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물원수족관수의사회(회장 김규태)가 동물원·수족관을 벗어나 시골의 동물들을 위한 수의료 봉사에 나섰다.
11월 3일(일) 청주시 문의면 묘암리에서 진행된 ‘지역 들고양이 및 들개 중성화 의료봉사’에는 한국동물원수족관수의사회 회원 7명을 비롯해 청주시수의사회(2), 충북도청(2) 등 수의사 11명이 나섰다. 충북대 수의대생 9명과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 소속 수의대생 5명,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와 KBS 취재진이 참여했다.
이범석 청주시장도 직접 현장을 방문해 봉사단을 격려했다.
이날 봉사는 들고양이수술1팀, 들고양이수술2팀, 들개수술팀, 환경정비팀의 4개조로 진행됐다.
수술팀은 들개 5마리와 고양이 16마리를 대상으로 마취전 검사를 거쳐 중성화수술을 실시했다. 환경정비팀은 동물들의 집과 목줄을 교체하며 겨울 대비를 도왔다. 지역 어르신들이 기르는 반려동물에 대한 건강검진도 진행했다.
한국동물원수족관수의사회는 올해 1월 동물원 및 수족관의 동물진료 발전과 회원 상호 교류를 위해 창립됐다. 학술교류는 물론 사회 공헌을 위한 동물의료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청주동물원 김정호 수의사가 단장을 맡은 한국동물원수족관수의사회 의료봉사단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사설 동물원의 동물들을 대상으로도 봉사를 벌이는 한편 이번에는 지역으로까지 봉사 범위를 확대했다.
봉사에 참여한 이혜수 학생(본1)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겼음에도 마지막까지 모든 동물을 진료하고 수술해주신 선배 수의사들의 모습을 보며 저도 훗날에 의료 봉사를 이어갈 수 있는 수의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현수 학생(예2)도 “수의사의 손길이 닿기 쉽지 않은 외곽 지역에서 어르신들의 소중한 반려동물을 도울 수 있어서 큰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정호 단장은 “시골마을의 실외에서 지내는 개와 고양이의 번식을 제한해 야생동물의 피해를 줄이려 이번 봉사를 기획했다”면서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하는 유기동물 감소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신 자체는 괜찮은데 접종이 군데군데 비어 있었다. 지난해 긴급백신과 올해 4월 고위험군 일제접종에서 임신 말기 어미소, 4개월령 이하 송아지는 예외로 분류했는데 이들이 감염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럼피스킨 백신을 계속해야 할 지도 문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연말까지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고 민관 협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럼피스킨 양성축 10마리 중 9마리는 송아지이거나 가임연령 암소
백신 예외가 주요 허점
11월 6일(수)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축방역 선진화 국회세미나에서 발제에 나선 최정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위험도 분석에 기반한 백신적용으로 지난해에 비해 발생건수는 줄었다(10월 29일 기준 107건→17건)”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아쉽다”고 말했다. 백신접종 현장에서 일부 문제가 있어 발생건수를 더 줄이지 못했다는 얘기다.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소 396만두 중 298만두가 럼피스킨 백신 추가접종을 받았다. 4월에는 위험도 분석을 거쳐 선별한 고위험지역 40개 시군의 122만두를 접종한데 이어 7월 접경지역인 인제·화천(2만두), 8~9월 럼피스킨 발생·인접 지역(26만두), 9~10월 기발생지역 인근(148만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송아지나 어미소 일부를 예외로 두거나, 부작용을 우려한 일부 농가가 접종을 기피했다. 그렇게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개체에서 주로 발생했다.
방역당국이 올해 1~14차 발생농장의 럼피스킨 양성축 118두를 조사한 결과 63두(53%)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양성축의 대부분이 10개월령 이하의 송아지(36%)나 가임연령의 암소(57%)에 해당했다.
김정주 농식품부 구제역방역과장은 “(백신 유예개체도) 송아지가 5개월령이 되면 접종하고, 임신 말기였던 어미소도 출산한 후에 접종해야 하는데, (이들이) 적기에 백신을 받지 못한 부분이 큰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다만 백신 자체의 방어효과는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발생농장에서도 항원 양성으로 선별적 살처분된 개체의 비율은 낮다는 것이다.
검역본부가 지난달 열린 대한수의학회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차 발생농장에서 항원 양성을 보인 개체의 비율은 평균 11%에 그쳤다. 나머지 동거축들은 럼피스킨 바이러스에 노출됐는데도 방어한 셈이다. 이들이 살처분 4주후에 진행되는 추가검사에서 양성으로 전환된 사례도 없었다.
정광섭 충남도의원(태안2·국민의힘)이 5일(화) 충청남도의회 제356회 정례회 1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충남도 수의직 처우개선을 위한 네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정광섭 도의원은 “최근 수의직 공무원을 확보하는 게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며 “충남의 경우 2014년 1.5대 1의 응시경쟁률을 보이던 것이 2022년에는 30명 모집에 3명만이 응시하는 등 수의직 공무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했다.
가축 방역과 가축 질병 예방 업무를 담당하는 수의직 공무원은 반드시 ‘수의사 면허증’이 있어야 응시할 수 있다. 현재 충남도의 첫 채용 급수는 7급이다.
정 의원은 “올해 10월 기준, 충남도 시군별 수의사 수를 보면 동물병원 임상수의사가 413명, 수의직 공무원이 156명으로 임상수의사가 수의직 공무원보다 265%나 많다”며 “반려동물 인기로 임상수의사 직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4~2022년 수의사 연평균 소득은 매년 12.6%씩 오르며 2022년에는 연 8,200여만 원으로 소득액이 크게 증가한 반면, 수의직 공무원 7급 1년차 연봉은 3,400여만 원에 불과하다”며 “연중 비상근무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전염병을 관리하고 동물복지 향상‧식품안전관리 등의 업무를 처리하는 수의직 공무원을 누가 하려 들겠나”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인력 부족으로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리는 수의직 공무원 확충을 위해 ▲7급이 아닌 6급으로 상향 채용할 것 ▲5급 이상의 상위직급에 대한 승진기회 확대를 위해 4급 기관인 동물위생시험소를 3급으로 승격시킬 것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예산지원을 확대하고 첨단 방역장비를 도입할 것 ▲의료업무등의 수당 등 형평에 맞게 수당액을 상향할 것까지 총 4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정광섭 의원은 “최근 적은 월급과 경직된 공직문화로 MZ세대 신규 공무원들의 퇴사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공무원 운영 방식도 시대에 맞는, 시대를 앞서가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원특별자치도가 올해 8월 전국 광역지자체 최초로 수의직 신규 공무원을 7급이 아닌 6급으로 모집했는데, 18명 모집에 17명이 지원하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참고로, 지난해 강원도 수의7급 공무원 임용률은 단 4%였다(50명 공고, 2명 임용).
