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특별방역대책기간에 돌입한 지 9일만에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검출됐다. 예년보다도 야생조류 발생시점이 앞당겨져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위기경보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10월 10일(목) 관계부처·지자체가 참여하는 방역 회의를 열고 대책을 점검했다.
이에 앞서 2일 전북 군산시 만경강변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 시료에서 9일(수) H5형 고병원성 AI가 검출됐다.
방역당국은 그간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가금농장에서도 발생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점을 지목했다.
2021년에는 10월 26일 야생조류에서 처음 검출된 후 13일이 지나 가금농장에서 발생했다. 2022년에는 7일만에, 2023년에는 6일만에 발생하는 등 그 간격도 점차 짧아지는 추세다.
방역당국은 “우리나라와 철새 이동경로가 유사한 일본에서도 10월 8일(화) 야생조류 폐사체에서 H5N1형 고병원성 AI가 검출됐다”며 방역상황이 엄중하다고 진단했다.
중수본은 만경강 항원 검출 지점 반경 500m에는 축산관계자는 물론 일반인과 차량의 출입도 금지한다. 해당 검출지점이 속한 만경강변 3km 내 철새도래지 전체 구간에 대해서도 출입을 통제한다.
위기경보단계가 상향되면서 가금농장 능동예찰도 강화된다.
전국 오리농장 550여호에 대해 10월 18일까지 일제 정밀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육용오리의 사육기간 중 검사를 2회에서 3~4회로 늘린다. 산란계·토종닭에 대한 예찰 주기도 1개월에서 2주로 단축한다.
산란계 밀집단지에 대해 출입구 일원화, 전담 소독차량 배치 등을 적용하는 한편 과거 고병원성 AI가 반복 발생한 18개 시군을 대상으로 10월 16일부터 25일까지 관계기관 합동점검을 벌인다.
외국인 근로자가 철새도래지에 출입하거나 낚시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영농활동에 사용한 기계가 세척·소독 없이 가금농장 안으로 복귀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은 “지금은 전국 어디서든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므로 전국 가금농장 특히, 산란계 밀집단지에 대한 예찰·검사를 강화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농장의 자율적 차단방역”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