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조위 `H5N8형 AI, 철새 유입 후 국내 잔존해 재발 반복`
방역취약 소규모 농가, 재래시장서 재발 가능성 배제 못해
농림축산검역본부가 4일 역학조사위원회 AI 분과위원회를 개최했다. 위원회는 철새로부터 최초 유입된 H5N8형 고병원성 AI가 국내에 잔존해 발생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김재홍 서울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수의학계와 환경부, 지자체 방역기관, 생산자단체 등이 참여한 이번 역조위에서는 2014년 1월부터 발생한 H5N8형 고병원성 AI의 발생원인과 전파요인 등 역학조사 분석결과를 검토했다.
철새 유입 후 소규모 농가, 가금거래상 중심으로 AI 바이러스 잔존
역조위는 국내 H5N8형 고병원성 AI 발생시기를 4차로 구분했다.
2014년 1월부터 7월까지 이어진 1차시기에는 전국적으로 212건이 발생했다. 역조위는 1차 발생의 최초 원인으로 중국 등 해외에서 날아온 철새가 바이러스를 유입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2014년 9월 재발한 H5N8형 AI는 이듬해 6월까지 162건이 이어졌다. 역조위는 2차시기에 기존 발생농가 잔존물에 남아 있던 AI 바이러스와 해당 겨울 도래한 철새로부터 유입된 새로운 AI 바이러스가 혼재했다고 분석했다.
2015년 9월 AI는 전남지역에서 다시 발생했다. 이때부터 H5N8형 AI 발생건수는 크게 줄어들어 2개월여간 17건이 발생하는데 그쳤다. 특히 농가의 신고가 아닌 방역당국의 예찰과정에서만 AI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역조위는 3차 발생 원인으로도 잔존 바이러스를 꼽았다. 전통시장에서 거래하는 상인의 계류장에서 상당기간 남아있던 바이러스가 재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올해 3월과 4월 경기도 이천과 광주에서 재발했던 AI도 소규모 농가에 잔존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역조위는 “올해 분리된 바이러스는 기존 횡성, 양주 발생농가에서 분리된 것과 유사하다”며 “지역적으로 연관된 소규모 농가 가금 거래상을 통해 전파됐거나 그 인근지역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파요인 다양..소규모 농가 잔존바이러스로 재발 가능성 배제 못해
역조위는 국내 유입된 AI 바이러스가 수평전파된 경로는 기존과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전파경로별 추정된 원인으로는 차량(29%), 축주 및 종사자(23.1%), 야생조수(18.5%), 가금중개상(5.5%) 등을 꼽았다.
올해 재발가능성은 ‘낮지만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 이후 소규모농가 일제검사, 오리농가 출하전 예찰검사 등에서 재발생 징후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음성적으로 유통되는 소규모 농가에서 AI 바이러스가 잔존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예찰강화를 강조했다.
인접국인 대만, 중국 등지에서 고병원성 AI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위험요소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따르면 올해에만 세계 20개국에서 311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계열화에 따라 유통경로가 명확해진 육계 등에 비해 오리나 토종닭은 방역이 취약한 재래시장이나 소규모 농가 및 중개상과 연관되어 있다”며 “해당 연결고리를 철저히 관리하지 못하면 AI가 재발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역조위는 이번 회의 검토내용을 보완하여 7월 중 [14’-16’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역학조사분석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