경기도수의사회 동물복지위원회 동물사랑봉사단(단장 한병진)이 3일(일) 용인시동물보호협회 보호소(용인 티어하임)에서 올해 마지막 동물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날 봉사활동에는 이성식 회장과 한병진 봉사단장을 비롯한 경기도수의사회 회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특히 용인수의사회(회장 윤상근)에서 많은 회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보호 동물을 대상으로 중성화수술, 종합백신·켄넬코프백신·인플루엔자백신·광견병백신 예방접종 봉사를 진행했다.
이번 봉사활동은 용인시동물보호협회(용보협)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지자체 동물보호센터에서 잘 입양되지 않는 개체들과 눈을 다친 실외견을 데려온 용보협이 이들의 중성화수술을 경기도수의사회에 요청한 것이다.
이성식 경기도수의사회장은 “내년에도 꾸준히 동물의료봉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013년 9월 ‘생명과 생명이 만나는 곳’을 모토로 창립한 경기도수의사회 동물복지위원회 동물사랑봉사단은 사설 유기동물보호소(민간동물보호시설) 의료지원 등 동물복지를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23년 제5회 동물복지대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국회의장상)을 받았다.
양형위원회(위원장 이상원)는 1일(금) 제135차 전체회의를 열고 동물보호법위반범죄 양형기준 설정안(권고 형량범위, 형종 선택의 기준, 양형인자, 집행유예 기준)을 심의하여 양형기준안을 새롭게 마련했다.
제9기 양형위원회는 2년의 임기 동안 하반기(2024. 4. 27.~2025. 4. 26.) 수행 과업으로 동물학대범죄 양형기준 설정을 의결하고 그동안 여러 차례 회의를 해왔다.
이날 마련된 동물학대 양형기준에 따르면, 동물을 죽이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징역 4월~1년 또는 벌금 300~1200만원의 형량이 권고된다. 감경하면 징역 8월 이하 또는 벌금 100~700만원, 가중하면 징역 8월~2년 또는 벌금 500~2000만원이 권고된다.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징역 2~10월 또는 벌금 100~1000만원의 형량이 권고되고, 감경하면 징역 6월 이하 또는 벌금 500만원 이하, 가중하면 징역 4월~1년 6월 또는 벌금 300~1500만원이 권고된다.
참고로, 동물보호법에 따라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죽이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동물학대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력해지고, 솜방망이 처벌이 줄어들 것”
특별조정 거치면 법정 최고형(징역 3년)까지 가중
‘양형기준’은 법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형량 차이가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범죄 유형별로 지켜야 할 형량 범위를 대법원이 정해 두는 것을 뜻한다. 그동안 동물학대범죄의 처벌이 약하고 대부분 불기소, 벌금형에 그치자 ‘동물학대 범죄의 양형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반면, 양형기준 설정으로 처벌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었다. 지난해 5월 양평 대규모 개학살 사건 피의자에게 징역 3년의 동물보호법 법정최고형이 선고되는 등 동물학대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조금씩 나오는 분위기에서 양형기준이 오히려 판사의 선고를 약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우려였다.
실제 이날 공개된 권고 형량범위안도 법정 최고형보다 낮은 형량을 권고하고 있다(가중 시 각각 최대 징역 2년, 최대 징역 1년6월의 형량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특별조정을 거치면 형량범위 상한이 법정 최고형까지 가중된다.
특별조정된 가중영역이란 특별가중인자가 특별감경인자보다 2개 이상 많을 때 양형기준에서 권고하는 형량범위 상한을 1/2까지 가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2가지 유형 모두 특별조정을 거치면 동물학대범죄 법정 최고형까지 형량 범위가 높아진다(동물을 죽이면 징역 3년,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면 징역 2년).
특별가중인자 및 집행유예 부정적 주요참작사유에는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동물을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 ‘비난할 만한 범행동기’, ‘잔혹한 범행수법’, ‘중한 상해’ 등이 포함됐다.
특별감경인자 및 집행유예 긍정적 주요참작사유에는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 ‘참작할 만한 범행동기’, ‘경미한 고통 또는 경미한 상해’ 등이 포함됐으며, 일반감경인자 및 집행유예 긍정적 일반참작사유에는 ‘상당한 피해 회복’, ‘형사처벌 전력 없음’, ‘진지한 반성’ 등이 설정됐다.
심신미약도 감경요소 중 하나다.
양형위원회는 “동물보호법 위반 범죄의 법정형, 그와 법정형이 동일한 다른 범죄들의 권고 형량범위, 양형실무, 동물복지와 동물의 생명권 등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권고 형량범위를 설정했다”며 “각 유형 모두 권고 형량범위의 특별조정을 거칠 경우 형량범위의 상한이 법정 최고형까지 가중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마련된 동물학대 양형기준안은 내년 1월 양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된 뒤, 공청회, 관계기관 의견조회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권고 형량범위가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살면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 그 길을 먼저 경험해본 사람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고는 합니다. 누군가가 먼저 걸어간 발자취는 다른 누군가의 앞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줍니다.
