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기관허탈·동맥관개존증에 대한 인터벤션 치료는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학생회 치:유가 11월 10일(일) 경북대 수의대에서 전성훈 해마루동물병원 인터벤션센터장 초청 강연을 개최했다.

‘다양한 증례로 알아보는 수의학 인터벤션 치료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지난 6월 부산수의컨퍼런스에서 전 센터장의 강연을 감명 깊게 들었던 경북대 학생들의 초청을 전 센터장이 수락하면서 마련됐다.

전성훈 센터장은 “증례가 많아지며 인터벤션 치료가 어떤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점점 밝혀지고 있다”며 인터벤션 증례들 중 기관허탈과 동맥관개존증(PDA)에 주목했다.

기관허탈을 두고서는 등쪽 막이 좁아지거나 연골 고리가 무너지는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임상증상을 훨씬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탈된 부위에 따라 다른 임상증상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기관 스텐트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전 센터장은 “내과적 치료에 반응이 없는 환자에 원칙을 잘 지켜 기관 스텐트를 적용하면 매우 안정적이고 오래 지속 가능하다”며 “추가적인 시술 없이 5년 이상 잘 살아가는 환자도 있다”고 전했다.

약물 치료를 받던 기형 유형 환자의 88%, 일반 기관허탈 환자의 35%가 결국 스텐트를 장착했고, 중앙생존기간도 약물치료(3.7년)에 비해 스텐트 장착(5.2년)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소형견종에서 다발하는 심장질환 중 하나인 PDA는 대동맥과 폐동맥을 연결하는 동맥관이 남아 있어 전방관류를 저해하고 심장에 부하를 일으킨다.

최근에는 ACDO 등 인터벤션 시술을 통해 남아 있는 동맥관을 막아주는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개흉없이 혈관을 통해 시술하면 숙련자의 경우 30분 안에 마칠 수 있고, 입원도 필요치 않다는 점을 장점으로 지목했다.

손채영 학생(본2)은 “부산수의컨퍼런스에서의 배움을 학우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며 “흔쾌히 강연을 진행해주신 전성훈 수의사님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남겼다.

박성오 기자 1231billy@naver.com

개·고양이 SFTS 지속 발생하는 日..매년 사람으로 전염 사례도

진드기 매개 바이러스 질환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사람과 동물 모두를 위협한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아도 SFTS에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 환자의 체액에 노출되면 2차 전파도 일어난다. 국내에서도 반려동물 SFTS 환자에 대한 밀접접촉자 모니터링 사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웃 일본에서는 반려동물과 사람 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일본국립감염병연구소 박은실 박사(사진)는 11월 14일(목) 소노문 단양에서 열린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 2024 추계학술대회에서 일본 반려동물의 SFTS 감염 현황과 개·고양이 동물모델 연구를 소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2017년을 시작으로 개·고양이에서의 SFTS 감염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매년 봄·여름에 창궐하고 가을·겨울에 잦아드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동물병원에서 포착된 감염사례는 개보다 고양이가 훨씬 많은 경향을 보인다. 이날 박은실 박사가 소개한 동물모델 실험에서도 개보다 고양이에서 높은 병원성을 나타냈다.

박은실 박사는 “일본 동물병원에서 개와 고양이의 SFTS 감염 사례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고양이가 압도적”이라며 반려동물에서 사람으로 전염된 사례도 11건이나 보고됐다고 전했다.

박은실 박사는 “동물병원의 수의사·간호사와 보호자를 포함해 11건이 발생했다. 매년 SFTS의 인수공통감염이 보고된 셈”이라며 “일본에서 SFTS는 법정전염병이라 환자 발생시 보건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려동물 환자로부터 전염된 수의사·간호사가 중증의 증상을 보여 환자 동의하에 개발과정인 치료제 후보물질을 투약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소개된 일본의 개, 고양이 SFTS 감염 보고 통계. 고양이(푸른색)가 개(오렌지색)보다 훨씬 많다.

SFTS에 감염된 개·고양이는 침울, 식욕부진, 고열과 함께 백혈구·혈소판 감소를 나타낸다. 개와 달리 고양이에서는 황달과 빌리루빈 수치 증가가 특징적이다. 폐사율도 개보다 고양이가 높다.

이날 박 박사는 일본 반려동물 SFTS 감염환자로부터 분리한 야외주 SFTS 바이러스를 두고 개·고양이에서 병원성을 실험한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진드기에 물린 상황을 상정해 정맥주사로 야외주를 공격접종한 후 4주간 관찰했다.

그 결과 개에서는 대체로 공격접종 후 5일차까지의 급성기에만 고열 등 일부 증상만 보였다. 이후에는 안정화되는 경향을 나타냈다. 바이러스혈증도 초기 3~5일만 유지됐다. 결막과 직장 검체에서 바이러스가 분리된 실험견 1개체를 제외하면 외부로의 바이러스 배출도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고양이에서는 바이러스혈증이 점차 심해져 공격접종 후 7일차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침과 결막·직장 검체 등 외부로의 바이러스 배출도 확인됐다. 부검에서는 심각한 장출혈과 전신 림프절의 종대가 관찰됐다.

폐사율에서도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개는 5일 정도 증상만 보이다 회복했을 뿐 폐사는 없었던 반면, 고양이에서는 67~100%의 폐사율을 나타냈다.

실험적으로는 침을 포함한 외부 바이러스 배출이 확인됐지만, 실제 환자에서는 고양이에서 고양이로 전파된 증례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개에서도 실험적으로는 침이나 소변에서 바이러스가 분리되지 않았지만, 실제 환견에서는 분리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은실 박사는 현재 고양이용 SFTS 백신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발표에서 병원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야외주에서 단서를 찾은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백신 개발 경과에 대한 질문에 박은실 박사는 “아직 진행 중이라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불활화백신, VLP(Virus-Like Particle), DNA 백신 등 다양한 경로를 활용해보고 있다”면서 “아직 고양이에서 생존율을 높여주지만 완전한 방어를 유도하지는 못하고 있어서 부형제 측면이나 다른 플랫폼의 백신도 시도해보고 있다”고 전했다.

[위클리벳 425회] 품종견은 살고 비품종견은 죽는다

동물자유연대가 ‘2023년 유실·유기동물 분석 리포트’를 발간했습니다.

2023년 유기동물 수는 총 111,720마리였는데요(유실동물 포함), 그중 12.2%가 반환됐고, 26.9%는 새로운 보호자에게 입양됐습니다. 자연사 비율은 29.8%, 안락사 비율은 21.8%였습니다.

통계를 품종견과 비품종견(믹스견)으로 나눠서 보면 차이가 크게 드러납니다.

