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동물을 위한 수의사회(버동수)가 11월 17일(일) 태안에서 올해 마지막 봉사활동을 펼쳤다.
태안종합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이번 봉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수의사 33명이 모였다. 수의대 봉사동아리인 건국대 바이오필리아에서 3명, 전남대 포우(PAW)에서 4명, 전북대 소복소복에서 2명, 충남대 VEVO에서 3명의 학생들이 힘을 보탰다.
태안동물보호협회와 함께 진행된 이번 봉사에서 태안지역 시골 마당개 37마리와 고양이 10마리를 대상으로 중성화 수술을 실시했다. 수술에 사용된 전기수술기구는 세아메디컬이 후원했다.
봉사에 참여한 전북대 박효정 학생(본1)은 “수의사 선생님들의 사회기여 현장에 손을 보탤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지난 5월 태안군에서는 강아지 6마리가 비닐봉투에 담긴 채 유기되는 일이 있었는데 중성화 봉사를 통해 이러한 사례가 줄어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충남대 이서진 학생(본3)은 “저 또한 수의사가 된 후 버동수의 일원이 되어 동물권이란 단어의 영향력이 적은 곳들을 다니며 소외받는 동물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3년 수의사들의 자발적인 동물의료봉사 모임으로 결성된 버동수는 혹서기와 혹한기를 제외한 매월 전국을 돌며 봉사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2019년에는 대한민국 동물복지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버동수는 이날 태안 봉사를 끝으로 올해 동물 의료봉사를 마치고 내년 3월 다시 재개할 예정이다.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이 11월 19일(화) 경북대 수의대에서 올해 4번째 KNU 수의학술제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제에는 경북대 수의대 동문인 김유진 중령(96학번)이 ‘군에서 요구하는 수의장교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에 나섰다.
2001년 수의장교로 임관한 김 중령은 방역장교, 식검장교, 군마대장, 군견교육대 진료반장, 수의예방의학장교, 매개체분석감시장교, 군견훈련소장 등을 역임하며 24년째 군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고려대에서 보건학 석사를 취득한 김 중령은 현재 국군의학연구소 군보건환경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다.
이날 김 중령은 원헬스, 매개체질병 연구, 특수목적견 진료지원 등 수의장교의 역할을 소개했다. 감염병 예방활동, 수의진료, 대·내외 학술 및 연구활동, 수의정책업무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감염병 예방활동은 식품·수질매개감염병과 인수공통감염병 관리를 포함한다. 식중독이나 코로나19 등에 역학조사를 벌이는 한편 말라리아(모기), 신증후군출혈열(쥐),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진드기) 등 매개체 질병도 감시한다.
군견, 군마 등 군용동물의 진료도 수의장교의 역할이다. 진료역량 발전을 위해 미군과도 활발히 교류한다. 호흡, 청각 반응 등의 28개의 인터벤션 요소를 가진 K9 Diesel 개 모형을 활용한 전쟁상황 응급처치 훈련인 TC3(Tactical Canine Casualty Care) 훈련에 참여하는 모습도 소개했다.
레바논, 남수단의 파병부대에도 수의장교가 있다. 부대 내의 동물 진료는 물론 현지 대민지원으로 대동물을 진료하기도 한다. 부대원을 대상으로 하는 검사나 질병예방교육도 담당한다.
김 중령은 “현재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다 보면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며 후배들을 응원했다.
학술제에 참여한 김상규 학생(본2)은 “수의장교가 정말 다양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평소 있던 군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서 수미연은 전국 대학동물병원의 인력과 진료매출, 임상대학원 수입 등을 지속적으로 조사하며 개선을 요구해왔다. 그 중 하나가 대학동물병원의 독립법인화다.
수미연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대학병원과 대학치과병원이 대부분 독립법인 형태를 구축했다는 점을 지목했다.
“1978년 서울대학교병원이 독립 특수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대부분의 사람 대학병원은 독립법인 상태”라며 “2004년 서울대학교치과병원이 독립 특수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대학치과병원도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독립법인화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학 부속기관인 수의대 동물병원도 독립적인 특수법인으로 전환하면 운영 효율성을 높여 재정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난치질환 환자가 다수 모이는 대학동물병원은 치료를 넘어 교수진의 연구로 이어지는 거점이 된다. 새로운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에 대한 임상시험을 실시하며 동물의료 발전에 기여한다.
수미연은 “사람의료의 대학병원과 치과대학병원이 그렇듯, 대학동물병원은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의 역할도 감당해야 한다”면서 “이 모든 것은 대학동물병원이 독립법인으로서 운영 및 재정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갖추었을 때 보다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독립법인화를 추진하기에 아직 대학동물병원의 매출 규모가 충분치 않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앞서 수미연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매출은 서울대 동물병원이 77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건국대 동물병원이 해당 조사에 응하지 않았지만 2위인 충북대 동물병원(28억원)과 큰 격차를 보였다.
반면 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ALIO)에 따르면 2023년 서울대 치과병원은 747억원, 경북대 치과병원은 230억원의 연매출을 보였다.
수미연은 대학동물병원의 독자 브랜드 로고 여부도 함께 조사했는데, 경북대·전북대·충북대 동물병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학동물병원은 독자 브랜드 없이 대학 로고를 활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한 대학동물병원에서 수련 중인 임상대학원생 A씨는 “대학원생과 임상과목 교수들은 과중한 업무에 힘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의과대학 수련 및 교육 기관을 넘어 지역 거점 동물의료기관의 역할까지도 수행해야 하는 것이 대학동물병원이 가야할 길”이라고 전했다.