데일리벳 학생기자단 11기는 선배가 후배에게 자신이 걸어온 길을 진솔하게 전달할 수 있는 [벳스토리: OOO이 되기까지]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벳스토리 프로젝트에서 11기 학생기자단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13번째 주인공은 수의치과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권대현 수의사(사진)입니다. 반려동물의 구강 건강을 지키고 치과 질병을 예방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수의치과학 저변이 넓어지기 훨씬 전인 17여년전부터 수의치과학의 매력을 느껴 열정을 갖고 공부해 온 권대현 동물치과병원 메이 원장을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만났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동물치과병원 메이 원장을 맡고 있는 권대현입니다. 현재 한국수의치과협회 기획 및 교육이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의사가 되어 소동물 임상을 시작한 지 어언 24년이 되었는데요, 수의치과학을 공부하면서 치과에 중점을 두고 진료를 본 지는 18년차가 됐습니다.
지금도 한국수의치과협회 저널클럽을 통해 수의치과학 논문들을 정기적으로 공부하면서, 전남대 수의외과학 교실에서 수의치과·구강외과 전공으로 박사학위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수의치과협회 정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고요.
수의치과학 분야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05년도에 Royal Veterinary College의 홈페이지에서 처음으로 수의치과학을 접했어요.
주사마취만으로 빠르게 스케일링 정도만 진행하던 시절의 수의사에게, 구강 방사선 촬영을 하고 수술로 치아를 발치하고 치주치료를 한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으로 다가왔죠. 수의대에서 수의치과에 대한 내용을 전혀 접해보지 못한 채 졸업하던 시절이기도 합니다.
원래는 동물병원메이로 운영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치과진료도 일반동물병원에서 치과를 분과해서 같이하는 경우도 있는데, 왜 동물치과병원메이로 바꿔서 수의치과를 전문적으로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수의치과학을 접하고 공부할 때부터 언젠가는 동물치과병원만 운영하고 싶었습니다.
임상을 처음 시작하고 약 5년 정도는 일반적인 임상수의사로서 여러 진료를 했는데요, 친구와 동업한 동물병원을 홍대 인근에 차리면서부터는 치과 쪽에 좀 더 포커스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치과 자체에 중점을 둔 병원을 만들고 싶어서 동물병원 메이를 했어요. 처음에 치과진료와 일반진료의 비중이 5:5였다면, 해마다 그 비율이 바뀌면서 10년쯤 되니 8:2에서 9:1 정도 수준에 이르렀죠.
수의치과학 책을 열어본 그 때부터 17년 정도 지나니 ‘동물치과병원’이라는 간판을 거는데 고객과 다른 동료 수의사들한테 부끄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동물치과병원 메이’가 된 것이죠. 여기까지 오는데 20년정도 걸렸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게 열정적으로 긴 시간 수의치과학에 노력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도 많을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있죠. 2007년 치주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아 연대 치대 100여분 교수님들께 메일을 보냈 적이 있었어요. 당시 치주과 주임 교수님이셨던 김종관 교수님의 배려로 연대 치주과를 이틀간 참관할 수 있었죠.
하지만 사람의 치과학으로 동물의 치과학에 대해 아는 것에 한계를 느꼈습니다. 제대로 된 수의치과학을 공부해보고 싶게 만든 결정적 터닝포인트였죠.
열정 가득했던 3,40대를 보냈어요. 2011년 제주도에서 열렸던 세계소동물수의사대회(WSAVA 2011)에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수의치과학의 권위자들을 초청했는데요, 그분들께 저를 소개하기 위해 교정 관련 포스터를 발표하고, 강의시간에 편지를 써서 포스터의 위치를 알리기까지 했어요. 그렇게 제가 발표했던 포스터 앞에서 그 분들을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죠.
2015년에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열렸던 대학연합(UC Davis, Cornell, U Penn) WVC 수의구강외과 심화과정에 참석했는데요. 새벽에 인천공항으로 가다가 큰 사고를 당했지만 CT만 촬영하고 응급실에서 저녁 비행기를 급하게 다시 예약해서 24시간 만에 플로리다 올랜도에 도착해서 결국 과정을 수료했죠. 정말 수의치과학에 미쳐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과 동물의 치과학을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치과 진료를 하면서 중점을 두는 부분도 궁금합니다.
수의치과학이 사람의 치과학으로부터 출발한 학문은 맞습니다. 하지만 사람과 동물은 해부학적 구조, 생활환경·패턴, 음식이 다르고, 무엇보다 스스로 관리가 힘들며 마취없이는 진단과 치료가 불가하다는 큰 차이점을 가지고 있어요. 완전히 다르죠.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수의치과학은 이미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구강 내 문제를 예방, 진단, 치료하는 독립적인 학문으로 오랫동안 발전해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사람의 치과학과는 분명히 다른 학문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치과수의사로 일하며 치료할 대상인 치아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환자의 입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치아인지 생각하고, 치료를 통해 환자에게 가장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방향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또한 잦은 마취를 피하고 가장 편안하고 아프지 않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 병원에서는 양치질 교육과 유지관리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죠.
치과전문 수의사라는 진로를 선택하기에 영향을 준 선배나 멘토가 있다면?
너무도 많아서 다 열거하기 어렵네요. 사실 임상을 하면서 만나뵌 모든 분들이 다 저에게 멘토였습니다.
우선 궁금한 부분에 대해 메일을 보내면 정말 24시간 안에 답을 주시는 외국의 수의치과학 전문가 다섯 분이 계십니다. UC Davis의 Boaz Arzi교수님, Frank J.M. Verstraete교수님, U Penn의 Alexander Reiter교수님, Cornell의 Santiago Peralta교수님, 그리고 미국 수의치과전문의 1세대인 Steven Holmstrom 선생님, 수의사이자 치과의사인 호주의 Anthony Caiafa 선생님이 오랫동안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국내 치과의사 선생님들 중에서는 보존과 전문의 최성백 원장님, 보철과 전문의 강인호 원장님, 교정과 전문의 박창진 원장님, 치주과 전문의 박정철 원장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무엇보다도 현재 한국수의치과협회 회장님이신 김춘근 회장님과 수의치과협회의 모든 임원분들께 수의치과학 뿐만 아니라 수의사로서의 자세와 태도 등에 대하여 많은 가르침을 받았어요. 이 자리를 빌어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멘토와의 인연이 이어지는데도 특별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멘토를 찾기 위해서, 그리고 계속해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정말 많이 노력했어요.
