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펫사료협회(KPFA, 회장 김상덕)가 15일(금) 2024년 한국펫푸드&영양포럼(2024 Korea Petfood & Nutrition Forum)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전국 최대 규모 반려동물 산업 전시회(펫산업박람회)인 ‘2024 메가주 일산(MEGAZOO)(케이펫페어 일산(하))’ 현장에서 열렸으며, 펫푸드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포럼에서는 ▲안전한 반려동물 사료의 설계와 생산(카길애그리퓨리나 노수덕 이사) ▲Recent innovation for extrusion(wenger Paul Chen 아시아사업부 부사장) ▲펫푸드 안전관리(건국대 박희명 교수) ▲반려동물 사료 영양표준 가이드라인(국립축산과학원 소경민 연구관) 발표가 이어졌다.
농식품부에서도 ‘반려동물사료(펫푸드) 표시 기준 고시 개정안’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
지속되는 반려동물 사료 안전성 이슈
정부는 펫푸드 제도개선 추진..반려동물 사료유형 신설 및 국내 반려동물(개와 고양이) 사료 영양표준 제작
펫사료협회는 반려동물 사료에 대한 안전성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정부도 펫푸드에 특화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깊이 있는 논의를 위해 이날 포럼을 마련했다.
김상덕 한국펫사료협회장은 “반려동물 영양과 안전성에 대한 이슈가 있고, 표시기준 개정, 영양표준 가이드라인 마련 등 많은 변화가 있다”며 “수입사, 제조사 등 업계 분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을 공유하고, 보다 전문성 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올해 4월, 전국적으로 원인불명의 고양이 신경근육병증(고양이 집단 폐사) 사태가 발생했다. 수백 마리의 고양이가 피해를 입었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일부 동물단체와 보호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특정 공장에서 특정 시기에 생산된 사료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국산 펫푸드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부호가 켜졌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대책’을 발표하며 4대 주력산업 중 하나로 ‘펫푸드’를 꼽았다. 그러면서 가축용 사료와 구분한 펫푸드 특화 제도(분류·영양·표시 등)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펫푸드 표시기준 제도 개정(안)(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 고시 개정(안))이 마련됐고, 국립축산과학원이 ‘반려동물(개와 고양이) 사료 영양표준’을 만들었다.
개정안은 반려동물사료 유형을 ‘반려동물완전사료’와 ‘기타 반려동물사료’ 2가지로 구분했는데, ‘반려동물 사료 영양표준 가이드라인’을 충족해야 반려동물완전사료로 분류된다.
“펫푸드의 질적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할 때..임상효능 평가와 정기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해야”
“제대로 노력하는 회사들이 잘 평가받을 필요 있어”
“펫푸드 일반사료, 기능성사료, 질환관리사료 3가지 큰 축으로 관리 필요”
박희명 교수(건국대 수의대, 사진)는 펫푸드 안전 관리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소개해 관심을 받았다.
박희명 교수는 “수많은 종류의 펫푸드가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펫푸드가 안전하고 좋은지 구분해야 한다”며 “이제는 펫푸드 질적인 측면을 관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사람에게 좋은 성분을 넣은 제품’, ‘반려동물이 잘 먹는 제품’, ‘디자인이 예쁘고 보기에 좋은 제품’이 좋은 제품으로 취급되는 게 아니라 정말로 반려동물에게 도움이 되고 안전한 제품이 좋은 펫푸드로 여겨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희명 교수는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하루아침에 관심을 받고 많은 매출을 올렸다가 갑자기 문 닫고 사라지는 업체를 너무나 많이 봤다”며 “펫푸드는 과학적인 근거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사람에게 좋은 성분도 반려동물에게 좋지 않을 수 있다. 단순히 좋은 성분만 넣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해당 제품을 실제 반려동물에게 급여했을 때 어떤지가 중요하다”며 펫푸드 출시 전 1~3개월가량의 임상효능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분의 함량도 중요하지만, 반려동물의 몸 안에서 대사된 뒤 형성되는 대사산물(metabolite)이 동물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특히, 이런 대사산물은 단기간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반려동물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펫푸드 출시 이후에도 안전성과 부작용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이런 임상효능 평가와 모니터링 시스템이 갖춰져야 헬스케어에 대한 개념을 바탕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펫푸드를 만드는 업체가 혜택을 얻고,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게 박 교수의 판단이었다.
박희명 교수는 또한 “사료(feed)의 개념에서 푸드(food)의 개념으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펫푸드를 일반사료, 기능성사료, 질환관리사료(처방사료) 3가지 큰 축으로 분류해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위해 별도의 펫푸드 관련 법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당장 법제정이 안 된다면 (현재 추진 중인 고시 개정을 통해서라도) 펫푸드를 3가지로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