수미연은 “대학 동물병원 소관부처를 교육부에서 농림축산식품부로 이관하고, 대학동물병원을 지역 거점 동물의료기관으로 지정해 시설과 장비 뿐 아니라 임상교원, 전공수의사, 동물보건사 등에 대한 지원을 시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학동물병원의 독립법인화와 독자 브랜딩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KB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전국적으로 네 집 중 한 집 정도이며, 반려 가구 중 절반은 반려동물의 건강 관리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같은 반려동물 건강에 대한 반려인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동물병원 의료 서비스의 질에 대한 높은 기대치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반려 가구가 정기 검진을 제외하고 반려동물 치료비로 지출한 항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바로 피부질환이다.
대부분의 동물병원에서는 이러한 피부질환을 치료하기 위하여 항생제를 상당히 많이 사용하고 있다.
지난 3년간(2021~2023)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실시한 ‘국내 동물병원 항생제 사용 현황’ 조사 결과(주관 연구기관 페토바이오)에서도 항생제를 처방한 감염 질환 중, 피부 질환에 대한 항생제 처방비율이 가장 높았다.
항생제 오·남용에 의한 내성의 심각성, 슈퍼박테리아의 출현 등에 대한 대중들의 문제 의식 수준은 과거에 비해서 매우 높아졌다. 여러 대중 매체에서 항생제 내성 문제를 톡톡히 다룬 공이 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양된 전문 지식 수준만큼 올바른 항생제 사용을 위한 실천 수준도 함께 성장했는지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국내 동물병원 항생제 사용 현황’ 조사에 따르면,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항생제는 cephalosporin 계열인 cefalexin이었다.
전체 항생제 처방률의 96.2%를 차지하는 상위 15개의 다빈도 항생제는 cefalexin, amoxicillin-clavulanate, metronidazole, doxycycline, enrofloxacin, amoxicillin, trimethoprim-sulfamethoxazole, cefazolin, cefixime, clindamycin, marbofloxacin, cefradine, ampicillin, cefaclor, cefotaxime 순이었다.
Cephalosporin 계열 항생제는 독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그람 양성균과 음성균에 모두 높은 광범위 항균력을 가지고 있다. 수의사들에게는 너무나 매력적인 항생제다.
특정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의 수가 해당 항생제에 노출된 환경에서 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현상을 ‘항생제의 선택작용’이라고 한다. 즉, 특정 항생제의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해당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세균의 발생률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앞선 조사에서 cephalosporin 계열 항생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고 하였는데 과연 해당 항생제의 내성률도 사용량과 비례하여 높았을까?
대장균(Escherichia coli)은 항생제 내성 지표 세균 중 하나다. 2020~2022년에 걸쳐 개와 고양이의 분변에서 분리된 대장균의 항생제 내성률을 조사한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세대 cephalosporin 계열의 대표 항생제인 cefalexin의 내성율이 가장 높았다(BY Moon 등, 2023).
항생제 사용량과 내성률을 조사한 서로 다른 연구 결과가 결국 같은 메세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반려동물의 항생제 내성 문제를 우리는 어떤 자세로 바라보아야 할까? 단순히 반려동물에 국한된 문제라 생각하고 반려동물에 사용되는 항생제의 사용량 관리만 이루어지면 충분할까? 이 글을 읽는 독자라면 이미 눈치 챘겠지만, 답은 절대 ‘NO’이다.
사람과 반려동물간의 항생제 내성균의 상호 전파 가능성에 대한 연구는 이미 많이 이루어져 있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는 “내성균이 접촉이나 오염된 환경에서 사람과 반려동물 양방향으로 전파될 수 있다는 증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면서 항생제 내성 관련 데이터를 보고할 때 반려동물을 포함하도록 하였다.
필자도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에 항생제 내성균의 상호 전파 가능성을 주제로 사람 커뮤니티안에서 항생제 내성균 확산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가 있다(YS Chung 등, 2017).
이처럼 사람-동물-환경은 철저하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One Health 개념), 그렇기 때문에 항생제 내성 문제는 반드시 통합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아니, 바라보아야만 한다.
2편에서는 원헬스적 관점에서 인체병원과 동물병원의 항생제 사용 패턴을 비교하고 숨겨진 의미를 찾아보도록 하겠다.
참고문헌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 KB경영연구소
2023 반려동물 항생제 사용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방안 연구. 농림축산검역본부
2022 반려동물 항생제 사용 교육콘텐츠 개발. 농림축산검역본부
2009 Antimicrobial resistance in hospitals: How concerned should we be?. Michael R. Mulvey and Andrew E. Simor. Canadi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180(4):408–415.
2023 Antimicrobial Resistance in Escherichia coli Isolated from Healthy Dogs and Cats in South Korea, 2020–2022. BY Moon, MS Ali, DH Kwon, YE Heo, YJ Hwang, JI Kim, YJ Lee, SS Yoon, DC Moon, SK Lim. Antibiotics. 13(1):27.
2017 Probable secondary transmission of antimicrobial-resistant Escherichia coli between people living with and without pets. YS Chung, YK Park, YH Park, KT Park. The journal of veterinary science. 79(3):486–491.
우리는 살면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 먼저 경험해본 사람의 의견을 듣곤 합니다. 누군가가 걸어간 발자취는 다른 누군가의 앞을 밝히는 등불이 될 수 있습니다.
데일리벳 학생기자단 11기는 데일리벳의 좋은 영향력을 살릴 수 있도록 선배가 후배에게 자신이 걸어온 길을 진솔하게 전달하는 [벳스토리: OOO이 되기까지]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벳스토리 프로젝트에서 11기 학생기자단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그 15번째 주인공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박태진 교장입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유일의 안내견 양성 기관으로, 1994년 첫 안내견을 배출한 이래 매년 15두 안팎의 안내견을 시각장애인에게 무상으로 분양하고 있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교장을 맡고 있는 박태진이라고 합니다.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93학번으로 입학했고, 99년도에 졸업했습니다. 여기서 일한 지는 20년이 조금 넘었네요.