제가 봤던 수의치과학 책의 저자가 강연에 온다는 것을 미리 알게 되면, 저를 알릴 수단을 준비해서 가기도 했고,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 2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멘토에게 다양한 케이스 사진들을 메일로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케이스 사진 찍는 실력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교과서를 읽고, 자료를 정리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며 지식이 많이 확장됐죠.
지금의 분야에서 일하길 잘했다고 생각한 순간이 있다면? 그리고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스스로 아픔과 불편함을 호소하지 못하는 반려동물들은 만성적인 치통으로 인해 활력이 떨어져서 식욕이 줄거나 잠만 자는 경우가 많지만, 보호자분들이 그 문제를 알아차리기는 어렵죠.
이런 환자들이 치과치료를 받으면 눈이 커진 것처럼 보일 정도로 활동성이 강화되는데요, ‘반려동물이 회춘했다’면서 기뻐하시는 보호자 분들을 만날 때가 가장 보람찹니다.
기억에 남는 환자도 이러한 경우였죠. 홍대 인근에서 병원을 할 때, 너무 사나워서 5년 동안이나 귀 청소 및 치료를 할 때 얼굴은 아예 손도 못 댔던 환자가 있었어요.
그러던 중 이빨이 부러져 내원했을 때 해당 치아뿐만 아니라 문제를 확인한 다른 치과치료도 함께 진행했죠. 놀랍게도 그 이후에는 머즐 없이도 귀 치료가 가능했고, 얼굴을 만지는 것에 전혀 거부감을 보이지 않게 됐습니다. 추측컨대 이전부터 치과질환으로 인한 치통이나 트라우마로 인해 얼굴에 손대는 것 자체를 너무 싫어했던 것 같아요.
이 경험은 저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강렬함을 줬습니다. 구강 내의 불편함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치통의 불편함 등 여러 가지를 일깨워 준 환자였죠.
어떤 기준을 갖고 진료를 해야 하는지, 무엇을 중점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일반동물병원과 비교하여 동물치과병원의 특징도 궁금합니다.
수의치과학은 전신마취 없이는 진단과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그렇기에 수의치과학에 대한 지식과 경험과 더불어 전반적인 반려동물의 건강상태와 질병을 알고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죠. 그래야 대상 환자의 건강, 신체상태, 나이 등에 따라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치과전문 수의사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치과 의사로부터 사람에게 적용하는 치의학을 일부 배워서 아무 고려나 공부없이 그대로 반려동물에게 적용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수의치과학은 독립된 학문이며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사람의 그것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그렇기에 반드시 수의치과학의 기본부터 차근차근 공부하시기 당부드리고 싶어요. 수의치과학의 철학, 바라보는 시각과 같은 것부터 공부해야 하죠.
또 치과든, 다른 어떠한 분야든 특수한 분야만 다루고 싶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진료를 최소 5년 이상은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물들의 생리, 성격, 질병 등 전반적인 것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만이 각론에 들어가 전문 과목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동물치과 전문병원이 생길 정도이니, 과거와 비교하면 변화가 클 것 같아요.
보호자들의 관심도 늘었어요. 양치질에 대한 노력 또한 예전에 비해 많이 발전했죠. 그만큼 조기에 문제를 진단하고 치료할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덕분에 발치에 앞서 치아를 보존하고 치주상태를 개선할 수 있는 근관치료(신경치료)나 보다 전문적인 수술적 치주치료 등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벳스토리 공통질문입니다. 본인의 히스토리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좌충우돌, 말 그대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리 받고, 저리 받고 범퍼카처럼 살아왔습니다. 후회는 없고 그 속에서 얻은 것도 상당히 많지만, 후배들은 이러한 과정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후배들이 제가 겪은 좌충우돌을 경험하지 않도록 길잡이가 되어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앞으로 수의사로서의 계획이나 개인적인 목표가 있을까요?
100년 이상 지속되는 ‘동물치과병원 메이’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언젠가 함께 수의치과학을 공부하고 연구하고 열심히 임상에 매진할 동료와 또 다른 미래를 설계할 것이고, 제가 이 세상이 없더라도 최선의 수의치과학을 연구하고 반려동물의 구강건강을 책임지는 ‘동물치과병원 메이’는 지속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궁금한 질문입니다. 동물병원이 과포화되었다는 뉴스도 자주 보이고, 다양한 이슈를 접하며 수의계의 변화가 빠르다고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수의사로서의 경쟁력을 꾸준히 가지기 위해 개인이 어떠한 노력을 해야할까요?
수의사는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매우 힘든 직업입니다. 수의학 지식의 함양과 임상 경험의 축적은 수의사의 기본 덕목이겠죠.
하지만 병원 내에서 병원의 운영이나 임상 진료에만 에너지를 다 쏟기 보다 운동이나 취미활동 등을 통해 주의를 환기하고 스트레스를 낮추는 노력을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의사의 정신과 신체가 맑고 건강해야 치료받는 반려동물 나아가 보호자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교집합의 범위를 넓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아, 우선 저부터 실천해야겠군요(웃음).
(사)국경없는수의사회(VWB, 대표 김재영)가 10월 6일(일)부터 9일(수)까지 라오스 버리캄싸이주의 타파밧에서 해외 동물의료봉사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박용승 국경없는 수의사회 라오스지부장 및 3명의 수의대생의 후기를 차례로 공유합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경없는 수의사회가 라오스를 방문하여 수의료 봉사활동을 했다. 작년에는 ‘중성화 수술’을 위주로 봉사활동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라오스의 상황을 좀 더 고려하여 수도가 아닌 ‘지방’에서 ‘백신 접종’ 하는 것을 주 활동으로 잡았다.
작년에 수의료 봉사활동을 진행 해 보니, 아직 라오스의 반려동물 문화가 중성화 수술을 감당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고, 수도인 비엔티안에만 반려동물의 백신 캠페인이 몰려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우리들만의 무기인 중성화 수술을 과감히 내려놓고, 백신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시골로 들어가서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이 라오스의 현 실정에 맞다고 판단하였다.