품종견 10마리 중 9마리가 보호소를 살아서 나왔지만, 비품종견은 10마리 중 6마리가 보호소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위클리벳 425회에서 ‘2023년 유실·유기동물 분석 리포트’를 자세히 소개해드립니다.

출연 : 문희정 아나운서, 이학범 데일리벳 대표(수의사)

국내 최대 펫박람회 메가주 개막..561개사 참여, 17일까지 이어져

한국펫사료협회(KPFA, 회장 김상덕)가 주최하고 메쎄이상이 주관하는 전국 최대 규모 반려동물 산업 전시회(펫산업박람회)인 ‘2024 메가주 일산(MEGAZOO)(케이펫페어 일산(하))’이 15일(금)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회에는 펫푸드, 용품, 헬스케어, 펫보험 등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업체 561개사가 1,139개 부스 규모로 참여했다.

첫날 참가자는 14,266명으로 작년 전시회(2023 메가주 일산(하)) 보다 1,121명 늘었다.

국내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와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도 특징이다.

이번 MEGAZOO는 최초로 비즈니스 전용 홀을 운영한다. 80여 개의 해외 업체가 참여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존은 한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과 국내 제조사 및 유통업체 간의 협력을 강화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대기업 유통 MD 상담 부스와 비즈니스 라운지를 별도로 조성해 국내외 바이어와 기업 간의 미팅을 주선한다.

MEGAZOO는 현재 글로벌 반려동물전시회인 PET FAIR SE ASIA(동남아), SuperZoo(북미), CIPS(중국) 등 23개의 유관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제적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메쎄이상은 “이러한 네트워크는 참가 기업들에게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제공하며, 한국 반려동물 산업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펫 시장이 매년 약 5%씩 성장하고 있으며, 2032년까지 7,80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며 “당사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지속적인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MEGAZOO를 세계를 연결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동시 개최된 2024 Korea Petfood & Nutrition Forum에서 인사말 중인 한국펫사료협회 김상덕 회장

2024 메가주(케이펫페어) 일산(하) 전시회는 17일(일)까지 일산 킨텍스(KINTEX) 제1전시장 전관에서 이어진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입장 마감 시간은 오후 5시 30분이다.

참가브랜드, 부스배치도 등 자세한 정보는 케이펫페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한국펫사료협회는 내년에 ▲가낳지모 캣페어 Winter(1월 17~19일) ▲케이펫페어 대전(2월 7~9일) ▲케이펫페어 수원 시즌1(2월 21~23일) ▲케이펫페어 세텍(3월 14~16일) ▲케이펫페어 광주(4월 4~6일) ▲케이펫페어 부산(4월 25~27일) ▲메가주 일산(상)(5월 16~18일) ▲케이펫페어 마곡(6월 13~15일) ▲케이펫페어 수원 시즌2(7월 4~6일) ▲가낳지모 캣페어 Summer(7월 11~13일) ▲케이펫페어 서울(8월 14~16일) ▲케이펫페어 대구(8월 29~31일) ▲케이펫페어 수원 시즌3(9월 12~14일) ▲케이펫페어 송도(9월 26~28일) ▲메가주 일산(하)(11월 21~23일) 총 15개의 박람회 개최를 예고했다.

그린벳, 프랑스 프리미엄 반려동물 스킨케어 브랜드 ‘더모센트’ 독점 공급

반려동물 토탈 헬스케어 기업 그린벳(대표: 박순영)이 프랑스 반려동물 스킨케어 브랜드 ‘더모센트(Dermoscent)’를 공식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급 계약으로 그린벳은 더모센트의 전 제품을 국내 시장에 독점적으로 유통하게 된다. 첫 제품 공급 시기는 내년 1월경으로 예상된다.

더모센트는 반려동물의 피부와 모발 건강을 위한 자연성분 기반의 고품질 솔루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수의 부전문의와 스킨케어 전문가가 협력해 반려동물의 다양한 피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제품을 개발해 왔다.

더모센트는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수의사와 반려동물 보호자들로부터 신뢰받고 있으며 각화-지루성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 피부, 알러지나 아토피에 취약한 피부에 사용하는 다양한 형태(스팟온, 샴푸, 폼, 스프레이, 크림 등)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그린벳 박순영 대표는 “Nextmune사의 더모센트 국내 독점 공급 계약 체결을 통해, 효과적이고 믿을 만한 피부 솔루션을 찾는 수의사의 니즈를 충족시킬 만한 제품을 제공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더모센트를 찾는 동물병원은 이제 그린벳을 통해 더욱 손쉽게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으며, 향후 아직 출시되지 않은 더모센트 제품도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린벳은 국내 유수의 제약회사인 GC녹십자가 2020년 12월에 설립한 수의진단검사기관이다. JBP 플라센타 EQ에 이어 더모센트 독점 공급을 통해 동물병원 커머스 사업을 더욱 강화하며, 수의진단검사와 함께 명실공히 Total Animal Healthcare Provider로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되었다.

더모센트 제품은 그린벳이 “JBP 플라센타 EQ” 영양제를 판매하고 있는 미소몰닷컴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제품의 정확한 출시는 그린벳 공식 홈페이지와 카카오톡 채널 등을 통해 알릴 예정이다. 더모센트 제품 관련 문의 및 구매 상담은 각 지역 그린벳 영업사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제주대 수의대 학문 교류의 장 ‘제2회 백록학술제’ 개최

제주대학교 수의과대학 2024년 ‘백록수의학술제’가 8일(금) 제주대 수의대 대강당에서 열렸다. 백록수의학술제는 제주대학교 수의과학연구소가 주최하는 학술제로 올해로 2회째를 맞이했다.

윤영민 학장은 “백록수의학술제는 학내 구성원들 간의 학문적인 교류의 장이자 함께 학술적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백록학술제의 의미를 되새겼다.

기조강연은 내년 2월에 정년퇴임 예정인 제주대학교 수의학과 신태균 해부학교수(사진)가 맡았다. 신태균 교수는 ‘Topics in Jeju Veterinary Research’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신태균 교수는 제주대 수의대 교수로 임용된 시점부터 제주대학교 수의과대학의 역사와 함께한 날들을 회상했다.

신 교수는 제주대학교에, 그리고 제주도에 자신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한다. 그에 따라 제주도 자원개발에 참여하고 제주마, 흑우, 흑돼지 등 재래 가축 자원을 보존 및 기록하는 등의 역할을 했다.