안내견학교에서 수의사를 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학부생 시절,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는데, 우연히 제 앞에 안내견과 시각장애인 분이 앉아있었어요. 그때 당시는 국내에 안내견이 10마리도 없었을 때였을 겁니다.
처음 보는 리트리버라는 개가 ‘맹인 안내견’이라는 마크를 달고 시각장애인의 다리 사이에 엎드리고 있는 모습이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리트리버가 시각장애인을 도울 수 있다는 것도 몰랐고, 당시엔 안내견이라는 개념도 채 정립이 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더 놀랐던 것 같아요.
안내견에 대해, 리트리버에 대해 궁금했지만 숫기가 없어 물어보지는 못했어요. 그러다 때마침 이분이 내리시는 걸 보고, 저도 충동적으로 따라 내렸어요. 시각장애인이신 분이 안내견의 도움을 받아 어떻게 걷는지, 어떻게 계단을 오르며 에스컬레이터를 타는지 궁금했거든요.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참 멋지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런 분야에서 일해 보고 싶다’라는 생각했습니다.
졸업을 하고 막연하게는 임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도 임상을 하려면 기본 자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일단 졸업하고 일반 회사에 취직을 했죠. 직장을 다니고 있던 어느 날, 모교에서 연락이 왔어요. 안내견 학교 채용공고가 올라왔는데 관심이 있냐는 교수님의 연락이었죠.
당연히 생각했던 분야였기에 바로 입사 시험을 보겠다고 했고, 이때부터 진료수의사로 근무하기 시작했어요. 이후에는 현장 업무에도 관심이 생겨 본격적으로 훈련사로서의 커리어를 쌓으며 지금의 자리까지 왔어요.
안내견학교 수의사가 되기 위해 준비했던 것이 있다면
안내견학교 수의사가 위해 특별하게 준비를 했다기 보다는, 기업체 취직에 관심이 있었기에 영어 공부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어쨌든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다른 과하고도 경쟁을 해야 하니까요(웃음).
안내견학교의 훈련사와 수의사가 각각 하는 일이 궁금합니다
안내견학교 훈련사는 한 마디로 정리하면 개와 보호자를 모두 교육하는 사람이에요.
겉보기에는 안내견으로 양성하기 위해 개를 훈련시키는 업무가 다일 것 같지만, 사실 그 실상은 다르죠. 훈련사의 전체 업무 중 개 훈련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도 안되는 것 같아요.
안내견학교의 운영 목적은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돕는 장애인 보조견을 양성해서, 그분들에게 기증을 하고 그분들의 삶이 윤택해질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것이에요.
그렇기에 개를 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각장애인이 개와 잘 지낼 수 있도록 이분들을 교육하고 사회에 나가서도 잘 지낼 수 있도록 사후 관리를 하는 등 사람을 교육하는 일도 정말 중요해요.
그래서 안내견 훈련사는 개를 훈련하는 전문가이자 시각장애인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에요.
안내견학교 수의사는 신생자견, 퍼피워킹 중인 자견, 훈련견, 활동 중인 안내견, 은퇴견, 부모견을 대상으로 일반적인 임상 수의 업무(예방접종, 진단, 치료, 건강검진 등)를 진행하고 있어요.
또한 동결정액을 활용한 인공수정을 통해 기질과 혈통이 검증된 부견으로부터 강아지가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내견학교에서 안내견이 양성되기 까지의 과정을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안내견학교 내 강아지들은 안내견의 기질과 혈통이 검증된 부견과 모견 사이에서 태어나요. 보통 1년에 60~70여 마리가 태어나게 되는데, 생후 8주가 지나면 안내견 후보 강아지를 가정에서 1년간 돌보는 ‘퍼피워킹(puppy walking)’을 진행하게 되죠.
퍼피워킹은 사회화 훈련의 일종으로, 집안 내 생활습관을 익히고 대중교통, 편의시설 등의 다양한 장소에서 사회경험을 학습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이 프로그램은 안내견 후보 강아지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받은 퍼피워커 분들께서 수고해주고 계세요.
1년 간의 퍼피워킹을 마치면 다시 안내견학교로 돌아와 본격적인 안내견훈련을 받습니다. 보통 6~8개월 정도 훈련을 받고, 그 과정에서 반려견으로서의 기질이 좀 더 보이는 아이들은 일반 가정에 분양이 돼요.
훈련을 성공적으로 이수하여 안내견이 된 아이들은 시각장애인 파트너를 매칭받게 됩니다. 파트너의 성격, 직업, 걸음걸이, 건강상태, 생활환경 등에 따라 파트너와 가장 적합한 안내견을 매칭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안내견과 파트너가 매칭되었다고 해서 끝나는 건 아닙니다. 선천성 시각장애인 같은 분들은 한 번도 개를 보거나 만져본 적도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그래서 매칭 이후 첫 1~2주 동안은 안내견학교에 파트너도 입소하여 안내견의 일반 관리를 위한 기초교육을 받아요. 안내견을 씻기는 법, 양치질 시켜주는 법, 칭찬하는 법, 배변한 것을 직접 치우는 법 등 아주 세세하게 교육하고 있어요. 나머지 2주는 시각장애인의 생활반경을 중심으로 현지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후 약 6~8년 동안 안내견으로 활동을 하게 되고, 안내견 생활을 마친 은퇴견은 일반 가정으로 위탁되어 남은 여생을 보냅니다.
안내견학교에서 근무하며 가장 보람찼던 순간을 꼽아 본다면
하나만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매일매일 보람찬 것 같아요. 일을 하다 보면 일의 의미와 보람이 바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있잖아요. 이 곳에서의 일들은 의미를 명백히 찾을 수 있어서, 여기서 일을 할 수 있는 제가 굉장히 복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하는 일이 시각장애인의 삶을 서포트해줄 수 있고, 동시에 생명체를 태어나게 해서 사회에서 사랑받을 수 있게 양육할 수 있으니까요.
