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소독시설, 질병확산주범 오명 벗으려면‥`이 정도는 돼야`
도드람 안성 LPC 거점소독시설, 전자동시설에 운전석 오존 소독까지..관건은 재원
한국양돈수의사회(회장 정현규) 집행부는 15일 도드람 안성 LPC를 방문해 거점소독시설 개선모델을 모색했다.
이곳 거점소독시설은 겨울철에도 문제없이 가동할 수 있는 폐쇄형 건물로 운전석, 운전자까지 소독할 수 있는 전자동 설비를 갖췄다.
도드람동물병원장으로서 해당 시설 건립을 감독한 정현규 회장은 “소독액 분무, 자외선, 오존소독이 가능하며 운전석까지 소독할 수 있는 거점소독시설은 이 곳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방역현장에서 거점소독시설은 오히려 질병전파의 위험요인으로 전락했다. 가축운반, 사료 등 축산관련차량이 모두 모이는 반면, 별다른 소독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가금수의사는 “세척도 제대로 안 된 차량에 소독약 섞인 분무액이 무슨 효과가 있겠나”며 “오히려 거점소독시설을 다녀왔다는 필증이 면죄부 마냥 형식화되어버렸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11일 KBS가 건국대 송창선 교수팀과 함께 거점소독시설 효과를 보도하면서 여실히 드러났다. 해당 보도에서 오리 분변에 묻은 바이러스는 차량이 거점소독시설을 통과한 후에도 5~50%가량 살아남았다.
도드람 안성 LPC 거점소독시설은 도축장 밖 500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1차 세척 및 소독은 도드람 LPC에서 진행된 후 거점소독시설로 이동하게 된다.
동시에 2대가 이용할 수 있고, 교차오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출입로를 분리했다. 밀폐형 시설로서 겨울철 낮은 기온이나 소독액 외부 누출 등의 문제에서 자유로운 것도 강점이다.
시설 내부에서는 세척 및 분무소독 외에도 자외선 소독, 오존 소독 등을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세척액이 닿기 힘든 운전석이나 차량 구석구석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운전자도 차량진입 후 하차해 대인소독실에서 소독을 받는다. 입차 시 자동인식된 차량정보에 따라 소독필증도 바로 교부된다.
해당 시설은 현재 시범가동 중으로, 진출입로 정비공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현규 회장은 “거점소독시설의 표준모델로 삼을 수 있을 만하다”면서도 시설보급이나 실제 운영에는 우려를 전했다. 비용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해당 시설은 건립에만 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건립비용 일부를 정부가 지원했지만, 도드람양돈조합과 같은 대형 생산자단체가 아니면 시도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운영비도 문제다. 상시인력을 두고 소독제제를 충분히 공급하면서 지역내 모든 축산차량이 이용한다면 수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정현규 회장은 “적어도 질병다발지역의 도축장 등 핵심 축산시설에는 높은 수준의 거점소독시설이 필요하다”면서도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도축장이 대부분이라 정부나 지자체 지원이 없으면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 : 한국양돈수의사회, 자세한 정보는 양돈전문미디어 ‘돼지와사람’ 탐방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