또한, 일본 방문 연구와 스페인 국제교류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느낀 것을 설명하면서 학생들에게 학우들과 함께 공부하는 프렌드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태균 교수는 시상하부의 기능에 관한 후속 연구를 설명하며 퇴임 후에도 계속될 학문적 열정을 나타냈다.

이어서 대학원생들의 구두발표가 있었다.

구두발표는 오전과 오후에 나뉘어 진행됐으며, 오전에는 임상대학원생의 임상 발표, 오후에는 기초 연구 발표가 이어졌다. 임상 발표로는 ‘holter monitoring을 이용한 고양이에서의 paroxysmal AV block’, ‘소형견에서 관해를 위한 Low Dose Dexamethasone Suppression Test(LDDST)와 trilostane 복용의 연관성’, ‘소형견에서 nasal hydropulsion 시술 케이스’ 발표가 진행됐고, 기초 연구 발표로는 ‘병풀, 당근, 브로콜리 추출물의 근위축증 억제 연구’, ‘골든키위 추출물의 간세포 괴사 억제 연구’, ‘monophosphoryl lipid A와 poly I:C 부형제 조합을 이용한 실제 말에서의 말인플루엔자 백신 효과’ 발표가 있었다. 각 발표는 15분 발표, 5분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포스터 발표도 있었다. 포스터 발표는 학부생도 참여할 수 있었으며, 총 24개의 포스터가 전시됐다.

우수 구두발표상은 수의바이러스학 실험실의 이동하 수의사와 수의내과학 실험실의 손수영 수의사가 받았다.

우수 포스터발표상은 수의내과학 실험실의 도유진, 신정윤 수의사와 수의산과학 실험실의 고덕호 수의사, 수의생화학 실험실의 Vuba Le Duy 학생과 수의바이러스학 실험실의 안소연 학생이 수상했다.

다음으로 일산동물의료원 안과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선효 동문(09학번)의 특강이 있었다. 후배들에게 특강을 하기 위해 일산에서부터 먼 걸음을 달려온 김선효 센터장은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안과 케이스들을 풍부하고 생동감 있는 사진과 영상과 함께 소개했다.

아직 임상과목을 배우지 않은 학생들을 배려해 알기 쉬운 설명을 이어갔으며, 복잡하고 어려운 케이스에서 기존의 교과서적인 수술기법을 적절히 변형해 수술한 사례들도 소개했다. 김 센터장은 “안과 수의사는 어떤 수술기법이 최적일까를 계속 고민해야 한다”며 “수술기법을 변형하려면 기존 conventional procedure를 완벽히 알고 각각의 장단점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전에는 정년퇴임을 앞둔 신태균 교수의 지난 30년에 대한 회고적인 특강이 있었다면, 오후에는 신태균 교수의 바톤을 이어받아 앞으로의 30년을 빛낼 젊은 교수의 특강이 있었다. 최근 생명과학 분야의 가장 핫한 트렌드인 single cell RNA sequencing(scRNA-seq) 기법을 이용해 반려견의 종양면역을 연구하고 있는 김명철 진단검사의학 교수(사진)의 강의였다.

김명철 교수는 면역관문억제제와 scRNA-seq에 대해 설명한 뒤, 현재 진행 중인 반려견 종양면역 연구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제주대동물병원에 내원한 반려견에서 종양 유래 면역세포를 채취해 전사체 데이터(transcriptome data)를 구축 중이다. 반려견 면역항암제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 필수적인 연구이며, 사람과 반려견의 비교 종양학(comparative oncology)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명철 교수는 “개는 우리와 같은 환경을 공유하고 암이 자연발생적으로 생기기 때문에 종양 연구에 적합하다”며 “개의 종양 연구는 개뿐만 아니라 사람의 종양에 대한 이해에도 보다 심층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대학교 수의과대학은 앞으로도 매년 백록수의학술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박범조 기자 qkrqjswh@naver.com /최윤서 기자 wendy2249@naver.com

우리..잘 지내고 있는 거 맞니? 고양이와 더욱 친해지는 법

“고양이를 키우시는 많은 분들이 개와 고양이의 성향을 비교하기도 하고, 고양이를 개와 비슷한 반려동물이라고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실은 개와 고양이는 정말 다른 점이 많답니다.” – 패트리샤 다더 박사

(Dr. Patricia Darder: 패트리샤 다더 박사님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반려동물 행동학 전문가로 활동하시는 수의사 선생님이세요)

번역 감수: 호서대학교 동물보건복지학과 박수진 교수 DVM PhD

노래 가사 중에 “곁에 있어도 그립고~” 라는 구절이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살다 보면 곁에 있으면 아무런 말을 안 해도 편안한 사람이 있고,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왠지 불안하고 긴장되는 사람이 있지요.

혹시 여러분들은 고양이와 함께 있을 때 편안하신가요? 아니면 곁에 있는데 뭔지 모르게 불편하고 긴장되시나요?

고양이와 더욱 긴밀한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고양이의 종 특성과 각각의 특성을 파악하고 알아가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고 해요.

그래서 오늘은 여러분들과 함께 고양이와 건강한 관계를 함께 만들어 가는 방법을 살펴볼까 해요.

최근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분들이 많은 만큼, 버려지는 동물들도 많은데요.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는 입양한 첫날부터 10년 이상! 길게는 20년까지도 끝까지 책임을 진다는 마음가짐으로 신중하게 입양해야 할 것 같아요.

고양이를 입양할 때는 고양이의 종 특성을 잘 고려하셔야 해요.

개냥이, 냥멍이라고 하면서 고양이와 개의 행동과 특성과 비교하고 어떤 면에서는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 고양이와 개는 완전히 다른 종이에요!

고양이와 개는 인간과 함께 살아온 모습에 많은 차이점이 있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길들여진 기간”이에요.

개는 지금으로부터 무려 20,000년 이상 전에 우리가 유목민 생활을 하며 사냥, 수렵, 채집 등을 직접 하던 원시인이었을 때부터 인간이 길들이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은 개가 사냥, 경비, 목축 등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깨닫고, 다양한 일들을 함께하기 위해 개를 길들이기 시작했어요.

반면 고양이는 개에 비해서 인간과 함께한 역사가 훨씬 짧아요. 고양이와 인간이 함께한 것은 약 10,000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개와 달리, 고양이는 주로 창고의 곡식에 쥐가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쥐를 잡는 용도”로 사람과 가까워지게 되었지만, 고양이가 항상 사랑받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중세 시대 서양에서는 고양이를 마녀가 키우는 동물이라 하여 미워했었어요(마녀가 검은 고양이로 둔갑했다는 미신도 있어서, 실제로 검은 고양이들이 많이 죽기도 했대요.)