안내견이 되어도, 안내견이 되지 않아도 아이들이 행복한 가정에서 자랄 수 있도록 사람을 교육하고 모두의 행복을 기를 수 있다는 게 참 뿌듯한 일인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안내견이 있나요
올해가 안내견 학교 설립 이후 안내견 300마리를 누적 분양하는 해인데요, 모든 아이들이 다 소중하고 의미 있는 친구들이라 한 마리만 꼽기가 어렵네요(웃음).
설사 안내견이 되지 않아도, 가정에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저희가 오랜 시간 가족을 교육하고 아이를 케어했던 만큼 다 소중합니다.
국회에 출입하는 안내견 ‘조이’, 윤석열 대통령의 은퇴견 ‘새롬이’ 입양, ‘유 퀴즈 온 더 블럭’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신규돌 훈련사 출연 등 매체에서 안내견에 대한 여러 사례가 소개되고,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뀌면 좋을까요?
아직까지 안내견하면 ‘본능을 억제한다, 삶을 희생한다, 스트레스를 받아 불쌍하다, 일찍 죽는다’ 이런 생각들이 보편적인 것 같아요. 지하철에서 엎드려 쪽잠을 자는 듯한 안내견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힘들면 저렇게 졸까‘라는 생각도 많이 하시죠.
안내견에 대해 안쓰럽게 생각해주시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너무나 많은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안내견의 생애를 따라가보면, 안내견은 늘 자신을 사랑해줄 사람들과 함께 합니다. 태어나서는 안내견학교 훈련사들의 케어를, 퍼피워킹 기간에는 퍼피워커의 케어를, 안내견 활동 기간에는 안내견 파트너의 케어를 받고, 은퇴견이 되어서는 반려견으로서 일반 가정에 분양되니까요.
저희는 안내견 양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안내견으로서의 삶이 기질과 맞는 아이는 안내견으로, 맞지 않는 아이는 반려견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안내견으로서의 양성 유무는 철저히 그 아이의 판단을 존중하는 겁니다.
때문에 안내견은 자신의 기질에 맞게 본능대로 행동하고 있는 것이에요. 지하철에서 쪽잠을 자는 것도 사람처럼 피곤해서 자는 것이 아니라, 지하철이 편안하고 안정된 상황이라고 인식해서 자는 거죠. 개를 포함한 어떤 동물도 지금 이 공간이 불안하고 두려우면 절대 잠들지 않습니다. 이처럼 사람의 관점에서 봐주시지 않았으면 해요.
안내견 파트너에 대한 인식도 많이 개선되면 좋겠어요.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안내견의 엄연한 보호자를 무능력한 사람으로 치부하는 것이 정말 속상합니다. 장애 유무로 좋은 보호자인지를 구별하지 말아주세요. 안내견을 충분히 케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면 안내견에게는 누구보다 좋은 보호자입니다.
데일리벳 독자분들 중 대부분은 수의대생이거나 수의사이실텐데, 사회적으로 동물에 대한 최고의 전문가인만큼 안내견, 나아가 특수목적견의 삶을 ‘힘듦’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개의 입장에서는 생존의 요소를 충족시켜주는 환경에서 본능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지난해 30주년을 맞았습니다. 지금까지 이룬 성과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앞으로의 30년을 내다보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안내견학교가 만들어지기 전,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개가 장애인을 도울 수 있다’는 개념 자체도 없었어요. 개가 사람을 돕는다?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었죠.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대한민국 사회에 새로운 문화를 소개하고 정착시켰다고 생각해요.
현재 세계 각국에는 99개(34개국)의 안내견 양성기관이 있습니다. 안내견 문화가 없는 데가 훨씬 많죠. 아시아 국가만 해도 더욱 적은 편이고요.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지난 30년은 안내견학교 정착을 위한 질적인 노력을 많이 했고 이루어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30년은 양적인 발전을 하고 싶어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는 데에 안내견학교가 어떤 모습을 그려야할지 고민하고, 인력과 학교 규모를 키워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서포트하고 싶어요.
벳스토리 공통 질문입니다. 선생님께서 지금까지 걸어오신 길의 히스토리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무엇일까요?
저는 “현재를 즐긴다“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안내견학교에서 일하며 리트리버라는 품종과 아주 오래 살고 있는데, 보면 볼수록 이 아이들에게는 현재가 중요한 것 같더라구요.
저는 원래 걱정과 불안, 두려움이 많은 편인데, 여기서 리트리버와 함께 일을 하며 현재를 즐기고자 노력해오고 있어요.
선생님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수의사나 수의대생인 후배들에게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워낙 훌륭한 후배님들이어서 조언을 하기가 부끄럽네요(웃음). 그럼에도 얘기를 해보자면, 본인이 관심있는 분야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면 좋겠어요. 저 역시도 주어진 것에 그저 열심히 살았던 거고, 이 분야의 존재를 인지한 후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기회가 주어지기를 기다렸던 것 같아요.
마지막까지 기회가 없을 수도 있죠. 하지만 그간의 관심과 노력은 나의 삶에 다른 부분에서라도 빛을 발하지 않을까요? 인생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는 건 없습니다. 무슨 일을 하시던 후배분들을 응원하겠습니다.
민홍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남 김해시갑)이 18일 이와 관련된 수의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공적보험으로서의 반려동물진료보험에 관하여 보험 대상의 선정, 보상하는 질병 또는 상해와 진단·치료비용의 범위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기 위한 반려동물진료보험심의회를 구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홍철 의원은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같은 내용의 수의사법을 발의했었다. 해당 법안은 임기만료 폐기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반려동물진료보험심의회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소속으로 운영되며, 반려동물 진료 관련 공적보험을 구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법안의 통과되면, 심의회는 담당 공무원, 수의사회 추천 인사, 보험협회 추천 인사, 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고 ▲반려동물진료보험 목적물의 선정에 관한 사항 ▲반려동물진료보험에서 보상하는 질병 또는 상해의 범위 및 진단·치료 비용의 범위에 관한 사항 ▲보험료율의 산정에 관한 사항 등을 논의하게 된다.
