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5N6형 AI 전국 81개 농가로 확산‥국회 농해수위 긴급 현안점검
대형 산란계 농장 감염으로 피해 늘어..소독실태·현장방역인력 관리문제 도마
H5N6형 고병원성 AI가 전국 81개 농가로 확산됐다. 살처분 규모가 500만수를 넘어선 가운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7일 긴급 현안점검을 재개했다.
이날 농해수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살처분비용 농가부담, 소독제, 방역인력 관련 문제를 지적하며 정부의 대책을 주문했다.
살처분 규모 500만수 넘어서..대형 산란계 농장, 출입차량 많아 수평전파 취약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은 7일 현안보고를 통해 “H5N6형 AI로 인해 6일까지 전국 507만수의 가금을 살처분했다”며 “대부분 야생조류 분변에 의한 산발적 발생 양상이나 경기 이천, 충북 음성 등 일부 지역에서 농가간 수평전파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27개 농가 250만여수의 살처분이 추가로 예정되어 있어 피해규모는 곧 700만수를 넘어설 전망이다.
H5N6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된 농가는 전국 81개에 이른다. 농가수로는 오리가 62개소로 가장 많지만, 살처분된 가금의 대다수는 닭이다. 기 살처분된 500만수 중 오리는 70만여수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산란계다.
김재수 장관은 “사육규모가 큰 산란계 농장 등에서 AI가 발생해 피해규모가 컸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안보고에 초청된 송창선 건국대 교수는 “대형 산란계 농장에는 계란 운반을 위한 차량출입이 많다”며 “뉴캐슬병이 만연하던 시기에도 계란이 주요 전파요인으로 꼽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 수송차량에 쓰이는 종이난좌나 합판 등을 매번 일일이 소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소독에 편리한 플라스틱 난좌 등 선진국 시스템은 비용문제로 도입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81개 양성농가 중 과거 AI가 발생했던 농장은 20여개소에 이른다.
김용상 농식품부 방역관리과장은 “철새도래지 인근에 위치한 농가에서의 발생이 많지만, 일부 지역에서 발생농장 인근으로의 기계적 전파도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세척, 소독제 성분 등 소독효과 담보해야..순환근무로 방역인력 전문성 부족
이날 이개호, 위성곤 의원 등은 올해 논란에 휩싸인 소독제 효능 문제를 지적했다.
위성곤 의원은 “효능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소독제나 추운 날씨에 효력이 떨어지는 산성 소독제가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며 “세척, 온수시설이 없는 거점소독초소는 사실상 전파의 핵심경로가 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올해 검역본부가 163개 AI 소독제품을 전수조사한 결과 26개 품목이 소독효과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독제 효력시험 기준이 4℃ 30분 노출인데 반해 겨울철 전염병 발생현장에서는 영하의 기온에서 단시간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문제다.
송창선 교수는 “분변이나 흙을 세척하지 않고 소독제를 뿌려봤자 별 소용없다”며 “현장에서의 소독 실태를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자체 방역담당인력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위성곤 의원은 “지자체에서 가축방역관 위의 담당계장이나 과장은 일반행정직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약 2년주기로 순환근무를 하다 보니 매번 무경험자가 전염병 사태를 맞이한다”며 “AI, 구제역 관련 공직자는 필수적으로 관련 교육을 이수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