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개체 백신 누락 시 구제역 바이러스 증폭 위험..전 두수 접종해야
감염 돼지가 바이러스 증폭 배출해, 방어수준 낮은 주변 돼지로 전염 가능
경북 의성에 이어 지난 28일 구제역으로 확진된 고령 농가가 구제역 백신을 접종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일부 백신접종이 누락됐거나 제대로 접종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백신 효과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초 발생농가인 경북 의성 양돈농가의 경우 약 150두로 추정되는 백신 미접종 돼지가 포함된 3개 축사에서만 구제역 증상을 보였고, 나머지 백신접종 축사에는 아직까지 관련 증상이 관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고령 양돈농가도 2천여두 중 구제역 증상을 보인 돼지는 40마리에 불과해 백신 접종이 구제역 확산 차단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백신 접종이 매뉴얼대로 되지 않을 경우 구제역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29일 “아직 역학조사가 초기 단계지만, 고령농가에서 임상증상을 보인 40여두는 백신접종 방법이나 시기에 문제가 있었거나, 단순 개체 특이성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농장 내 일부 돼지의 백신접종이 누락되어 구제역에 감염될 경우, 해당 개체가 일시에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배출하면서 백신 항체양성율(방어수준)이 낮은 개체가 감염될 수 있다”면서 “농장 전체에 빠짐없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구제역 예방접종 정책이 비육돈은 1회 접종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접종 후 시간이 지나 출하가 가까워진 비육돈은 면역 수준이 낮아 구제역 바이러스에 대량으로 노출되면 방어해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북 의성 발생농가의 경우 구제역 발생 후 8일 이상 지난 뒤에야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돈사 내에서 감염된 돼지 수십마리가 바이러스를 배출하면서 백신을 접종한 동거축에서도 임상증상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농식품부 측은 “구제역 방역대책협의회에 참석한 학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축종 특성 상 항체양성률 수준이 다를 수 있지만, 양돈농가가 전체적으로 충실히 접종했다면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