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SFTS 사망환자 반려견서 항체 양성‥전염 예단은 이르다

혈변 등 의심증상 보인 반려견서 강한 항체양성반응..사람·반려견 동시 감염확인 `첫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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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SFTS)으로 사망한 80대 환자가 기르던 반려견에서 SFTS 항체가 검출됐다. 사람 환자와 비슷한 시기에 반려견도 감염됐음을 시사하는 결과지만, 개에서 사람으로 전염됐다고 보긴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SFTS
사망 환자가 기르던 반려견 2마리 모두에서 항체양성..항원은 분리 안돼

7월 5일 SFTS로 사망한 해당 환자가 최초로 증상을 호소한 것이 지난달 20일. 그에 열흘 앞선 6월 10일 전후로 환자가 기르던 반려견 2마리 중 1마리에서 발열과 혈변 증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보건당국은 5일 “환자가 평소 반려견과 집주변을 산책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야외활동을 하지 않았다”며 반려견에 붙어 있던 참진드기에 물렸거나, 감염된 반려견의 체액을 통해 사람으로 전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해당 반려견의 SFTS 감염 여부를 놓고 정밀검사를 벌였다.

9일 해당 반려견 2마리에서 채취한 혈액을 검사한 결과, 2마리 모두 항체양성 반응을 보였다. 혈변 증상을 보였던 반려견은 강한 항체양성 반응을, 나머지 반려견은 약한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

반면, PCR을 활용한 항원검출 시도는 불발됐다. 검역본부 측은 “반려견이 의심증상을 보였던 시기로부터 이미 한 달여가 지나, 애초에 항원을 검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사람
·반려견 동시감염 첫 사례..전염 가능성 예단할 수 없지만, 관련 연구 시급

국내에서 동거하던 사람과 반려견 모두에서 SFTS 감염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일본에서는 지난해 6월 도쿠시마현의 SFTS 환자가 기르던 반려견에서도 SFTS가 확진, 후생노동성이 전염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부산의 해당 반려견이 보인 발열, 혈변 등의 증상은 일본에서 SFTS 감염 반려견의 임상증상으로 지목한 것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국내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만으로 개에서 사람으로 전염 가능성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개에서는 항원이 검출되지 않아 개와 사람의 SFTS 바이러스가 동일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설령 개와 사람 환자에서 SFTS 바이러스가 분리돼 유전적으로 동일하다 할지라도, 각각 같은 진드기에 물려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의 타액을 통한 전염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아직 과학적 근거가 없는 추측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검역본부 담당 연구관은 “사람에서 바이러스혈증이 동반된 체액을 매개로 전염된다는 보고는 있지만, SFTS에 감염된 개에서 타액으로 전염을 일으킬 만큼 충분한 양의 바이러스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는 아직 보고된 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채준석 서울대 교수는 “개와 사람 모두 진드기에 물리지 않았다는 것이 확실하면 모를까, 진드기에 물렸음에도 부위에 따라 흔적을 찾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아직까지는 개에서 사람으로의 전염을 예단하기 어렵지만, 관련 연구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준석 교수는 “반려견 양육가정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보호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연구가 절실하다”며 정부 관련기관들이 연구기반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SFTS 의심증상을 보이는 반려견 환자를 대상으로 감염실태를 조사하는 한편, 개가 SFTS에 감염됐을 때 보이는 증상과 바이러스 배출 경로 등을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일선 동물병원도 SFTS 의심환자에 주의해야..검본
·서울대에 확진 의뢰 가능

국내 참진드기의 SFTS 감염률은 5% 내외로 추정되며,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외에서 생활하는 개나 길고양이 등에서 이미 SFTS 항원과 항체가 검출되고 있다.

반려견에서 SFTS 감염이 확인된 만큼, 일선 동물병원에서도 의심환자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SFTS에 감염된 개나 고양이는 발열, 혈변, 식욕저하, 백혈구감소증, 혈소판감소증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러한 증상을 보이면서 파보바이러스 등 다른 원인이 배제되고, 예방조치 없이 야외활동을 하는 등 병력이 확인되면 SFTS 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일선 동물병원에서 직접 SFTS를 확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개나 고양이 의심환자가 발생할 경우, 검역본부나 SFTS 관련 연구를 추진 중인 채준석 교수팀에게 정밀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

정밀검사에는 의심환자의 혈액샘플이 필요하며, 자세한 사항은 검역본부 해외전염병과나 서울대 수의대 채준석 교수 연구실(02-876-1279)로 문의할 수 있다.

동물병원에서 의심환자를 다룰 때에는 방어장구를 착용하는 등 체액으로 인한 전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사람에서도 감염환자의 체액을 통해 의료진이 전염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반려동물 보호자도 SFTS를 포함한 진드기매개질환에 대한 예방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사람이나 야생동물이 활동하는 수풀이 참진드기의 주요 서식처로 지목된다. 사람은 진드기 예방수칙을 지키는 한편, 반려견에게는 참진드기에게 효과를 보이는 외부기생충예방약을 꼼꼼히 투약하는 것이 좋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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