이와 같이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가 고양이를 멀리하기도 했던 시기도 있었어요.

그리고 개와 달리 고양이는 현대에 이르러 인간에 의해 인위적으로 선택된 종이라고 해요.

결국 개와 비교하여, 인간에 의해서 길들여진 시간이 적고 인간과 함께 여러 활동을 한 역사도 짧기에, 조금 더 독립적인 성향으로 남은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네요.

고양이는 대부분 집사와의 애착관계와 유대감을 형성하지만, 자신이 거주하는 영역과도 매우 강한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대부분의 고양이는 본능에 따라서 자기 영역에 대한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어요.

즉, 고양이들은 자신만의 영역을 지키려 하고, 모르는 고양이들이 본인의 영역에 들어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며 경계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나 사람에 대해서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고양이를 키우는 우리 집에 제 친구가 고양이를 데리고 방문한 경우, 방문한 제 친구보다는 우리 집에 새로 온 고양이를 경계하며 크게 신경전을 벌이는 경우가 있답니다.

사람에 대한 사교성의 정도는 개체 차이가 있어요.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먼저 와서 머리를 부비부비하고 체취를 묻히며 친밀한 행동을 보이는 고양이도 있는 반면, 절대 곁을 주지 않고 멀찍이 숨어서 거리를 두고 쳐다보는 고양이도 있어요.

새끼 고양이 시절의 초기 단계에서 사회화가 되어 있지 않으면 사람에 대해 경계심이 높을 수밖에 없어요. 어린 시절에 집사와 건강하게 보내며 사회화 기간을 가진다면 사람에 대해 더 사교적이고 애정 어린 행동을 보이는 고양이로 자라날 수 있게 되어요.

우리 고양이와 건강한 애착 관계를 맺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까요?

고양이의 개성을 존중하세요.

사랑스러운 고양이를 빨리 가서 쓰다듬어 주고 막 예뻐해 주고 만져주고 싶으시죠?

하지만 참으셔야 해요! 사람이 먼저 가서 쓰다듬고 만지는 것을 모든 고양이가 편안하게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세요. 고양이 입장에서 사람은 큰 동물이고 위협적일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먼저 가서 갑자기 만지고 쓰다듬는 행동으로 놀랄 수 있고, 이런 행동으로는 유대감과 신뢰를 쌓기가 어려워질 수 있어요.

개성을 존중하고, 편한 마음으로 기다려 주시는 것이 좋아요.

고양이의 필요와 감정을 이해하세요.

내 생각으로 “밥이 필요할 거야. 장난감이 필요할 거야”라고 생각해서 큰소리로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밥이나 장난감을 가져가면 고양이들은 위협을 느낄 수 있어요.

고양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느낄지 생활하면서 천천히 알아보세요. 일상 속에서 규칙적인 놀이 활동이나 간식주기를 하면서, 고양이가 함께 있고 싶어 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알 수 있어요.

우리 냥이들은 그저 집사가 옆에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도 있고, 집사의 무릎 위에서 조용히 쉬고 싶어 할 수도 있어요.

고양이의 바디 랭귀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갖는 것이 필수적이에요.

싫다는 몸짓을 보내는데도, 내가 필요할 거라 생각하여 강요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고양이가 선택하도록 하세요.

정기적으로 간식주기, 놀이하기로 친해지고, 가볍게 손을 내밀어 코뽀뽀도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면, 이제는 조심스럽게 턱이나 머리를 쓰다듬고, 궁디팡팡도 할 수 있게 되는데요, 절대로 고양이가 원치 않는데 먼저 스킨쉽을 하지 마세요.

자고 있는 고양이를 갑자기 만지거나, 쉬고 있는데 가서 막 안아주고 쓰다듬는 것은 좋지 않아요. 고양이는 스스로 선택하는 것을 좋아하니, 고양이가 주도권을 잡고 애정을 구할 때까지 기다리시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고양이와의 유대관계가 좋다는 것은 항상 많이 쓰다듬게 허용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아요.

때로는 멀찍이서 시크하게 바라보거나, 그대로 그냥 가까이 있을 수도 있어요.

굳이 많이 쓰다듬지 않아도 이야기하고 바라보고 같이 있는 것으로도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어요.

고양이마다 조금 다를 수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턱, 귀, 이마, 머리와 뺨 주변, 목덜미를 만져주는 것을 좋아해요. 꼬리나, 뒷다리, 배는 불편해할 수 있어요.

고양이는 바닥에서 들어 올려 안아주는 것보다 머리를 부드럽게 몇 번 쓰다듬어 주면 더 편안해할 거예요. 고양이는 부드럽고, 짧게, 자주 접촉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요.

생활환경도 점검해 보았나요?

사료와 물그릇은 청결한지, 물그릇은 화장실과 멀리하여 하루에 1~2회 신선한 물로 채워주는지(고양이는 흐르는 물이 신선하다고 생각해요), 빗질을 정기적으로 해 주는지, 화장실이 충분한지, 하루 한 번 배설물을 치워주고 있는지, 모래는 적절한지, 모래를 변경할 때는 스트레스가 적도록 기존 모래에 새 모래를 섞어서 차츰 변경하고 있는지, 집안 여기저기 넘치는 털을 돌돌이로 잘 정리하고 쾌적한 집안 환경을 위해 청소를 잘하고 있는지, 구강건강을 위해 하루 한 번 칫솔질을 해 주는지, 발톱을 다듬을 스크래처는 충분히 있는지, 수직 공간을 위해 캣타워나 선반 등이 있는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놀이 장난감으로 놀아주고 있는지, 안락하게 혼자 들어갈 숨을 집이 있는지, 고양이가 행복하고 최적의 웰빙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모든 공간과 요소를 갖추고 있는지 점검하고 확인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고양이가 편안한 상태가 되었다면, 집사와 더욱 안정적이고 좋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을 거예요.

‘Happy Experts’는 세바코리아가 진행하는 반려동물의 행복지킴이 캠페인입니다. 고양이 시리즈 ‘Happy Cat Experts’와 개 시리즈 ‘Happy Dog Experts’로 구성됩니다.

20여 편에 걸쳐 동물행동 및 복지 전문가, 동물행동의학전문의, 고양이 전문 수의사 등 다양한 전문가가 환경에 따른 반려동물의 행동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세바코리아와 함께하는 Happy Experts 더보기

육상·해양 야생 포유류도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감시한다..현재까진 전건 음성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가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과 함께 11월 14일(목)부터 15일(금)까지 소노문 단양에서 2024년도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추계대회는 최근 포유류 쪽으로 강력히 접근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를 다룬 세션으로 문을 열었다.