이외에도, 라오스 국립대학교 농대 수의학과와의 협력으로 이루어지는 라오스의 수의료 봉사활동은, 농대 수의학과에 다니는 학생들의 역량강화 목적도 있었다. DVM 졸업생을 배출한 지 이제 3년 남짓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역사를 가진 라오스의 수의학과는, 졸업생의 수준을 빨리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니즈에 국경없는 수의사회의 수의료 봉사활동은, 선진 수의학 기술을 배울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볼 수 있다.
수의료 봉사를 하게 되면, 늘 고민하는 것들이 있다. 행사를 위한 행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고, 그 외에 ‘이 봉사활동을 통해 우리는 어떤 가치를 얻을 수 있는가?’이다. ‘봉사활동’에 대해서 논하면서 ‘얻는다’는 단어를 쓰니 좀 이상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사람들은 자신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얻기 위해서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각자가 소중하게 여기는 그 가치는 유형이 될 수도 있고, 무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봉사활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포기하고 오는 분들도 있고, 본인의 동물병원을 다른 분에게 맡기고 어려운 시간을 내서 오시는 분들도 있다. 라오스 학생들의 경우, 학교 수업 시간을 빼면서까지 수의료 봉사활동을 함께 했다. 이번 수의료 봉사활동에 얽힌 사람들은 이 외에도 많다. 수의학과 교수들, 라오스 버리캄싸이 농림부 부서장, 마을의 축산 담당자, 개와 고양이를 기르는 주민들… 과연 이들은 무엇 때문에 수의료 봉사에 참가한 것일까?
여기에서 모든 이해 관계자들의 가치에 대해 다루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국경없는 수의사회’에 대해서만 잠깐 다뤄볼까 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다루는 모든 내용은, 국경없는 수의사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고, 라오스에서 여러 차례 수의료 봉사활동을 진행해 왔던 경험을 토대로 생각한, 라오스 지부장의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힌다.
본격적으로 들어가 보자.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왜 라오스에서 수의료 봉사활동을 진행할까?
단순히 행사로만 생각해 본다면 굳이 라오스에 올 필요는 없다. 만약 광견병 무료 백신 접종을 진행한다고 했을 때, 그 비용을 라오스 수의학과나 현지 수의사에게 지급하면서 일을 진행하면, 한국에서 와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아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라오스로 굳이 와서 수의료 봉사를 한다는 것은, 단순 행사 이외의 무엇인가가 반드시 더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뭘까? 우리는 세계의 모든 동물이 행복하고 건강하길 원한다. 국경을 초월해서 말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라오스와 같은 수의학 후발주자 국가들이 빠르고 건강하게 성장해야 한다.
여기서 잠시 라오스의 수의학과 현실을 짚어보자. 라오스 수의학과는 시작된 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미래를 그려보기가 힘들다. 모델로 삼고 싶은 선배들이 다양하지 않다고 말하는 게 이해하기 더 쉬울 것 같다. 대학교에서도 10명 남짓한 교수들이 300명이나 되는 학생들을 커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배움에 목마름은 있지만, 해결되지 않는 안타까움이 있다. 나이가 좀 있는 수의사들은 이해할 것이다. 우리 때도 그랬으니까… 이러한 상황에서 간단한 것이지만, 백신을 하기 위해서 어떤 것을 확인해야 하고, 어떤 절차를 거쳐서 진행해야 하는지, 전염성 질병을 박멸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함께 생활하면서 배울 수 있다는 것은, 라오스 수의학과와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대단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올해 수의료 봉사활동에는 단순 백신 접종 이외에 신체검사와 다양한 병리검사가 병행되었기에, 간단한 진료의 모델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부터는 광견병 항체 검사를 위한 채혈이 진행되었다. 이 작업은 향후 몇 년간 계속될 것이고, 모아진 데이터를 통해서 라오스 버리캄싸이 지역에서의 광견병 예방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라오스 수의사/학생/교수들의 초청 연수를 통한 소동물/대동물 임상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라오스 수의학 발전을 위한 하나의 모델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라오스에 사는 동물들이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토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봉사활동은 이런 거창한 주제가 아니더라도 개인에게 주는 여러 가지 도전들이 있다. 라오스와 한국의 동물들을 비교해 보며, 어디에서 사는 아이들이 더 행복할까라는 고민도 해보고, 동시대에 사는 같은 직업군인 수의사들의 삶이 지역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느껴볼 수도 있고, 그들의 고민은 무엇이며, 서로에게 줄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은 무엇인지 고민해 볼 수도 있다. 이러한 것들은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귀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필자의 경우도 학창 시절 해외의 경험이 지금의 내가 되도록 이끌었기 때문이다.
수의사라는 직업은 참 좋은 것 같다. 내가 베푸는 작은 선행을 통해, 세상의 동물들이 건강해지고 행복해지고, 그로 인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으니 말이다. 잘 모르겠다면, 오늘부터 한번 해 보자. ^^
“면허는 있지만 일반인보다 좀 지식이 있다 정도이지, 술기나 문진에서는 별반 다를 바 없는 수준이었다”
10월 31일(목) 분당 스카이파크 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수의기본 진료수행지침 연구 공청회에는 특별한 손님이 왔다.
올초 수의과대학을 졸업해 일선 동물병원서 인턴 8개월차인 수의사 2명이 현장에서 느낀 수의학교육의 문제점을 전했다. 다른 수의대 출신이지만 한 병원에서 근무 중인 이들이 지적한 아쉬움은 비슷했다. 뭘 실제로 해본 경험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A수의사는 “인턴 입사 전에는 채혈, 보정, 카테터 장착 등의 기본 술기를 거의 경험하지 못했다. 술기 능력이 안 따라주면 지식이 있어도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결국 동물병원 선배수의사들의 지도 아래 하나씩 배울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A수의사는 “입사 6개월차부터 실제 진료에 투입됐는데, 첫 문진을 덜덜 떨면서 했다. 대학에서는 아예 경험이 없었다”면서 “술기나 문진 교육이 강화되면 예비수의사들이 실무에 보다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수의사도 마찬가지 아쉬움을 전했다. B수의사는 “입사 당시에는 수의사 면허는 있지만 일반인보다 좀 (수의학) 지식이 있다 정도이지, 술기나 문진에서는 일반인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수준이었다”고 토로했다.
