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발생농가 다수 방역 미흡..살처분 보상금 45%만 지급 사례도

올 겨울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20건으로 늘어났다.

방역당국은 발생농장 대다수가 기본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살처분 보상금 감액을 엄격하게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가축평가액의 절반 이하로 지급될 사례가 이미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월 4일(토) 경기 여주시 산란계 농장에서 H5N1형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여주시 흥천면의 해당 농장은 11만수 규모로 16차 발생농장으로부터 700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방역대 내 가금농장에 5일 간격으로 진행되는 예찰 과정에서 H5형 AI 항원이 확인됐고, 검역본부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

이번 겨울 들어 가금농장에서 20번째 발생으로, 산란계에서만 9번째를 기록했다. 육용오리(7), 토종닭(2), 육용종계(1) 및 산란종계(1)가 뒤를 이었다.

중수본은 현재까지 확인된 15개 발생농장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방역미흡사항을 다수 확인했다고 지목했다. ▲농장 출입자 및 출입차량에 대한 소독 미실시 ▲농장 전용 신발 미착용 ▲야생동물 유입 차단망 훼손 ▲전실 및 울타리 미설치 등이다.

농장 출입자 소독 미실시 및 농장 전용 의복·신발 미착용은 15개 농장 중 14개 농장(93%)에서 발견됐을 정도로 흔했다. 출입차량 소독 미실시(13/15), 야생동물 유입차단 관리 미흡(12/15)도 다수 확인됐다.

중수본은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경우 가축평가액의 20%를 기본 감액하고, 방역미흡사항이 확인되면 추가적으로 해당하는 항목별로 보상금을 엄격하게 감액적용한다”고 밝혔다.

가장 흔하게 확인됐던 ‘농장 출입자 소독 미실시 및 농장 전용 의복과 신발 미착용’은 5% 감액이다. 전실 미설치 및 운영관리 미흡은 20%, 신고 지연은 10~60%까지 감액될 수 있다.

중수본은 “이번 동절기 발생농장 중 1개 사례를 보면, 해당 농장은 가축평가액의 45%만 지급될 것으로 평가됐다”며 “이와 더불어 소독 미실시, 방역기준 미준수에 대해서는 별도로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수본은 경기·충청·세종·전북에 산란계 고병원성 AI 발생이 집중되어 있다고 보고 과거 발생이력이 있는 14개 위험 시군을 3개 권역으로 구분해 관리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농식품부·행안부·시도가 합동점검단을 꾸려 1월 17일(금)까지 방역추진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들 14개 시군에서 과거 고병원성 AI 발생 이력이 있거나 10만수 이상의 대규모 산란계 농장에 대해서는 1월 24일(금)까지 추가적인 방역실태점검도 벌인다.

최정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CVO)은 “12월 10일 이후부터 매주 3~4건으로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1월은 12월에 이어 고병원성 AI가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기간인만큼 경각심을 갖고 방역조치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