송대섭 서울대 교수는 “2020년 유럽에서 시작된 2.3.4.4b 클레이드 H5N1형 고병원성 AI가 세계적인 우세종이 됐다”며 “감염되는 포유류의 범위가 넓어지며 공중보건학적 위협도 커지고 있다”고 지목했다.

초반에는 20여종 정도에 머물렀던 H5N1형 AI 감염 포유류가 계속 늘어나며 55종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해양 포유류의 떼죽음 사례에서는 AI의 포유류 개체간 전파를 시사한다.

지난해 서울에서 두 차례 발생했던 고양이의 H5N1형 AI 감염도 경종을 울린다. 해당 바이러스는 포유류 병원성을 가늠하는 페렛 모델에서 치사율 100%를 보였다. 호흡기뿐만 아니라 체내 여러 장기에 다발성 감염 양상을 보였다.

다만 최근 미국 젖소에서 유행 중인 H5N1형 AI와 해당 바이러스는 유전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송 교수는 “정부가 국내 젖소에서 AI 감염을 예찰하고 있지만 아직 발견된 사례는 없다”면서 “감염실험을 해본 것은 아니지만 국내 AI 발생주가 젖소로 넘어가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송대섭 교수(서울대), 정혜성 연구관(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최민주 교수(국제성모병원)

국내에서도 포유류 AI 감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젖소뿐만 아니라 야생 포유류를 대상으로도 AI 감염 예찰이 진행되고 있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매년 통상적으로 실시하는 야생조류 AI 예찰에 더해 지난해 4월부터 포유류 야생동물에 대한 AI 감염도 감시하기 시작했다.

질병관리원뿐만 아니라 올해 10월 30일까지 육상포유류 258마리, 해양포유류 45마리의 AI 감염 여부를 검사했다. 결과는 전부 음성이었다.

검사는 육식성·잡식성으로 조류 사체를 먹고 AI에 감염될 위험이 있는 너구리, 족제비, 삵, 수달 등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너구리(177)가 가장 많았다. 해양포유류에는 상괭이를 비롯한 돌고래류와 점박이물범이 주를 이뤘다.

시료는 야생조류 예찰과 병행해 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확보하거나 전국 야생동물구조센터,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에서 제공했다.

야생동물질병관리원 정혜성 연구관은 “향후 AI 감염을 감시하는 야생 포유류 종을 늘리고 능동예찰 방식 도입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 AI의 인체감염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이날 해외 AI 인체감염사례를 소개한 국제성모병원 감염내과 최민주 교수는 “인체감염의 잠재력은 충분히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인한 가금피해가 지속되고 있고, 살처분 등으로 AI 대응작업에 노출된 고위험군만 6,373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닭에서의 병원성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고병원성 및 저병원성 AI가 포유류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이지만, 저병원성 AI가 더 위험한 경우가 있다는 점도 함께 지목했다. 중국에서 다수의 인체감염 사례를 일으켰던 H7N9형 저병원성 AI가 대표적이다.

송대섭 교수가 2007년 국내에서 발견한 H3N2형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AI에서 유래했지만, 개에서는 병원성을 보인 반면 닭에서는 별다른 병원성을 보이지 않는 유형이었다.

최민주 교수는 “(AI가) 계절독감과 동시에 감염되면 중증도가 올라갈 수 있는만큼 고위험군에 대한 계절독감 백신접종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쓰리디메디비젼 3D 영상으로 외과 수업 진행하는 건국대 수의대

3D 메디컬 영상 전문기업인 쓰리디메디비젼이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윤헌영 교수와 협력하여 3D 외과 영상을 활용한 혁신적인 수의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업에 활용되는 주제는 “5th ICS로 접근하는- 개흉술&폐흉술”과 “담낭절제술”이다. 해당 영상은 쓰리디메디비젼과 윤헌영 교수가 함께 촬영한 고해상도 3D 외과 영상으로, 2D 영상과 달리 깊이감과 공간적 구조를 세밀하게 표현하여, 평면적인 정보 전달을 넘어 수술 부위의 해부학적 구조와 도구의 움직임, 조직의 반응 등을 더욱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중요한 절개 지점이나 복잡한 수술 절차에서 학생들이 시각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손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수술의 전반적인 과정이 더 선명하고 입체적으로 전달된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수술 절차의 복잡한 디테일을 한층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3D 영상 교육은 건국대학교에 보급된 가상체험 수의학 시스템인 VET-TV를 활용해 진행된다. 학생들은 VET-TV를 통해 수업 내용을 언제든지 반복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는다. VET-TV는 현재 전국 8개 수의과대학교에서 해부학 수업에 이용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에서는 3D정형외과 실습수업에도 활용된다.

쓰리디메디비젼의 김기진 대표는 “대한민국의 수의학 미래를 책임지는 학생을 양성하는 대학교에 우리의 양질의 교육 콘텐츠가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건국대학교의 윤헌영 교수는 “3D 실습 영상을 수업에 활용함으로써 공간적, 시간적 제한을 받지 않고 효율적으로 가르칠 수 있어 수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학생들은 “이론으로 배우는 실습 과목들을 3D 영상으로 학습하니 몰입도가 굉장히 높아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쓰리디메디비젼은 앞으로도 전국 수의과대학교에 양질의 3D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수의학 교육의 혁신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고양이가 아프면 동물병원 가겠다는 생각 자체가 굉장히 호기로운 것”

바이오노트가 고양이에서 흔한 심장병인 비대심근병증(HCM)을 조명하는 웨비나를 11월 14일 아이해듀 플랫폼에서 개최했다.

닥터캣고양이병원 유현진 원장이 ‘고양이 심근병증 진단을 위한 심장 바이오마커의 활용법’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HCM의 진단법과 치료법, 증례를 전반적으로 소개했다.

비대심근병증은 고양이에서 흔한 심근병증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15년 연구에 따르면 겉으로는 무증상인 고양이에서도 이미 15%에서 심근의 비후가 관찰됐다.

비대심근병증의 병기는 A-B1-B2-C-D로 나뉜다. 유현진 원장은 겉으로 증상이 드러나지 않은 B1, B2기의 환묘를 찾아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 원장은 “’우리 고양이가 (겉으로 보기에) 아프면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 자체가 굉장히 호기로운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폐에 물이 차서 숨을 헐떡이거나, 혈전이 생겨 다리를 절뚝거리거나 하는 상태가 되어버리면 이미 심장이상이 많이 진행되어버린 후라는 것이다.