대학원 진학도 고민했지만 환자 문진도 기본 술기도 갖춰져 있지 않아 경험을 먼저 쌓기 위해 인턴행을 택했다는 것이다.
B 수의사는 “보호자를 문진하거나, 초진 보며 차트 작성하는 것을 내과 시간에 알려주시긴 하지만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몸에 익지 않는다”며 “기본적인 차트 작성부터 (동물병원) 선배수의사 분들께 처음부터 배웠는데, 학부생 때 체계적으로 배우고 졸업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건국대 현재은 교수는 “문진이 굉장히 어렵다. 보호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알아내야 하다 보니 난이도도 더 높다”면서 “이에 대한 트레이닝을 못하다 보니 임상수의사를 하다가 중간에 전공을 바꾸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이뤄져야 했을 진로선택이 일단 임상수의사로 일한 이후로 미뤄지는 셈이다.
63개 주증상 두고..‘머리로 생각하고 말로 진료하는 법’ 만들었다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이 매년 진행해온 수의학 교육 개선 연구는 올해 수의기본 진료수행지침 개발로 이어졌다.
진료수행지침은 총론에 해당하는 의무기록작성, 환자상태보고를 시작으로 동물환자가 보이거나 보호자가 호소하는 주증상 63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지침은 ‘머리로 생각하고 말로 진료하는 법’을 배우기 위한 매뉴얼이다. ‘오줌을 못 싸요’, ‘설사를 해요’, ‘걸음걸이가 이상해요’ 등의 주호소에서 출발한다. 환자가 보이는 해당 주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여러 원인을 구조적으로 떠올린다. 이를 감별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보호자에게 질문하거나, 추가 검사를 제안한다.
그 과정에서 신체를 진찰하거나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까지 개발한 수의기본 임상술기지침과도 연계된다.
진료수행지침 개발 연구진에는 진료과목별 교수협의회 대표들이 참여했다. 63개 항목별 지침은 진료과목별로 분류해 전국 수의과대학 임상교수진이 나누어 작성했다.
각 항목별로 가능한 원인을 구조화한 스키마(scheme)와 문진 사항, 학생들이 연습해볼 수 있는 관련 증례를 담았다. 의학교육의 기본진료수행지침과 동일한 형식이다.
의대는 어떻게 했나
지역 의대들이 컨소시엄 꾸려 표준화환자 공유
대표 증상 연기하는 표준화환자 만나 대화하며 지식을 구조화한다
문제는 실제 수의대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가에 있다. 이날 공청회는 먼저 진료수행지침을 만들어 교육에 반영하고 국가시험 실기평가까지 하고 있는 의대의 경험을 구했다.
간담췌외과를 전공한 외과전문의이자 의학교육 전문가인 인제의대 의학교육학교실 노혜린 교수가 강연에 나섰다.
의대가 고민했던 교육 문제는 지금의 수의대와도 닿아 있다. 갓 졸업한 의사들이 환자가 내원한 주요 이유나 임상표현(CP, Clinical Presentation)을 제대로 파악해내지 못하고, 임상표현에 기반해 구조적으로 원인을 찾기 보다 암기식으로 진료하고, 문진·의무기록 작성·신체진찰 등 기본부터 불완전했다는 것이다.
노 교수는 진료수행지침을 활용한 교육의 목표가 임상추론(clinical reasoning) 역량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환자의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가능한 원인을 분류하고, 규명하기 위한 검사를 제안하고, 객관적 근거에 기반해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핵심역량이다.
노 교수는 “(진료수행지침은) 실기시험 대비용이 아니라, 실제 진료현장에서 전문가가 어떻게 진료하는지 예시를 보여주는 자료”라고 강조했다.
진료수행을 다룬 의대 교육과정과 국가시험 실기평가 모두 표준화환자(SP, Standardized Patient)를 활용한다. 환자 역할을 하는 배우다.
50개가 넘는 진료수행 항목의 주증상을 제대로 연기하며 학생들이 문진할 수 있도록 하려면 표준화환자 역할을 할 배우 20명 이상이 필요하다.
노 교수는 “실제로도 지역의 아마추어 배우를 많이 쓴다”면서 “한 대학이 운영하기엔 부담이 커서, 근처에 있는 의대들이 컨소시엄을 이뤄 표준화환자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규모의 경제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컨소시엄을 통해 배우들을 교육해 표준화환자로 만든다.
학생들은 여러 증례에 해당하는 표준화환자를 만나 대화한다. 환자와 라포르를 형성하면서 주호소와 관련한 증상, 병력, 기저질환 등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서 임상표현형을 뽑아내고 원인을 감별하기 위한 스키마를 스스로 만든다. 환자와의 의사소통 역량과 임상추론 역량을 함께 익히는 셈이다.
가령 ‘갑자기 아랫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환자에게 통증이 만성적이었던 건지, 다른 곳도 아픈지, 소화불량인지를 체크해야 한다. ‘정말’ 아랫배가 아픈 건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어서 급성충수염처럼 긴급한 문제일 수 있는 벽쪽통(parietal pain)인지, 아니면 내장통인지(visceral pain)도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노 교수는 “진료수행지침에 제시된 스키마도 그 부분을 작성한 교수가 가진 스키마를 보여줄 뿐 정답이 아니다”라며 “학생들이 다양한 맥락의 사례를 접하면서 의학지식을 스스로 조직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상추론과 의사소통을 통합적으로 다뤄야 한다”며 “의사소통 역량이 부족한 학생들도 환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부족하다’는 인식 자체가 없다. 그만큼 빨리 노출하고 빨리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 교수는 학생들이 임상표현을 찾아내고 스키마를 구조화해내는 실습을 자체적으로 도입한 후 동료 교수들에게도 확산시켰다.
