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 백신 논란..결론 짓기엔 과학적 데이터 부족하다
이창희 교수, ‘지난 효능평가 실험 공격접종량 과다..야외바이러스 주 확보 및 백신개발 필요’
16일 제33회 전국양돈세미나에서 돼지유행성설사병(PED) 발생현황과 대처방안에 대해 강연한 이창희 경북대 교수가 최근 PED 백신을 둘러싼 논란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PED백신의 효과를 두고 제약사와 양돈농장의 상반된 견해가 부딪히고 있지만, 양측의 과학적인 근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것.
이와 함께 PED백신 논란 확산에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했던 한돈협회-검역본부-양돈수의사회 공동 PED백신 방어능 시험의 해석에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당시 실험에서 다양한 백신프로그램이 적용된 감수성 자돈들 대부분이 PED바이러스 공격접종 시 설사를 일으킨 것을 두고, 한돈협회 측은 “폐사 여부와 관계 없이 포유자돈이 설사를 하게 되면 경제성이 없기 때문에 백신의 효과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PED로 피해를 입은 양돈농가 6개소가 PED 백신 제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한돈협회가 이에 대한 법률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이창희 교수는 “당시 효능평가 실험에서 사용한 공격접종량(1000LD50)은 폐사방어 효능을 검사하기 위해 채택된 것으로 설사이환 방어능을 평가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면서 “설사 방어능력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공격접종량을 100~1000DD50으로 조정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 국내 양돈농가에 전염되어 있는 야외바이러스주를 공격접종주로 확보해야 정확한 백신효능평가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교수도 현재 국내 생∙사독 PED백신의 효과가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것에는 의견을 같이 했다. 백신주 제조를 위한 원숭이 신장세포 배양 시 PED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가 변이돼, 백신바이러스와 야외바이러스 사이의 항원적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
이 교수에 따르면, 현재 국내 PED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는 2012년까지 유행하던 바이러스와 약 3~5%의 차이를 보이며, 백신 바이러스와는 최대 10%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차단방역 등 PED 방어를 위한 기본수칙 외에도 “야외 바이러스를 이용한 신형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 및 항체검사를 전국적으로 지속 실시하는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