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수의정책포럼] 자돈 구제역 백신 2회접종 빠른 제도화 필요
접종시기 등 프로토콜 현장 적용률 높여야..한돈협회, 이상육 피해 고려해 신중 입장
9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구제역을 주제로 열린 양돈수의사회 수의정책포럼에서는 자돈 구제역 백신 접종 횟수를 두고 입장차가 드러났다.
정부가 1일 가축방역협의회를 통해 2회 접종으로의 회귀를 결정했고 수의계도 2회 접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돈협회 측은 이상육 피해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2월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주최한 구제역 원탁토론회에 참여한 이영순, 류영수, 박용호, 김재홍 등 수의과대학 교수진은 구제역 방역정책의 실패요인 중 하나로 자돈 백신접종 프로그램을 꼽았다.
최소 2회를 접종해야 백신항체를 충분히 높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접종부위 이상육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한 한돈협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1회로 하향한 것이 재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9일 정책토론회 패널로 나선 양돈수의사들도 2회접종 필요성을 강조했다.
예재길 양돈수의사회 전염병특위 위원장은 “국내에도 2, 3사이트 형태의 양돈농장이 많아져 자돈 이동이 빈번하다”며 “자돈을 통한 전파를 막기 위해 백신 2회 접종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산 돼지와건강수의그룹 원장은 2회 접종을 조속히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백신프로그램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제역 발생 전과 같이 1회 접종을 고수한 농장도 있고, 2회 이상 접종했지만 어린 포유자돈에 접종하는 등 프로그램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돈협회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자돈 백신 2회 접종 정책을 한돈협회가 수용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한돈협회 정선현 전무는 “수의학적으로만 보면 방어가 될 때까지 계속 접종해야 하겠지만, 양돈은 산업이며 산업이 위축될 수 있는 대책은 신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상육 증가로 인한 피해를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선현 전무는 이상육 발생을 줄이면서 구제역 방어력도 높일 수 있는 상생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