국가시험에서 표준화환자를 진료하게 하는 임상수행능력평가(CPX)가 도입되면서는 대부분의 의대가 본과 4학년 2학기의 실습과목으로 시작했다고 전했다. 실기평가에 대한 시험대비과목 정도였던 셈이다.
하지만 실제로 진료하는 방식의 실습교육을 시켜보니 더 큰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서, 3학년 임상실습 진입 전에 다루거나 아예 1학년때부터 지역환자를 만나보게 하는 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테이션 과정 중 모의환자 형태로 실습하기도
3주기 수의학교육 인증기준에 반영
당장 수의대에 진료수행지침을 활용한 교육을 전면적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가시험에는 없지만 의대처럼 초기에는 본과 말미의 실습교육으로서 시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서강문 교수는 본4 로테이션 수의안과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학생 모의환자 실습’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안과 로테이션에 참여한 2주동안 학생들이 만났던 케이스 중에서 임의로 하나를 골라 대학원생 안과 진료진이 보호자 역할을 한다. 일종의 표준화환자인 셈이다.
수의사 역할을 맡은 학생은 보호자(대학원생)와 대화하며 주증과 병력을 파악하고 검사를 제안한다. 해당 케이스에 확보되어 있는 검사결과를 제시해주면 수의사(학생)가 처방, 치료계획까지 설명한다. 해당 모의진료 과정은 줌(zoom)으로 녹화하여 교수와 대학원생이 피드백한다.
서 교수는 “모의환자 실습이나 진료수행 지침 교육은 임상과목까지 다 배운 학생이어야 가능하다”면서 본과 4학년이 교육대상이 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진료수행 지침의 안과 관련 3개 항목(눈이 빨개요, 앞을 못 보는 것 같아요, 눈이 이상해요)은 내년부터 시도해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 김진수 비대위원장은 임상과목을 배운 이후 여러 진료과목의 진료수행지침을 교육할 통합과목을 개설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학생이 진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자를 확보하고, 교수들이 환자 중심으로 교육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지게 해야 한다는 점도 지목됐다. 대학병원을 찾는 보호자가 학생 교육이 함께 이뤄진다는 점에 공감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한편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보호소 동물에 대한 사회공헌도 적극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참석한 인턴수의사 2인 모두 로테이션 과정에서 실제로 뭔가 해본 경험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진조차 따라가서 들을 기회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개발된 임상술기지침과 내년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는 진료수행지침을 본과생 실습에 어떻게 반영할 지가 관건이다.
박인철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장은 “진료수행, 임상술기 지침의 교육 이행여부를 3주기 수의학교육 인증기준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강문 교수는 “(수의학교육 개선은) 선두에 선 교수 몇 분이 이끄는 것이다. 만장일치를 기다리면 절대 못한다. 나부터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질병관리청과 농림축산검역본부, 대한수의사회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사람-동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공동감시사업에 전염 의심사례가 포착됐다.
질병관리청 김종희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장은 11월 1일 서울 용산 피스앤파크컨벤션에서 열린 2024 국제 원헬스 정책포럼에서 해당 사례를 소개했다.
질병청이 올초 조직한 원헬스 TF의 팀장이기도 한 김종희 과장은 SFTS 공동감시사업을 원헬스 정책의 성과 중 하나로 전했다.
반려동물, 야생동물, 군견 등에서 SFTS 감염 여부를 조사하면서 양성 개체가 발견될 경우 해당 감염축과 밀접하게 접촉한 동물병원 진료진, 보호자 등의 2차 감염을 감시하는 형태다.
공동감시사업을 통해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찾아낸 SFTS 감염 반려동물은 44마리다. 이와 관련된 196명의 밀접접촉자를 모니터링했다.
6월에는 동물로 인한 2차감염으로 의심되는 사람 환자도 나왔다. 김종희 과장은 “SFTS 양성인 반려견에 물린 수의테크니션 1명이 SFTS에 감염된 사례 1건을 확인했다”며 해당 반려견과 테크니션의 SFTS 바이러스가 동일한 유전형인데다 일부 유전자(L Segment)의 염기서열도 동일했다고 전했다.
국내 반려동물에서 SFTS는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지난해 공동감시체계에 참여했던 그린벳이 2023년 의뢰검체 2,667건을 조사한 결과 38건(1.4%)의 양성이 확인됐다.
SFTS는 주로 진드기에 물려 전파되지만 사람과 동물 감염환자의 체액에 노출되면 2차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에서 동물로, 동물에서 사람으로 양방향 전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SFTS 감염 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채 접촉할 위험이 높은 동물병원 진료진이나 군견 관리자 등이 종간전파의 위험군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이미 2020년 SFTS로 의심되는 중증환자를 치료한 후 SFTS에 감염돼 집중치료를 받은 일선 동물병원 수의사의 사례가 소개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수의사회는 일선 회원들을 대상으로 SFTS 감시체계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고열과 혈소판·백혈구 감소와 야외활동력, 진드기 물린 이력 등 SFTS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를 진료할 경우 안면보호구를 포함한 보호장비를 착용해 2차감염에 대비하는 한편, 양성일 경우 해당 환자 및 밀접접촉자를 대한수의사회에 알려 모니터링 받을 수 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학장 성제경)이 동물병원을 신축한다. 구 동물병원을 지상 6층, 지하 2층 규모로 재건축해 2017년 준공한 신축 동물병원과 시너지 효과를 낸다.
미국수의사를 원하는 학생들을 더 적극적으로 돕기 위해 미국수의사 국가시험(NAVLE) 모의고사 비용도 지원한다. 이 같은 내용이 학장단-학생 간담회에서 공유됐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제40대 학생회 ‘소복소복’이 지난 10월 30일(수) 스코필드홀에서 2024년 2학기 학장단-본과 학생 간담회를 개최했다. 학생들이 궁금한 점을 직접 묻고 교수진이 답하는 자리로 성제경 학장, 허은미 학생부학장, 조성범 연구지원실장과 본과 1~3학년 학생들이 참석했다.
