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방역관 증원, 수의사 반응 `시큰둥`‥수당 인상해도 지원 안 해 64%

과로사 유발 격무 반복, 진급 제약에 수의사 배출 많아도 공직 외면..`시군 충원 미달` 전망 지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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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자체 방역조직 확충과 가축방역관 충원에 나섰지만 수의사들의 반응은 차갑다. 최근 과로사한 가축방역관이 있을 정도로 반복되는 격무에 시달리지만, 방역정책에 전문성을 발휘하거나 진급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행정자치부는 전국 지자체에 가축전염병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수의직 공무원(가축방역관) 350명을 신규 채용하는 내용의 ‘가축전염병 대응체계 보강방안’을 마련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도 본청에는 동물방역전담과를 시군에는 동물방역전담팀을 설치해 축산진흥과 가축방역업무를 분리한다.

여기에 필요한 인력충원은 전문성 확보를 위해 수의직렬에 집중한다. 시도 본청에 55명, 동물위생시험소에 46명, 시군에 249명의 수의직 공무원을 증원한다.

신속한 충원을 위해 서류전형과 면접으로만 채용할 수 있는 ‘경력경쟁임용시험’을 적용한다.

수의사 의료업무수당도 인상된다. 당초 월 15만원이던 수당을 광역지자체 소속 월 25만원, 시군 소속 최대 월 50만원으로 인상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가축방역관을 전문직위로 지정하도록 유도해 전문직위 수당 지급, 인사상 가산점 부여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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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유도책에도 불구하고 수의업계에서는 ‘시군 가축방역관 증원계획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금도 시군 가축방역관 모집을 공고해도 미달되기 일쑤인데, 단순히 수당만 올려서는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6월 11일과 12일 양일간 수의사 및 수의과대학 학생 1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본지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군 수의직 공무원 처우개선(50만원으로 수당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군에 근무하지 않겠다”는 응답비율이 63.3%에 달했다.

시군 근무가 꺼려지는 이유로는 ▲과도한 업무량 ▲방역에 전문성을 발휘하기 근무환경 ▲열악한 진급 가능성 등을 꼽았다.

한 수의직 공무원은 “일선 방역관의 업무 가중이 너무 심하다”며 “돈이 문제가 아니라 과로사 하지 않는 게 이상한 시스템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축종별 산업지원, 분뇨처리, 무허가축사 적법화, 유기동물 관리 등 방역 외 업무에도 시달린다는 것.

129건의 개선의견 중에 과로사를 직접 언급한 응답만 3건에 달했다. 6월 24일 포천시 가축방역관이 과로사로 추정되는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지기 약 2주 전이다.

일선 가축방역관의 진급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또다른 지자체 수의직 공무원은 “시군 가축방역관은 만년 6, 7급”이라며 “5급이상 진급기회가 전무하다 시피하고, 과장 이상을 차지한 축산직에 눌려 전문성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열악한 근무조건의 시군을 기피하는 수의사들이 광역지자체나 동물위생시험소로만 쏠릴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부족한 시군 가축방역관을 충원하기 위한 시도 소속 수의직 공무원 순환근무 방안이 논의될 정도다.

한 업계관계자는 “차라리 광역지자체로 방역업무를 일원화하면 방역의 효율성도 높이고 처우개선을 통한 수의사 확보도 용이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수의대 정원을 줄이라는 요구가 높을 정도로 배출되는 수의사 숫자는 부족하지 않다”면서 “공직을 외면하고 임상에만 쏠리는 현상을 해결하려면 임금 현실화 뿐만 아니라 다각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가축방역관 증원, 수의사 반응 `시큰둥`‥수당 인상해도 지원 안 해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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