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혈견 논란` 동물헌혈 문화로 해결할 수 있을까…한국헌혈견협회 창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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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본지가 직접 동물혈액은행에 방문했을 때 촬영한 혈액 제품
3년 전 본지가 직접 동물혈액은행에 방문했을 때 촬영한 혈액 제품

3년 전 공혈견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됐다. 한 동물보호단체가 국내 반려동물 치료용 혈액 공급을 전담하고 있는 한국동물혈액은행의 위생상태와 동물복지문제를 지적한 것이 발단이 됐다.

많은 사람이 공혈견의 존재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꼈고, 일각에서는 ‘동물혈액은행 폐지’ 주장도 거세게 제기됐다. 하지만, 동물 헌혈 문화가 자리 잡지 않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동물혈액은행’을 폐지할 경우 당장 수혈이 필요한 동물 환자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2015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혈견 문제가 지적됐고, 해결책을 찾기 위한 법 개정도 추진됐지만 3년이 지난 현재 법이나 제도가 바뀐 것은 없다. 여전히 한국동물혈액은행에서 우리나라 반려동물의 수혈 치료를 위한 혈액을 사실상 전담 제공하고 있다.

3년 전, 공혈견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수의과대학 동물병원과 일선 동물병원에서 동물 헌혈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하지만, 참여 동물의 부족으로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수의계 내부에서는 “아직 헌혈 문화가 정착되려면 멀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또한, “헌혈 캠페인 등 구체적인 대안 없이 공혈견 문제만 지적하고 이슈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얼마 전 ‘한국헌혈견협회’가 창립했다. 헌혈견 보호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직접 협회를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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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헌혈견협회(KCBDA, Korean Canine Blood Donor Association)의 발단은 지난해 7월 시작된 팟캐스트 ‘개소리’의 헌혈견 캠페인이었다. 그 캠페인을 시작으로 올해 10월까지 35마리의 헌혈견이 탄생했다.

공혈견들의 비참한 삶을 부각하며 감성에 호소하기보다는 ▲정기적인 건강검진 ▲헌혈 후 제공되는 푸짐한 후원선물 ▲헌혈 후 칭찬을 통한 자부심 심어주기 등 헌혈을 했을 때의 장점을 부각하는 헌혈 릴레이 캠페인을 펼쳤다. 공혈견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반려견의 직접적인 헌혈 참여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진행된 활동이었다.

그렇게 1년여간의 활동을 거쳐 지난 10월 28일(일) 정식 협회를 창단했다. 대표인사, 협회 설립 취지 설명, 기념사진 촬영, 오픈마켓, 헌혈견 초상화전시 등이 진행됐다. 사료·용품 업체가 참여한 바자회도 열렸다.

기존 헌혈견, 예비 헌혈견, 그리고 헌혈견을 응원하는 반려견이라는 협회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반려견 헌혈 캠페인, 공혈견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 등의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한국헌혈견협회의 활동 사항은 공식 카페(클릭)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 30kg 이상의 2~8세령 반려견 중 정기적인 예방접종과 심장사상충 등 구충을 꾸준히 하는 건강한 반려견만 헌혈견이 될 수 있다.

한국헌혈견협회는 최종적으로 영국의 ‘반려동물 혈액은행(Pet Blood Bank)’ 같은 헌혈견 지원센터를 설립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외부후원에 의존하지 않고 협회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3년전 서울대 동물병원에서 시도했던 헌혈 프로그램
3년전 서울대 동물병원에서 시도했던 헌혈 프로그램

고양이병원 백산동물병원, 고양이 헌혈프로그램 2.0 시행

공혈견 논란이 발생했던 3년 전 고양이 헌혈프로그램을 처음 런칭했던 백산동물병원도 최근 고양이 헌혈프로그램을 리뉴얼했다.

헌혈 프로그램에 가입 후 백산동물병원이 요청할 때 헌혈에 참여하면 ‘치과검진’ 또는 ‘건강검진’을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A형, B형, AB형 등 3가지 고양이 혈액형 중 10%정도만 존재하는 B형 고양이의 헌혈프로그램 참여가 절실하다.

백산동물병원 김형준 고양이 수혈센터장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양이에게도 수혈이 필요하다”며 “헌혈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백산동물병원 고양이 헌혈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백산동물병원 홈페이지(클릭)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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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프로젝트에서도 ‘공혈견 문제’는 핫한 주제

공혈견은 대학생들의 프로젝트에서도 자주 다뤄지는 주제다.

지난해 ‘라온퍼피’라는 대학생팀이 공혈견들의 열악한 사육 환경 문제를 알리기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유봉이팀’이라는 또 다른 대학생 프로젝트 팀은 반려동물의 헌혈 참여를 독려하고 헌혈견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사이트 ‘상생(클릭)‘을 오픈하기도 했다.

기자가 3년전 방문했던 태국 카세사트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의 혈액은행. 사료회사와 협업을 통해 성공적인 헌혈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었다
3년 전 직접 방문했던 태국 카셋삿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의 혈액은행. 사료회사와 협업을 통해 성공적인 헌혈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었다

3년 전 우리나라는 발칵 뒤집어 놓았던 공혈견 문제.

3년이 지난 현재에도 사실상 바뀐 것은 없다. 다만, 동물 헌혈을 통해 공혈견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자발적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헌혈견협회가 공식 창단했다.

3년 전 실패했던 ‘동물 헌혈문화’ 가 과연 이번에는 우리나라에 뿌리내릴 수 있을까?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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