유 원장은 “가능하면 B1단계에서 심근병증 환묘를 발굴해서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고양이와 동물병원 양측에 모두 도움이 된다”면서 “외부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진단이 내려져야 좀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진단기법을 소개하면서는 심장초음파검사와 심장 바이오마커에 주목했다. NT-proBNP와 Tropnin-I(TnI)가 대표적인 바이오마커다.

심벽의 스트레스를 반영하는 NT-proBNP는 심장의 보상작용을 반영한다. 유 원장은 대한심부전학회 심부전 진료지침을 인용하며 사람의 심부전에서도 의심 환자의 초기 검사로 BNP 혹은 NT-proBNP를 지시하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이 마커의 정량적 측정이 심부전의 중등도 평가와 예후 예측에 유용하다는 점, 치료약물의 용량변경을 위해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TnI는 심근의 손상을 나타낸다. 좌심실의 심근이 두꺼워지면서 혈류공급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심근세포가 괴사되며 TnI 방출량이 늘어난다. 이렇게 파괴된 심근이 섬유화되며 뻣뻣하고 탄력이 없는 상태로 변화해간다.

유 원장은 “동물진료에서 바이오마커를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는 한국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만큼 현장(in-house) 검사와 관련 연구개발이 굉장히 활발하다. 정량적인 지표까지 현장에서 바로 알아내길 원한다”고 말했다.

증례에서는 심근병증 진행에 따른 두 마커의 수치변화나 심장초음파와 연관된 해석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고양이 심장마커 Vcheck Feline NT-proBNP와 Vcheck Feline TnI는 바이오노트社의 형광면역분석장비인 Vcheck에서 측정할 수 있다. 제품 구입 관련 사항은 공식 판매 대리점인 ㈜바이오라인 또는 ㈜프로챌코리아에 문의할 수 있다.

‘촬영시간 단축·영상품질 개선’ 우리엔 동물 CT ‘MyVet CT Plus’ 출시

동물용 영상 장비 및 솔루션 전문 기업 ‘우리엔(대표 고석빈)’이 ‘MyVet CT Plus(마이벳씨티플러스)’를 출시한다. 2018년 선보인 세계 최초 동물용 Spiral CT ‘MyVet CT i3D’의 최신 모델이다.

MyVet CT Plus는 촬영 시간은 줄이면서 영상 품질은 높였다. 전작과 비교해 최소 45%에서 최대 80%까지 촬영 시간을 단축했다. 반면, 촬영 영상은 Spiral 구조를 차용해 MDCT 수준의 선명한 품질을 제공한다. 최소한의 마취로 짧은 촬영 시간 내 선명하게 촬영해, 반려동물의 CT 촬영 부담을 낮췄다. 초소형 반려동물인 도마뱀부터 리트리버 같은 대형 반려동물까지 촬영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도 장기, 혈관, 근육 등에 있는 종양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CT 촬영이 필수다. MyVet CT Plus는 촬영 영상을 고화질로 빠르게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수의사가 검사 결과를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스캔 및 재구성 시간을 단축했다.

우리엔 ‘MyVet CT Plus’로 대형견 오브차카를 촬영하는 모습

우리엔은 온라인 영상 전문 판독 서비스인 ‘우리케어’도 서비스 중이다. 우리케어는 국내 최초 수의영상 원격판독자문 서비스다.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웹으로 간편하게 대학동물병원 수의진단영상의학과로부터 영상 판독 조언을 받을 수 있다. 우리케어가 판독한 영상은 ‘MyVet CT i3D’만 따져도 2,200건이 넘는다.

우리엔은 이번 신제품으로 대형견이 많은 미국과 해외 시장을 노린다. 미국을 시작으로 남미, 유럽, 아시아 등으로 판매 지역을 넓혀 간다. 세계적인 동물용 의료 장비 유통사, 유럽 수의치과 의료기기 기업 등과 유통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안정적인 해외 판로를 확보했다. 북미 지역은 우리엔 미국 법인 마이벳 이미징(MyVet Imaging Inc.)이 맡는다.

우리엔은 글로벌 유통사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 동물병원 전자차트 분야 1위를 넘어 VET Imaging 분야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노린다.

(주)우리엔 고석빈 대표는 “반려동물의 수명은 길어야 20년으로 사람에게 1년이 동물에게는 7년과 같다”며 “말 못 하는 반려동물이 더 나은 진료를 받아 반려인과 함께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우리엔이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물병원용 전자차트, 영상 장비 외에도 반려동물이 더 나은 진료를 받고 건강하게 함께 살 수 있게 돕는 솔루션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라고 덧붙였다.

동물복지국회포럼, 동물복지계획 간담회·최재천 교수 초청 특강 개최

국회의원연구단체 동물복지국회포럼(공동대표 박홍근·이헌승·한정애)이 13일(수) 국회의원회관에서 간담회와 특별강연을 연이어 개최했다.

12시부터 진행된 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 간담회는 현재 정부가 마련 중인 제3차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2025~2029)의 내용을 점검하고 의견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홍근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는 “5년 단위로 수립되는 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이 마련 중”이라며 “포럼 자문위원들께서 종합계획에 반영했으면 하는 내용을 제시할 수 있도록 간담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임영조 농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장이 제3차 동물복지종합계획의 큰 틀을 소개하고, 동물복지국회포럼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농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는 이날 나온 의견을 참고하고, 정책협의회를 개최한 뒤 최종 계획을 내년 1월경 발표할 예정이다.

최재천 생명다양성재단 대표(이화여대 석좌교수)

간담회 이후에는 특별 강연이 진행됐다.

생명다양성재단 대표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초대 국립생태원장)가 연자로 초청되어 ‘공생과 생태적 전환-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최재천 교수는 제돌이 방류에 참여했던 일화를 시작으로 다양한 동물 종의 행동 특성과 인간이 자연생태계와 동물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해 설명했다.

이날 행사를 마무리한 동물복지국회포럼은 앞으로 제6회 동물복지대상 심사, 동물복지대상 시상식 등의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동물복지국회포럼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 국회 우수연구단체에 선정될 정도로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3명의 공동대표와 이학영·주호영 국회부의장,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28명의 현역 의원(22대 국회)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동물복지국회포럼은 이날 이혜원 경복대 교수, 조윤주 한국동물보호의학연구원 대표(VIP동물의료센터 기업부설연구소장), 김복희 KDS 대표, 박운선 행강 대표,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 등을 자문위원으로 신규 위촉했다.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문 골프대회 개최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문 골프대회가 6일(수) 경기도 파주 스마트KU골프파빌리온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건국대 수의대 동문회(제21대 회장 전학진)가 주최한 제1회 건국대 수의대 동문 골프대회로,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동문들의 친선도모 및 교류를 위해 마련됐다.