참고로, 현재 국내에는 10개 정도의 손해보험사가 반려동물보험(펫보험, 사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사람의 국민건강보험제도 같은 반려동물 공보험 제도는 없다. 반면, 농장동물 분야에는 가축질병치료보험 사업이 진행 중이다.
공적보험제도의 선행 조건은 ‘진료항목 표준화 및 수가제’인데, 일부 진료항목에 대한 진료비 게시제가 시행됐고, 동물진료항목 표준화 작업도 진행 중인 만큼, 공보험 제도 시행을 위한 조건이 어느 정도 갖춰지고 있다는 게 민홍철 의원실의 판단이다.
민홍철 의원은 “동물병원의 진료비 게시제와 진료비 공시제(진료비 현황 조사·분석·공개)가 시행됐고, 동물의 질병명, 진료항목 등 동물진료에 관한 표준화된 분류체계를 작성·고시하도록 하는 근거가 마련되었음에도 반려동물 진료비 경감을 위한 공적보험제도의 도입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마련되지 않았다”며 “반려동물 진료 관련 공적보험을 체계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반려동물 소유자의 부담을 경감하고 반려동물의 보건 증진에도 기여하려는 것”이라고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대한수의사회는 이번 수의사법 개정안에 대한 각 지부 및 산하단체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의견은 11월 29일(금)까지 제출하면 된다.
일선 동물병원 수의사들 사이에서는 ‘어차피 덤핑 병원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수가를 결정하더라도 공보험이 도입됐으면 좋겠다’는 찬성 의견과 ‘의사도 낮은 수가로 힘들어하는데 공보험제도가 도입되면 동물진료에 대해서도 현실성 떨어지는 낮은 수가가 책정될 것’이라는 반대 의견이 확인된다.
노령 반려동물의 사망 원인 1위인 ‘종양’에 대한 반려동물 보호자와 수의사들의 관심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개·고양이 종양 치료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하는 책이 출간됐다.
농경애니텍과 OKVET이 최근 출시한 ‘개와 고양이의 종양치료지침’이 그 주인공이다(원서 – Critical Concepts to Providing Compassionate Cancer Care).
CVS Angel Care Cancer Center의 디렉터이자 미국수의내과전문의(DACVIM(SAIM, Oncology)/유럽수의내과전문의(DECVIM-CA)인 Gregory K. Ogilvie(전 콜로라도주립대 동물암센터 교수)가 쓴 이 책은 수의사가 종양을 가진 반려동물 환자와 보호자들을 진정성 있게 잘 돌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Compassionate care). 수의학적인 부분은 물론, 심리적인 측면까지 다룬다.
특히, 바쁜 임상수의사들을 위해 림프종, 유선종양, 내분비계 종양, 생식기계 종양, 심장종양, 골종양, 흑색종 등 다양한 개·고양이 종양에 대한 치료 가이드를 종류별로 빠르게 찾아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책의 번역은 한국수의종양의학연구회(KVOS) 회장인 서울대 수의대 서경원 교수가 맡았으며, 수의종양의학연구회가 감수했다.
책은 ▲암 치료의 기초 ▲종양 응급 ▲치료와 돌봄 ▲바쁜 임상가들을 위한 요약 안내 총 4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부적으로 화학요법 치료, 방사선 치료, 외과 종양학, 통증관리 등 60장의 내용을 담고 있다. 체표면적 환산표와 개와 고양이 악성종양 환자를 위한 요약된 처방집도 부록으로 제공된다.
수의사 출신인 김영심 서울시 송파구의원(국민의힘, 잠실본동, 잠실2·7동)이 올바른 동물복지정책 추진을 위해 내장형 동물등록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심 의원(대한수의사회 정무부회장)은 19일(화) 열린 송파구의회 제318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서 ‘동물복지정책, 동물등록이 시작입니다’라는 제목의 5분 발언을 진행했다.
김영심 의원은 “아이가 태어나면 출생신고를 당연히 하는 것처럼 반려견을 양육할 때는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하지만 등록률이 저조하고, 미 이행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로만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송파구에는 서울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많은 3만 8천 마리의 반려동물이 등록되어 있지만, 여전히 미등록 개체가 많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었다.
김 의원은 또한, “동물등록을 했다 하더라도 소유자가 변경되거나, 주소 및 연락처가 바뀐 경우, 등록한 반려견이 사망한 경우 동물등록 변경신고를 해야 하지만 변경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등록데이터가 정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영심 의원은 “동물등록제가 잘 정착되지 않았고, 실효성 없는 외장형 방법이 허용되어 있기 때문에 정확한 데이터가 없어 맞춤형 동물복지 정책을 펼치기 어렵다”며 “송파구가 내장형 마이크로칩 동물등록을 선도적으로 독려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외장형 등록이 여전히 허용되어 있어 동물등록제의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게 김 의원의 의견이었다.
김영심 의원은 “독일, 네덜란드, 일본 등 선진국도 동물등록 방법을 내장형으로 일원화해서 효과를 거두고 있고, 전문가들도 내장형 방식만이 유일하게 동물등록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며 “내장형 동물등록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의원은 반려견에 내장형 마이크로칩 등록을 하는 영상까지 보여주며, 내장형 동물등록이 간편하고 안전하게 진행된다는 점을 설명했다.
김영심 의원은 “송파구가 동물복지와 반려동물 문화를 선도하는 자치구가 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동물등록을 통해 필요한 동물복지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동료 의원님들과 구민 여러분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발언을 마쳤다.
