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 없는 돼지에서는 채혈해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못 찾는다”

르반판 베트남국립농업대학 교수 FAVA 2024 초청강연..ASF 백신은 아직 불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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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국립농업대학 르반판 교수(사진, prof. Le Van Phan)가 10월 25일(금)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FAVA 2024 돼지질병 세션에서 베트남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현황을 소개했다.

2019년부터 발생한 베트남의 ASF는 상재화됐다. 농장별로 각개전투를 벌인다. 중국과 긴 국경을 맞댄 베트남에는 병원성이 높은 급성형뿐만 아니라 만성형을 보이는 다양한 변이주가 출현하고 있다. 기업농은 백신보다 차단방역과 조기검출을 통한 양성축 색출에 기대고 있다.

이날 돼지질병 세션은 한국돼지수의사회와 검역본부 돼지질병 분야별협의체가 공동으로 마련한 연례세미나로 진행됐다.

르반판 교수팀은 지난 2019년 베트남 현지에서 처음으로 ASF를 분리했다. 이후 한국 연구진과의 협력을 포함해 ASF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한국돼지수의사회 학술행사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방한해 현황을 전하고 있다.

르반판 교수는 “베트남에는 고병원성인 유전형 2형 ASF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만성형 증상을 보이는 다양한 바이러스가 순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전형 1형과 2형이 재조합되어 급성형을 보이는 변이주까지 확인됐다.

베트남에서 유행하는 고병원성 및 만성형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저병원성(만성형) 변이주는 감염되어도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항원도 잘 검출되지 않는다”며 “고열도 생겼다 말았다, 식욕부진도 생겼다 말았다 한다. 날마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르반판 교수는 ASF의 바이러스혈증과 고열의 상관성을 지목했다. 여러 유형의 ASF 바이러스를 검사해본 결과, 열이 많이 나는 돼지는 바이러스혈증도 심해 채혈해 PCR검사를 실시하면 바이러스 존재 여부를 쉽게 검출할 수 있지만, 열이 없는 돼지에서는 그 반대라는 것이다.

때문에 만성형 ASF 바이러스는 감염된 돼지에서도 채혈 후 PCR 검사에서 검출되지 않는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르반판 교수는 능동예찰을 항원검사로만 실시하는 것은 불충분하다면서 “항원검사만으로는 저병원성 변이주를 잡아내지 못한다. 항체도 검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신과 관련한 연구결과도 눈길을 끌었다. 베트남에서는 현재 2가지 ASF 백신이 사용되고 있다. ASF 바이러스에서 일부 유전자를 제거해 병원성을 줄인 재조합 생백신이다.

관련 연구를 소개한 르반판 교수는 “백신접종축은 동종 바이러스의 공격접종을 잘 방어하지만, 안전하지는 않다. 실험 과정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동거축이 백신유사주에 전염돼 폐사한 사례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기업농(Company Farm)은 백신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신은 일부 가정농(Backyard Farm)에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농은 차단방역과 함께 농장내 모니터링으로 감염축을 신속히 찾아내 제거하는 방식을 쓴다. 이때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만성형에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함께 지적했다.

르반판 교수는 “백신 관련 연구 논문을 보면 (안전성과 유효성이) 완벽해 보이지만, 현장은 다르다”는 말을 반복했다. 각종 생산성 질병이 섞여 있는 일선 농장에서는 백신에 대한 반응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바이러스 유전자 일부가 삭제된 ASF 바이러스들(Gene deleted ASFV strains)이 베트남에서 다수 관찰되고 있는데 대해서는 중국을 의심했다. 베트남 당국이 2개사에 ASF 백신을 허가하기 전부터도 이미 이들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들을 그냥 ‘돌연변이’라고 통칭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고, 베트남은 중국과 불법적인 교역도 많아 바이러스가 유입될 위험이 높다는 점도 지목했다.

가정농이 많지 않은 한국의 ASF 대응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질문에는 “현재 백신으로는 방어할 수 없다. 차단방역이 결국 핵심”이라며 “(한국에서 유행하는) 고병원성 ASF 백신은 걱정할 필요 없다. 잘 보인다. 문제는 저병원성 바이러스”라며 효율적인 예찰을 주문했다.

“발열 없는 돼지에서는 채혈해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못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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