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빅데이터 분석으로 탐지견 검역단속률 24.4% 상승
검역본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과 3년간 검역 데이터 분석
올가을 휴가를 활용하여 해외에 다녀온 A 씨는 현지에서 소시지를 산 뒤 귀국길 짐 가방에 소시지 몇 개를 집어넣었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여 짐 가방을 찾으려는 순간, 탐지견이 달려와 가방 속 소시지를 찾아냈다. A 씨는 소시지 반입을 후회하면서도 쉴 새 없이 도착하는 비행기 중에서 왜 본인 가방이 검색된 건지 궁금해졌다.
어떻게 A 씨의 소시지가 적발됐을까?
인공지능 검역관이 농축산물 밀반입 가능성이 큰 비행 편을 지목하여 수색을 지시하고 탐지견이 해당 편을 집중적으로 검역함으로써 가능했던 일이다. 이제 A 씨는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 지인에게도 소시지 등 불법 휴대 물품은 반입할 생각도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위 내용은 검역본부가 제공한 ‘현장사례’다.
얼마 전 중국에서 국내로 들어온 여행객이 가져온 축산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어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린 사건이 있었다.
연간 출입국자 ‘8천만명’ 시대를 맞이하며 우리나라는 이러한 질병 전파 위협에 상시 노출되어 있다. 실제 밀반입 적발 건수와 과태료 부과 금액은 각각 매년 12%와 매년 30%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 휴대물품 적발 건수 : (’15년) 10.3만건→(’16년) 12.2만건→(’17년) 13만건, 불법 휴대물품 과태료 부과 내역 : (‘15년) 약 2.6억원→(’17년) 약 4.4억원
전체 출입국 72% 차지하는 인천공항 3년간 데이터 분석
이런 상황에서 검역본부 인천공항지역본부(본부장 남태헌)는 ‘과태료 부과 등 사후처벌 위주에서 벗어나 사전예방 중심의 과학적 국경검역 기반구축’의 필요성을 느끼고, 행정안전부 책임운영기관인 국가정보자원관리원(원장 김명희)과 협업을 했다.
관리원은 검역본부로부터 인천국제공항의 과거 3년(2015년~2017년)간 여객기 입항정보(약 50만건), 검역단속 현황(약 37만건), 탐지견 운영 현황 등을 제공받아 기계학습으로 분석했다. 인천국제공항은 우리나라 전체 출입국자의 72%가 이용하는 곳이다.
관리원은 기계학습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중점 검역 대상 항공기를 예측하고, 전체 검역 실적의 약 30%를 차지하는 탐지견의 효율적 운영방안을 제시했다.
2017년 기준으로 휴대물품 밀반입 현황을 보면, 중국(약 6만건, 46%), 베트남(약 3만건, 23.7%)이 월등히 많았다. 편당 평균 적발 건수로는 우즈베키스탄(약 13건), 몽골(약 7건), 카자흐스탄(약 3건) 순으로 나타났다.
축산물은 소시지(약 2만건, 41%), 소고기류(약 1만건, 21%)의 밀반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휴대물품 밀반입 가능성이 큰 항공기를 선별하고, 불법 휴대물품 반입 위험도도 예측됐다.
관리원은 5종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테스트하여 최적의 예측모델(Random Forest 분류)을 선정하고, 데이터 학습 및 검증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여 높은 정확도(92.4%)의 인공지능 예측모델을 구축하였다.
또한, 불법 휴대물품 반입 위험도가 높은 항공기 정보를 탐지견 운영계획에 자동 반영하는 ‘탐지견 최적 배정 알고리즘’을 개발했는데, 테스트 결과 기존 경험에 의한 것보다 약 24.4% 높은 단속률을 나타냈다.
검역본부는 이번 분석결과를 과학적 검역정책 수립과 검역업무 효율화에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기존 경험에 기초해 작성하던 탐지견 운영계획에 인공지능 기반의 ‘탐지견 최적 배정 알고리즘’을 반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세관(관세청)과 분석결과를 공유하여 밀반입 가능성이 큰 항공기에 대해 X-ray 검사를 집중 시행하는 등 공항 검역을 강화하고, 분석결과를 기반으로 해외 여행객 및 입국 외국인에 대한 국가·시기별 맞춤형 홍보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측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 등 우리나라 인근 국가에서 급속히 확산하여 국내유입 우려가 매우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빅데이터 분석은 과학적 국경검역 구축 기반을 마련한 좋은 협업 사례가 될 것이며, 분석결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해외 악성 가축전염병 및 식물병해충의 국내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