한편, 건국대 수의대 출신의 김영심 의원은 반려동물 임상수의사로 동물병원을 운영했었고, 동대표, 학교 학부모 운영위원장, 송파TV 주민리포터, 국민의힘 송파을 차세대 여성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대한수의사회 정무부회장으로도 활약 중이며, 이번 1차 본회의에서 송파구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도 선임됐다.
경상국립대 수의과대학 학사를 졸업하고 석박사 과정을 거친 장효미 수의사는 현재 VIP동물의료센터 학술연구책임, 한국고양이수의사회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다. 내과 수의사 중에서도 특히 고양이 수의사의 길에 대해 강연했다.
장효미 수의사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고루 알 수 있는 것이 내과의 장점이라고 지목하면서 “내과의 특성상 장기 환자가 많기 때문에 계속해서 보호자와 교류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과의 소통을 좋아하는 학생들의 적성에 잘 맞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암, 비만 등 만성·난치성질환에 대한 치료제가 계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들을 공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보호자, 환자와의 유대감이 큰 만큼 환자가 떠난 후 상실감이 클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생각보다 많은 수의사가 고양이 털 알러지로 인해 고양이 진료를 보지 못한다”면서 다양한 점을 고려해 진로를 선택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수의사 출신 법률 전문가의 길
조민희 변호사는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수의사로서 강점이 있는 법률관련 전문 직종을 소개했다.
조 변호사는 경상국립대 05학번으로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수의예방의학 석사를 수료한 후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YK에서 마약·조직범죄형사부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수의학은 실체가 있는 생물학적 주제를 다루는 반면, 법률은 실체가 없는 개념적 논리를 다룬다“고 말하며 수의사와 변호사로서 배워야 하는 것들은 엄연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수의대를 다니며 배운 지식들을 활용하여 동물권, 생명 윤리, 의료 법률 등 수의학과 밀접한 법률 영역에서 차별화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세상이 연구를 통해 변할 수 있다는 ‘희망’
공직수의사 분야는 농림축산검역본부 질병진단과 구복경 과장이 맡았다.
구복경 수의사는 경상국립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검역본부 여러 부서에서 수의연구관으로 근무하다 현재는 질병진단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소 결핵 감마인터페론 검사법, 구제역 혈청형 감별 신속진단키트 개발 사례를 소개하며 “실험실에서 개발한 kit가 현장에서 작동할 때의 보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복경 수의사가 개발한 소 결핵 감마인터페론 검사법은 결핵균이 체내에 침입하면 분비되는 INF-r 수치를 통해 결핵을 진단한다. 농장을 2번 방문해야 하고 검사자의 주관에 의존해야 하는 튜버큐린 피내주사 반응법(PPD)보다 객관적인데다 농장도 검체 채취를 위해 한 번만 방문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발생 우려가 높은 구제역의 A, O, Asia1 3개 혈청형을 농장에서 15분만에 바로 감별 가능한 신속진단키트를 개발한 것도 성과다. 세계최초로 개발된 구제역 혈청형 감별 진단 키트는 ‘2018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구복경 과장은 “국가적 재난은 공무원이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 재난이 터지고 난 이후에 준비하면 늦다. 전문가로서 현재의 현상을 파악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공무원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의 목표를 이루는 기업의 매력
다음 강의를 진행한 이비함 수의사는 2004년 경상국립대를 졸업하고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영업부,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마케팅 및 영업부와 네오딘, 벳플럭스를 거쳐 현재는 임프리메드코리아에서 BD 팀장을 맡고 있다.
이 수의사는 “수의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수의사여서 더 잘 할 수 있는 일들은 있을 것”이라며 수의사 이전에 자기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회사란 1인이 만들 수 없는 성과를, 개인들이 모여서 시너지를 이루어내는 곳이라 생각한다”며 개개인들이 모여서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큰 성과를 만들 수 있는 것이 회사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학문, 소통 그리고 도전의 중요성
이세원 수의사는 경상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수의외과학 석사를 졸업했다. 현재는 대구24시바른동물의료센터 대표원장으로 유튜브 ‘개알남’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이 원장은 “학부생 시절부터 무언가를 정리하고 알려주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학부생 때 정리본을 만들어서 공유하고, 수의사가 되어서는 지식인에 답변을 달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정확한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고 싶어 시작하게 된 것이 유튜브”라고 유튜브 시작 계기를 전하면서 임상수의사의 영역에서도 ‘개인 브랜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학생들에게 “학부 생활을 하며 곁에 있는 동기들, 대학원에 가게 되면 만나게 될 동료들을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고민을 하며 서로에게 도움을 많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말 수의사의 세계와 매력
마지막 강의는 최은상 수의사가 진행했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과 홍콩 쟈키클럽 말동물병원, 제주 교래말전문병원에서의 임상 연수를 거친 최 원장은 현재 렛츠런파크 마리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최 원장은 크게 승용마, 번식마, 경주마로 분류되는 말의 종류와 특성을 설명하고 각 말의 특성에 따른 진료 증례를 소개했다. 말 수의사가 담당하는 주요 진료들, 말 수의사의 장단점에 대해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큰 장점으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말을 항상 볼 수 있다는 점을 꼽았으며 “‘말’이라는 동물 자체를 좋아하고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말 수의사에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영상의학과 황태성 교수의 도움으로 비글학생회가 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작년에 이어서 두 번째로 개최됐다.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선배 수의사분들을 초청하여 학생들의 진로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마련됐다.
강연을 들은 하수민(본2) 학생은 “다양한 분야에서 길을 개척하신 선배님들의 강연을 들을 수 있어서 진로 결정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부가 에토미데이트(etomidate), 자일라진(xylazine)에 대한 마약류 지정을 놓고 관계부처와 수의사회의 의견 수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자일라진은 미국에서 펜타닐 등 다른 마약과 함께 혼용하는 ‘좀비마약’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에토미데이트는 사람에서 프로포폴 대신 오남용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중 자일라진은 대동물에서 필수불가결한 진정제로 쓰인다. 마약류로 지정된다면 진료 현장에 여파가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1월 18일(월) 관계부처와 대한수의사회, 동물약품협회 등 관계기관을 대상으로 에토미데이트, 자일라진의 마약류 지정 여부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다.
