟁임용을 예고하면서 5개 시군의 수의직 공무원 채용직급을 6급으로 공고했다(순천1, 고흥1, 강진1, 해남1, 영암2).
이중 순천을 제외한 고흥, 강진, 해남, 영암은 과장 보직에 지방수의사무관 정원이 없다. 추후 관련 조례가 개정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6급으로 임용되어도 6급으로 퇴직해야 하는 셈이다.
대한수의사회는 그간 지속적인 건의로 수의직 지방공무원에 주어지는 특수업무수당을 단계적으로 인상했다는 점도 지목했다(월7→15→25→35만원). 시군의 경우 자체 조례를 개정하면 최대 월 60만원까지도 지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최대 금액인 60만원을 지급하고 있는 시군은 7곳(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경기 파주, 충남 천안, 경남 고성·밀양·창원, 전북 익산이다.
최저금액(35)이 아닌 50만원 이상으로 인상한 시군까지 합하면 82곳으로 늘어나지만, 여전히 36%에 그친다.
허주형 회장은 “수의직 공무원 기피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강원특별자치도와 전라남도 등 여러 광역자치단체에서 전향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시군 단위에서의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지자체별 수의직 공무원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