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기'의 김성수 감독이 영화 중 '인간 살처분' 장면을 구제역 때 돼지를 살처분하는 장면을 보고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 "포크레인으로 사람들을 매립하는 장면에 공을 들였다"며 "영화 감기를 상징하는 장면이 바로 그 장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화를 준비할 때 구제역이 생겼다. 아무리 죽을 돼지라고 하지만 살처분 방식이 너무 끔찍했다. 우리가 돼지고기를 안전하게 먹기 위해 문제있는 돼지를 다 죽이는 건 돼지 입장에서 말도 안되는 것"이라며 "돼지들 중 '너희도 이런 꼴을 당하는 날이 올거다. 역전 될 걸'이라고 말하는 돼지가 있었을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일이 생기면 인간이 인간에게 같은 만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공을 많이 들인 장면이고, 좋은 의미든 나쁜의미든 머리에 박히게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영화 주연배우들도 '인간 살처분' 장면을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인해 역을 맡은 영화배우 수애는 "뉴스를 통해 동물을 살처분하는 모습을 봤는데, 이것이 인간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고 말했으며, 병기 역의 이희준 역시 "돼지 살처분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인간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영화 감기는 치사율 100%의 사상 최악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에 발병한 뒤 발생하는 일대혼란과 대재난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한 사람들의 목숨을 건 사투를 다룬 영화로 오는 14일 개봉한다.
한편, 지난 7월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에 의해 더 이상 과거의 끔찍했던 생매장은 일어날 수 없게 됐다. 개정된 동물보호법 제10조(동물의 도살방법)는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