사람서 프로포폴 대신 에토미데이트 오남용 지적
지난달 식약처 국정감사에서는 에토미데이트 오남용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에토미데이트는 프로포폴과 비슷한 약물이다. 사람에서도 마취유도제로 쓰이는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묶여 있는 프로포폴과 달리 전문의약품으로만 분류되어 있다. 프로포폴을 오남용하려는 잘못된 수요가 에토미데이트로 풍선효과를 일으키는 셈이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0일 국감에서 에토미데이트 오남용 정황을 지적했다. 2019년 대비 2023년 공급량이 44%나 증가했는데, 사용 여부를 알 수 없는 비급여 위주로 공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당 남인순 의원은 “SNS로 문의하니 에토미데이트 1박스를 120만원에 팔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불법 유통 문제를 꼬집었다. 오유경 식약처장도 에토미데이트의 마약류 지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수의 임상에서 에토미데이트는 주목받는 약물이라 보기 어렵다. 서울대 수의대 마취통증의학과 손원균 교수는 “(에토미데이트를) 반려동물 환자의 심혈관계가 좋지 않을 때 프로포폴 대신 마취유도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도 “프로포폴 대비 사용 비중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맥주사가 요구되는 약물이다 보니 반려동물을 제외한 다른 축종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덧붙였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몇 백kg이 나가는 대동물에서 쓰기 부적합하다.
이처럼 에토미데이트는 쓴다 해도 반려동물에서 쓰는 약물이다 보니 설령 마약류로 분리된다 하더라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려동물병원에서는 이미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과 연동한 마약류 의약품 관리가 일반화됐기 때문이다.
소 진료에서 대체불가능한 자일라진
문제는 자일라진이다.
자일라진이 마약류 지정 검토대상에 오른 것은 미국에서 오남용 문제가 심각해진 여파로 풀이된다. 펜타닐과 자일라진을 섞어 쓰면서 팔 다리가 괴사되는 이른바 ‘좀비마약’이 미국 현지에서 주요 마약문제로 떠올랐다.
상품명 럼푼으로 잘 알려진 자일라진은 대동물 진료에 필수적인 약이다. 일선에서 대동물을 진료하는 남기준 한국소임상수의사회 총무이사는 “대동물 수의사가 수술을 포함한 침습적인 처치를 해야 할 때 자일라진 이외에는 쓸 약이 없다. 적은 양을 투약해도 잘 진정된다. 대체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자일라진과 같은 계열(α2작용제)인 메데토미딘은 소에서 쓰기 어렵다는 점도 덧붙였다.
서울대 수의대 마취통증의학과 이인형 교수는 “말이나 반려동물에 쓰는 (α2작용제) 약물을 쓰면 자일라진에 비해 약값이 너무 비싸진다”고 지적했다.
경제적 목적으로 기르는 대동물 특성상 1마리에 부담할 수 있는 진료비에 상한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마취·진정에 드는 비용이 너무 높아지면 수술 등의 처치는 애초에 불가능한 상황에 빠진다는 것이다.
마약류된다고 쓸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동물 임상 부담 우려
물론 마약류로 지정된다 해서 자일라진의 사용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축종의 진료 사례와 마찬가지로 동물병원 수의사는 마약류취급의료업자로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구입, 처방 등 사용내역을 보고하면 된다. 마약류도매업자를 통해 받아야 할 테니 유통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제껏 대동물 수의사는 소를 진료할 때 마약류로 분류된 의약품을 사용할 일이 없었다. 반려동물 진료를 함께 하는(혼합진료) 동물병원이 아니었다면 NIMS 사용 경험도 없을 수밖에 없다.
이미 고령인 대동물 수의사가 많고, 전자의무기록(EMR)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허들이다. 젖소 번식진료를 중심으로 몇몇 대동물병원이 전산화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지만 아직 일부에 그친다.
반려동물 임상에서는 기존에 쓰던 전자차트에 연동하는 식으로 NIMS 보고업무 부담을 줄였는데, 대동물에서는 이 마저도 여의치 않은 셈이다.
대동물진료가 왕진을 전제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통상 대동물수의사는 왕진차량에 자주 쓰는 약물을 싣고 다닌다. 자일라진이 마약류로 지정되어도 차에 싣고 다녀야 한다. 언제 응급환자가 생길지 알 수 없는데, 수술이 필요한 소가 생기면 그제서야 동물병원에 들러 마약류 의약품을 챙겨 농장에 가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병원(동물병원) 내 시건장치 안에 보관하고 필요할 때만 분출해서 쓰는 형태의 현행 규정은 애초에 대동물진료 형태를 고려하지 않았다.
NIMS 운영을 맡고 있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관계자는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 마약류 의약품을 반드시 어디에서만 써야 한다는 장소에 대한 규정도 없다”면서 만약 자일라진이 마약류로 지정된다면 대동물 진료환경을 고려한 세부 규정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일라진 단독으로는 마약으로 쓰이기 어려워
약국은 자일라진 마음대로 팔 수 있다 ‘약사예외조항부터 없애야’
거세·제각 불법진료 차단 긍정적 효과?