대회에는 건국대 수의대 동문들과 최양규 학장, 윤헌영 동물병원장 등 모교 교수진이 참여했다. 82학번 곽중건 동문(전 서울시수의사회장)을 필두로 2007학번 동문까지 총 48명이 참가했다.

신페리오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대회의 우승은 하현제 동문(92학번)이 차지했으며, 최저타 우승은 김용휘 동문(2001학번)이 수상했다.

건국대 수의대 동문회 전학진 회장은 “25년을 아우르는 동문들이 한자리에 모여 마음을 모으고, 건국대학교 수의학과뿐 아니라 수의계의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과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견을 모으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美사상충학회 “실내에서 키우는 고양이도 1년 내내 예방하고, 감염 검사 해야”

미국심장사상충학회(AHS, American Heartworm Society)가 고양이 심장사상충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AHS는 “고양이도 개와 마찬가지로 1년 12개월 내내 꾸준히 심장사상충 예방을 하고, 매년 감염 검사도 해야 한다”고 강력히 권장했다.

11월 8일에 업데이트된 AHS 고양이 심장사상충 가이드라인은 심장사상충의 역학, 고양이 심장사상충의 특징, 예방, 진단, 치료 방법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AHS에 따르면, 고양이 심장사상충 감염은 개보다 과소평가 되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모든 고양이는 심장사상충에 감염될 수 있는 숙주다. 하지만, 개보다 심장사상충 감염에 강하다. 감염되는 경우가 개보다 적고, 감염되더라도 보통 수십 마리의 성충이 존재하는 개와 달리 성충이 6마리 미만인 경우가 많다(일반적으로 1~2마리). 또한, 고양이에 감염된 심장사상충의 평균 수명은 2~4년으로 개(평균 5~7년)보다 짧고, 개와 달리 혈액에서 미세사상충(microfilariae)도 잘 발견되지 않는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3기 심장사상충 유충(L3)을 개에게 주입했을 때 거의 100%의 개가 감염되고, 평균 60마리 정도의 성충이 발견됐다(Blagburn et al., 2011). 반면, 117마리 고양이에게 주입했을 때는 22.6%는 감염이 없었고, 26.0%는 단 한 마리 성충만 존재했다. 2마리 이상의 심장사상충 성충을 가진 고양이는 51.4%였으며, 평균 성충 수는 5.6 마리였다(McTier et al, 2019; McCall & McTier, 2020).

하지만, 고양이가 개보다 심장사상충에 덜 감염되고, 성충 숫자도 적다고 하더라도 절대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AHS는 “심장사상충 감염에 의해 고양이 심장사상충질환(FHWD, Feline Heartworm Disease)/심장사상충 관련 호흡기질환(HARD, Heartworm Associated Respiratory Disease)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고양이는 심장사상충의 수가 적어도 고양이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 한 마리의 심장사상충 성충 감염만으로도 고양이는 폐의 염증, 혈전색전증, 급성 폐손상이 발생할 수 있고, 심지어 고양이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AHS는 또한 “고양이가 개보다 임상증상을 덜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고, 개보다 진단에 한계가 있을뿐 아니라 감염 확인 없이 사망하는 경우도 많다”며 고양이의 심장사상충 유병률이 실제보다 과소평가되어 있을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개와 고양이의 심장사상충 생활사(@AHS)

AHS는 개와 마찬가지로 고양이도 1년 12개월 내내 심장사상충 예방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심장사상충 양성 개가 있는 지역이나 야외 활동을 하는 고양이가 더 위험하지만, 모기가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실내에서만 양육하는 반려묘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심장사상충 진단을 받은 고양이의 25%가 집안에서 생활하는 고양이(indoor cats)이었다(Atkins et al., 2000).

AHS에 따르면, 기후위기, 도심지 확대 등으로 모기의 활동 반경 넓어지고, 활동 기간이 길어지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모기 종은 성충으로 겨울을 나기도 한다. “심장사상충 전파 가능성이 겨울에는 감소하지만, 전파 위험성이 결코 0%가 되지는 않는다. 겨울에는 모기가 활동하지 않을 테니 심장사상충 예방을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는 게 AHS의 설명이다.

심장사상충 예방약은 승인받은 성분의 약을 이용하라고 권장했다. 의약품별로 투약 방법과 투약 기간이 다르므로 정확한 투약 경로와 간격을 잘 인지하여 준수해야 한다.

미국심장사상충학회(AHS)는 고양이도 개와 마찬가지로 1년 12개월 내내 심장사상충 예방을 하고, 1년에 한 번 감염 검사를 할 것을 권장한다.

반려견의 경우, 1년 12개월 내내 예방하면서 동시에 1년에 한 번 심장사상충 성충 감염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졌다. 투약 과정에서 실수로 투약량이 부족하거나 투약 간격이 지켜지지 않을 수 있고, 예방약에 내성을 보이는 사상충도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방약은 성충을 죽일 수 없기 때문에 예방약 투여를 중단했다가 재개할 때도 성충 감염 검사가 필수다.

고양이도 개와 마찬가지로 1년 12개월 내내 예방하면서 동시에 1년에 한 번 심장사상충 성충 감염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를 잘 모르는 보호자가 여전히 많다.

AHS는 “고양이도 개와 마찬가지로 매년 심장사상충 감염 검사를 할 것”을 강력히 권장했다. AHS는 “개보다 진단이 어려운 고양이의 특성을 고려할 때, 심장사상충 감염이 간과되기 쉽다. 그래서, 더욱 심장사상충 검사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양이 심장사상충 진단 방법(@AHS)

다만, 검사 방법은 개와 차이가 있다.

개는 주로 항원 키트 검사로 심장사상충 성충 감염 여부를 확인하지만, 고양이는 항원 키트 검사만으로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

개는 항원 검사가 심장사상충을 진단하는 ‘골드스탠다드’ 방법이다. 반면, 고양이는 심장사상충 성충 감염 숫자가 적고 무엇보다 암컷 없이 수컷만 감염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항원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성충 감염이 없다고 확진할 수 없다.

AHS는 고양이 심장사상충 감염 진단을 위해 항원 검사와 함께 항체 검사, 흉부 방사선검사, 심장초음파 검사를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한편, 미국심장사상충학회(AHS)의 최신 고양이 심장사상충 가이드라인은 AHS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반려견용 경구 항암제 팔라디아 공급 원활해지나’ 일선 동물병원 무환수입 지원

대표적인 반려견 경구용 항암제인 팔라디아의 국내 공급이 원활해진다.

