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브루셀라·결핵, 한 번 걸리면 평균 3회는 양성 나온다
브루셀라는 인근 농장으로의 전파에 주의해야..BVD 피해 규모 조사 전망
유대성 전남대 수의대 교수가 3월 7일(금) 나주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열린 전라남도수의사회 2025년 상반기 임상수의사 연수교육에서 소 상재성 가축전염병 역학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소에서 주요 상재성 전염병으로 꼽히는 결핵, 브루셀라증, 소바이러스성설사병(BVD)을 다뤘다.

결핵은 연중 발생..발생농장은 평균 2.8회 양성 나온다
인수공통감염병인 소 결핵은 세포내 기생하는 결핵균(M. bovis)에 의해 만성적 쇠약을 보이는 소모성 질병이다. 제2종 법정 가축전염병이다. 2016년부터 농장간 거래하는 한·육우에 대한 결핵병 검사가 의무화되어 있다.
국내 소 결핵 발생 데이터를 분석한 유대성 교수는 “소 결핵은 계절성 없이 연중 발생하는 양상을 보인다”면서 “전남에서는 영암군-나주시 경계부와 보성군이 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나주는 전남에서도 소 전업농과 가축이동이 가장 많은 시군이다. 보성군에서는 특정 읍면 위주로 결핵 발생이 몰려 있다.
유 교수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소 결핵 발생농장 821호를 분석한 결과 평균 2.8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결핵 발생농장은 방역실시요령에 따라 동거축도 결핵에 감염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60~90일 간격으로 재검사를 벌이는데 이 과정에서 결핵이 추가로 확인되는 경우가 많은 셈이다.
발병률(Attack rate)은 21%로 산출됐다. 발생농장에서 기르던 소 5마리 중 1마리가 결핵에 감염되는 것이다.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의 기간은 155일로 산출됐다.
결핵이 최초로 진단된 시점에는 평균 3.2두가 감염된 것으로 분석됐다. 유 교수는 “초기에 확인된 감염두수가 많을수록 최종 감염두수가 많아지는 경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브루셀라증, 폐기된 유사산 개체가 인근 농장 확산 복병으로
BVD 피해 규모 파악한다
브루셀라증도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전남에선 특히 관심이 높다. 2021년 전남에서만 145건으로 발생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후 예찰 강도를 높이면서 점차 줄어 지난해에는 26건에 그쳤다.
유 교수는 브루셀라증이 인근 지역으로 확산될 위험에 주목했다. 소 사육농장의 밀도가 높아진 가운데 브루셀라증 발생농장이 유산태아를 퇴비사에 폐기하면 야생동물 등 기계적 요인으로 주변 농장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역본부가 브루셀라증 발생농장의 감염원을 분석한 결과 2004~2006년에는 ‘가축 구입’이 49.9%로 가장 많았지만, 2019~2023년에는 12.2%로 줄었다. 반면 ‘인근 전파’ 비율은 같은 기간 3.7%에서 14%로 크게 늘었다.
2023년까지의 역학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반경 500m 이내에서 브루셀라증 발생농장이 18개소나 몰린 경우까지 확인됐다.
브루셀라증은 결핵보다 초기 감염두수나 발병률이 높았다. 초기 감염두수는 평균 5.6두, 발병률은 26.6%로 분석됐다.
발생농장이 한 번의 발생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은 결핵과 유사하다. 마찬가지로 평균 2.8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교수는 “유·사산 개체에서 브루셀라가 확인되면 2개월 후 재검사에서 양성 개체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인다”면서도 일선에서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는 점에 공감했다. 농장 내에서 감염이 확산돼 유·사산이 늘어난 후에야 브루셀라를 의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브루셀라증 발생농장이 파악된 경우 인근 농장에 대한 검사는 물론 해당 농장으로 소를 들여보낸 농장에 대한 역추적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지목했다.
BVD는 결핵·브루셀라와 달리 법정 가축전염병이 아니다. 하지만 경제적 피해가 큰 질병으로 꼽힌다.
유 교수도 “(경제성 측면에서는) 브루셀라, 결핵보다 BVD가 농장에서 더 중요한 질병”이라며 “올해 국내 BVD 피해 규모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BVD 청정화 전략은 백신과 함께 지속감염우(PI) 색출·도태가 핵심이다. 국내에서도 피해 규모를 가늠해 곧 예찰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