애초에 국내에서는 아직 자일라진이 마약류로 지정될 필요성이 낮은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이인형, 손원균 교수 모두 자일라진이 단독으로 사용해서는 사람에서 의존성을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지목했다. 국내에서도 미국처럼 펜타닐과 같은 다른 마약에 섞어 쓰는 문제가 자일라진까지 마약류로 묶어야할 정도로 심각한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해외에선 마약류가 아닌 프로포폴도 국내에서는 중점관리대상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관리한다. 오남용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기 때문”이라며 “이처럼 마약류 관리는 각 나라의 상황에 맞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자일라진 마약류 지정에 반대하면서, 자일라진이 현재도 수의사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이라는 점을 지목했다. 오남용이 걱정된다면 수의사처방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동물용의약품은 동물용의약품을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한 수의사처방제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면서 “자일라진은 자체적으로 사람에게 마약으로 작동할 수 있는 성분도 아니고, (국내가) 해외처럼 혼용 문제가 심각하다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사예외조항 문제를 지목했다. 마약류 지정을 검토할만큼 우려가 높아진 자일라진이지만, 동물약국에서는 수의사 처방없이도 마음대로 팔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자일라진은 동물약국에서 수의사 처방없이도 마음대로 팔 수 있도록 풀려 있다”면서 “이런 부분을 제도적으로 차단할 약사예외조항 철폐를 비롯해 수의사처방제가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하면 될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편에서는 자일라진이 마약류로 지정되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다. 사람에서의 오남용보다, 동물에서의 오남용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非)수의사의 거세·제각 등 대동물에서 만연한 불법진료에도 자일라진은 필요하다. 수의사처방제 위반에 대한 실질적인 단속이 벌어지지 않다 보니 불법진료도 차단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자일라진이 마약류로 지정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약을 내어준 동물병원장이나 쓴 비수의사나 마약사범이 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일라진을 쓰는 농가의 위험한 자가진료도 원천적으로 차단될 수 있다.
(사)국경없는수의사회(VWB, 대표 김재영)가 10월 6일(일)부터 9일(수)까지 라오스 버리캄싸이주의 타파밧에서 해외 동물의료봉사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박용승 국경없는 수의사회 라오스지부장 및 3명의 수의대생의 후기를 차례로 공유합니다.
2024년 국경없는수의사회 라오스 해외 봉사에 참여한 전북대학교 본과 4학년 김태현입니다.
저는 이번에 국경없는 수의사회를 통해 처음으로 동물의료봉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수의대 학부생으로서 봉사동아리나 모임 등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일상이 바빠 매번 우선순위에 놓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올해 초, 1년간 휴학을 하고 학생 인턴으로 근무하던 회사에서 다 함께 유기견 센터로 봉사를 가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봉사가 주는 행복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다 함께 봉사한다는 것이 정말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그 후로부터 봉사할 수 있는 단체를 알아보게 되었고, 마침 국경없는 수의사회의 공고를 보고 이번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첫날 라오스에 도착하였을 때 라오스의 동물들은 굉장히 자유분방했습니다. 길가를 누비며 쥐를 사냥하기도 하고, 무리 지어 다니는 모습은 조금 무섭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다가가면 누구보다 꼬리를 열심히 흔드는 모습이 귀엽기도, 조금은 낯설기도 했습니다.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백신팀에 소속되어 종합백신과 광견병백신 접종을 도왔습니다. 백신팀에서는 소동물 1,2,3팀에서 진행한 신체검사와 혈액검사를 바탕으로 다른 특이 사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백신접종 후 20분 동안 모니터링하여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는지 확인하였습니다. 백신을 희석하는 일과 모니터링하는 일은 라오스 수의대 학생들과 함께 진행하였는데, 한 마리씩 책임감 있게 맡아서 케어해 준 덕분에 무사히 끝날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날 오후와 셋째 날에는 마을을 방문하며 백신접종을 하였습니다. 라오스 가정집에서는 한 마당에 소, 닭, 개가 함께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특이했던 점은 집에서 키우는 개를 포함하여 목줄을 찬 개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보호자들조차 반려견을 훈련시키거나, 안아보지 않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백신을 하기 위해 입마개를 씌우는 것조차 쉽지 않았지만, 막상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한 후에는 접종에 잘 따라주었습니다.
한 가지 안타까웠던 점은 여러 동물이 함께 크기 때문에 분변과 진드기에 노출이 된다든지, 피부에 커다란 농을 가지고 산다든지, 한쪽 다리를 끌고 다닌다든지, 치료가 필요해 보이지만 치료하지 않은 채 사는 개체가 많았습니다. 라오스 학생들이 수의대에 온 이유에도 ‘시골 지역의 동물병원’이 있었는데, 향후 소외된 지역에서도 동물이 치료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오스 학생들과 함께 봉사했던 것은 행복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구글 번역이나 다른 어플을 사용해도 라오스어로 의미를 전달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현지 주민분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로 학생들이 진료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국경없는 수의사회와 라오스 팀 모두의 협업이 빛났던 순간이었습니다. 언어는 다르지만, 모두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 느껴져 가능했던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봉사를 하며 저에게 감명 깊었던 두 문장이 있습니다.
첫 번째 문장은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는 국경이 없다”입니다. 국경없는 수의사회의 미션이기도 하지만 국경을 넘어 라오스에서 이 말을 들으니 새로웠습니다. 소통이 되지 않아도 마음이 맞는다면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에 더 감명 깊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두 번째 문장은 “전공은 봉사를 하기위한 수단이다”입니다. 이 말을 듣고 한편으로는 제 자신이 많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저에게 봉사는 수의사가 되기 위해 배우러 가는 목적도 일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봉사를 위한 수단인지, 봉사가 수단인지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인생에서 제 직업이 목표가 되어선 안 되고 이를 통해 봉사를 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봉사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활기를 불어넣는 힘이 있다는 것을 또다시 깨달았습니다. 비행기에서 돌아와 바로 출근한다고 하시던 원장님의 표정에서, 시험 전날만 아니면 무조건 봉사에 간다는 친구들의 모습에서, 제가 앞으로 찾아야 할 활기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봉사에 큰 뜻이 없는 친구들도 한 번쯤 이 활기를 느껴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