로비에 학생 학습공간 마련 등 교육환경 구축
허은미 학생부학장은 현재 학교가 추진 중인 교육환경 구축 사업을 소개했다.
학생들이 쾌적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5층 로비에 총 12석 규모의 학생 학습공간을 조성하는데, 노트북 등의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충전 스테이션 기능도 담는다. 305호에는 28석 규모의 학생 교육 커뮤니티 공간을 만든다. 이동식 테이블과 의자를 통해 학생 스스로 자유롭게 공간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화장실 개선 사업과 강화유리 난간 리모델링도 추진한다. 냉난방 시스템에 대한 질문에는 “냉난방 조절 가능 시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미국 주요 수의대 방문…글로벌 교류 및 학생 지원 강화
성제경 학장은 지난 6월 학장단의 미국 주요 수의대 5곳 방문에 대해 소개했다.
성제경 학장, 김민수 교무부학장, 최강석 기획부학장, 윤준원 교육실장, 안지완 국제협력실장, 서경원 동물병원장, 강병재 동물병원 부원장으로 구성된 학장단은 코넬대, 펜실베니아주립대, 퍼듀대, UC DAVIS, 콜로라도주립대를 연이어 방문했다. 이를 통해, 미국수의사회(AVMA) 인증 수의과대학으로서 국제적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교수진과 학생의 교류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서울대 수의대는 또한,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미국수의사 국가시험(NAVLE) 모의고사 비용을 지원한다. 성제경 학장은 “학생들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수의사가 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동물병원 확장 추진
동물병원도 추가로 확장한다.
서울대 수의대는 지난 2017년, 면적 5,667㎡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신축 동물병원을 준공했다. 이후 1997년에 문을 연 기존동물병원은 응급의료센터, 건강검진센터, 서울시야생동물구조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동물병원을 신축한 지 7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다시 한번 동물병원 확장에 나선다. 1997년 건립된 구 동물병원을 재건축해 신축동물병원과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약 400억 원을 투입해 지상 6층, 지하 2층 규모로 동물병원을 새로 짓고 반려동물 응급의학센터, 글로벌 임상수의학 스마트교육센터 등으로 활용한다.
성제경 학장은 “기존 동물병원을 수직 및 수평으로 증축해 더욱 첨단화된 의료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한 학생은 “학교생활에서 불편했던 점들을 교수님들께 직접 말씀드리고, 개선 방향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있어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로비와 냉난방 시스템 개선부터 NAVLE 모의고사 지원까지 학생들의 학습 환경 개선을 위해 배려해 주시는 교수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경상국립대학교(총장 권진회)가 10월 31일(목) 오후 가좌캠퍼스 본관 3층 접견실에서 노아동물메디컬센터·품 동물의료센터 발전기금 전달식을 개최했다.
이날 전달식은 참석자 소개, 기부증서 전달, 감사패 전달, 기념 촬영, 기부자 인사 말씀, 총장 감사 말씀의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권진회 경상국립대 총장, 김경수 대외협력부처장, 광주광역시 소재 노아동물메디컬센터 양하영 원장(39), 서울 소재 품동물의료센터 배준우 원장(37) 및 동물병원 관계자, 김상현 경상국립대 수의대 학장, 황태성 경상국립대 동물의료원장, 유도현 경상국립대 수의내과학 교수 등이 참석했다.
양하영 원장은 2천만 원을, 배준우 원장은 천만 원을 각각 경상국립대 수의과대학에 기부했다.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출신의 양하영 원장과 배준우 원장이 경상국립대에 발전기금을 전달한 데는 각별한 인연이 작용했다. 양하영, 배준우 원장이 전남대 수의대 석사과정일 때 유도현 교수가 이들의 지도교수였던 것이다. 2013년 전남대 수의대에 부임했던 유도현 교수는 2017년 9월 경상국립대 수의대로 이직했다.
전남대에서 석사학위를 수료한 양하영 원장은 이후 경상국립대 동물의료원 진료수의사를 거쳐 현재 노아동물메디컬센터를 운영 중이다. 최근 광주광역시 동물복지표창(동물복지분야) 1호를 수상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9월 전남대동물병원에 캐논 초음파장비를 기증하기도 했다.
전남대 수의대를 수석 졸업한 배준우 원장은 유도현 교수와 함께 미국수의내과학회지에 우수 논문을 투고한 바 있다. 품동물의료센터 공동 원장이자 배우자인 김우선 원장도 유도현 교수의 제자였다. 두 원장 모두 모교는 전남대지만, 유도현 교수의 제자로서 경상국립대 수의내과학 유도현 교수 연구실 후배 수의사들과 지금까지 인적·학술적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양하영 원장은 “동물복지와 생명 존중의 가치를 바탕으로 꾸준히 연구 활동을 이어오는 경상국립대 수의과대학 후배 수의사들에게 미력하게나마 성원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라며 “수의학 전문인력 양성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 지속해서 대학의 발전을 염원하겠다”고 말했다.
배준우 원장은 “유도현 교수님의 ‘임상은 경험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고 과학’이라는 철학에 매료되어 학위를 했고, 그 과정에서 반려동물 임상과 올바른 진료, 끊임없이 발전하는 노력에 대해 알게 됐다”며 “실험실 후배들이 교수님의 교육 철학이 담겨 있는 양질의 교육 시스템 속에서 발전하고 노력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임상수의학 발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의사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유도현 교수는 “전남대 수의과대학 석사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제자들이 각각 광주와 서울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어 무척 기쁘고 대견하다”며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여 경상국립대 수의학과에 발전기금을 기부하여 주심에 감사하고, 앞으로도 인적·학술적 교류를 이어 나가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권진회 총장은 “대학의 학위 과정에서 만난 스승과 제자라는 인연의 끈을 따라 이렇게 따듯하게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유도현 교수님과 두 원장님이 빚어낸 따듯한 인연의 감동이 널리 퍼져나가기를 바란다. 기부해 주신 기금은 대학발전과 학생들을 위해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감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