대한수의사회 수의사장터가 일본 공급처를 확보해 개별 동물병원장의 수입신고 절차를 지원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에도 반려동물 항암 치료 수요가 늘어난만큼 일선 동물병원이 필요한 약을 적시에 공급받을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팔라디아의 주성분인 토세라닙(toceranib)은 타이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TKI)로 종양으로의 혈액공급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2009년 미국 FDA로부터 개의 비만세포종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경구제인 팔라디아는 취급·투약이 상대적으로 쉬운데다 비만세포종 외에 다른 종양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보고가 이어지며 전세계 수의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항암제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국내 사정은 조금 다르다. 팔라디아가 정식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팔라디아가 처음 출시됐던 때와 달리 근래에는 몇몇 대형 동물병원과 대학 부속 동물병원들이 ‘암센터’를 내세울 정도로 국내에서도 반려동물 항암치료 저변이 넓어졌다. 수의종양의학연구회도 큰 관심을 받는 학술단체로 자리잡았다. 그만큼 항암제 수요도 높아졌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이 약은 우리나라에는 안 들어와 있어요’로 끝나지 않는다. 반려견 환자의 생명이 달린 항암이다. 치료에 적극적인 보호자와 동물병원은 어떻게든 구한다. 항암을 적극적으로 하는 동물병원에서는 팔라디아 구하기가 큰 숙제다.

국내에 들어와 있지 않은 동물용의약품도 진료 목적으로 대한수의사회장 추천서를 받아 사용계획을 검역본부에 신고하면 들여올 수 있다. 이른바 ‘무환수입’이다.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연 30건 이상의 팔라디아 수입 추천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개별 동물병원이 해외의 의약품 유통경로에 접근하기는 것은 쉽지 않다. 여의치 않은 동물병원은 음성적인 유통 경로에 기댄다.

수의사 면허자임을 증빙하고 처방전을 보내면 약을 온라인으로 배송하는 해외사이트에서 직구를 시도하기도 하고, 해외 학회에 참가하면서 인맥으로 구해오기도 한다. 이른바 ‘보따리상’이 비정기적으로 나타나면 사재기식으로 한꺼번에 구입해두기도 한다.

서울에서 항암치료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A동물병원장은 “수의사가 반려동물 암환자를 치료하려다 범법자가 될 판”이라며 아쉬워했다.

나름 고가의 약물이다 보니 음성적으로 들여오다 배송사고라도 터지면 큰 타격이 있지만, 어디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다.

재고관리도 문제다. 격일로 꾸준히 먹여야 하는 팔라디아의 경우 지속적인 공급이 필수적인데, 언제 내성이 생길지 가늠하기 어렵다 보니 사용량을 예측하기 어렵다. 병원이 원할 때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는 것은 더 어렵다.

A원장은 “토세라닙이 잘 듣는 암환자라면 꾸준히 먹어야 하는 약이다 보니, 수급이 중간에 끊기기라도 하면 매우 곤란하다. 갑자기 약이 부족해 친한 동물병원에 연락을 돌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라며 “원래 먹던 환자에게 줄 약도 빠듯할 상황에 닥치면, 토세라닙이 반드시 필요한 환자가 새로 와도 처방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정식으로 허가받지 않은 약인데 국내 수요가 높다 보니 ‘우리 병원에는 있다’는 식으로 홍보전까지 벌어지며,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

대한수의사회 수의사장터는 국내 수의사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팔라디아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마련했다. 개별 동물병원장이 해외에서 판로를 뚫기 어렵고, 행정업무도 부담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수의사장터는 1년이 넘는 판매처 물색을 거쳐 일본의 동물용의약품 공급처를 섭외했다. 팔라디아가 필요한 동물병원이 대한수의사회장 추천서와 수입신고서 등 서류를 준비하고 부가세·관세 등의 비용을 정식으로 지불하여 들여올 수 있도록 행정업무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정식 절차를 거친 약은 일본으로부터 신청한 동물병원으로 직배송된다. 신청 후 약품을 받기까지 열흘에서 2주 가량이 소요된다.

여러 절차를 거치다 보니 해외 현지로 가서 구하거나 음성적으로 구매하는 비용보다는 비싸졌지만 원장들은 ‘배송사고 없이 안정적으로 팔라디아를 공급받을 수 있다면 부담할만한 정도’라고 평했다.

암치료를 활발히 하고 있는 B동물병원장은 “유럽에서 직구하거나 현지에서 구하는 가격보다 비싸긴 하다”면서도 “관세나 배송사고로 약을 받지 못하게 되는 기회비용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선택할만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장의 수요가 높다 보니 수의사장터가 10월 지원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부터 신청이 몰렸다. A원장은 “(팔라디아가) 확보하기 어려운 약이다 보니 사용량이 많은 동물병원에서는 가능할 때 최대한 사두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효철 대한수의사회 신사업추진단장은 “처음에 갑자기 신청이 몰려 업무 지원에 애를 먹었지만 이제는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며 “팔라디아는 진료 현장에서 정말 필요한 약이다. (일선 원장들로부터) 공급을 도와주어 고맙다는 반응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용으로 출시된 주요 항암제는 아직 국내에서 허가 받지 않은 상태다 (사진 : 각 제약사 홈페이지)

덕분에 구하기가 수월해졌지만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팔라디아가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아 정식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직구를 하든, 보따리상에게 사든, 수의사장터 지원을 받든 해외 동물병원이 현지에서 정식으로 허가된 약품을 구비하는 것에 비해 훨씬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 최소 1.5~2배 이상의 가격을 들여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재고관리 부담도 더해진다. 그만큼 보호자가 내야 할 치료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해외에서는 쓰인 지 오래된 약이라지만, 국내에서는 정식으로 허가 받지 않은 약물이다 보니 부작용 모니터링 등 품질관리체계에 편입되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팔라디아만큼 수요가 크진 않지만 림프종 치료제 타노비아(엘랑코)나 흑색종 백신 온셉트(베링거) 등 다른 동물용 항암제도 정식 공급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검역본부는 현재 준비 중인 동물용의약품 관리제도 개선안 중 하나로 희귀동물용의약품(희귀약)에 대한 조건부 품목허가를 검토하고 있다.

희귀약의 경우 일단 조건부허가로 먼저 시판을 허가한 후 정해진 기한 안에 임상3상시험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희귀약으로 항암제를 지목하면서다.

B원장은 “(팔라디아는) 계속 꾸준히 먹어야 하는 약이라 수급이 중간에 끊기면 매우 곤란해진다”면서 “동물용 항암제도 양성적인 공급경로가 반드시 필요하다. 일선 병원이 쓸 수 있도록 나라에서 적절히 인허가를 해주면 제일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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