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위협 들고양이 개체수, TNR 아닌 TVHR로 억제한다

들고양이, 미국·호주선 연간 야생조류 수백만수 해쳐..사냥 줄일 새보호목도리 도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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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야생동물을 위협하는 들고양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 정소·난소를 남겨두는 중성화수술법을 적용해 들고양이 밀도를 억제하고, 새보호목도리 적용을 늘려 야생조류를 보호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립공원 내 들고양이 관리 강화대책을 23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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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야생환경에서 살아가는 ‘들고양이’는 도시에서 사람의 주거공간 근처에 머무는 ‘길고양이’와 구분된다.

세계 각국에서는 포유류, 조류, 파충류를 포함한 작은 생물들을 사냥하며 생태계를 위협하는 들고양이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소 13억마리 이상의 새가 매년 들고양이들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

특히 호주 대륙에서는 외래종인 고양이들이 매년 3억마리 이상의 새와 6억마리 이상의 파충류를 죽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희귀 설치류와 유대류까지 위협을 받으면서 호주 정부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들고양이 200만마리에 대한 수렵을 추진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이 2017년 6개월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들고양이는 322마리다. 위 사례들처럼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규모는 아닌 것으로 평가되지만, 선제적인 개체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생태원 김영준 동물복지부장은 “국내에서 들고양이가 얼마만큼의 피해를 발생시키는지 조사된 바는 없지만, 들고양이들이 통상 굉장히 강한 정도로 야생조류 등을 죽이는 것이 확인돼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오는 8월부터 국립공원 내 들고양이들의 개체수 관리 방법을 기존의 포획-중성화-복귀(TNR)에서 포획-정관·자궁절제술-복귀(TVHR)로 변경한다. 불임상태로 만들지만 정소와 난소를 그대로 남겨두는 방식이다.

성호르몬이 그대로 나오면서 영역확보 본능과 생식 본능을 유지하게 돼 방사지역의 들고양이 밀도를 억제하는데 TNR보다 나을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이유로 번식기 소음문제가 유지되기 때문에 도시환경의 길고양이에게는 적용할 수 없는 방법이지만, 야생에서 살아가는 들고양이의 복지 측면에서도 개선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환경부는 일부 국립공원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TVHR을 시범 적용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자료 : 환경부)
(자료 : 환경부)

조류 사냥 줄일 새보호목도리 도입..’등산로 들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들고양이들의 조류 사냥을 줄이기 위한 ‘새보호목도리’도 도입된다. 원색의 천을 고양이 목에 채워 조류들이 잘 피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다.

환경부는 “해외에서 개발된 새보호목도리는 고양이가 원치 않으면 언제든지 벗을 수 있는 형태이며, 조류와 달리 색감을 구분하지 못하는 쥐의 사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 들고양이 생존에는 문제가 없다”며 “2013년 미국 연구결과 새보호목도리를 장착한 들고양이의 사냥률은 87%까지 줄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영국 등에 등록된 산업디자인특허권 문제를 해결하여 이르면 올해 안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들고양이의 생태계 영향에 대한 대국민 홍보활동도 강화한다.

환경부는 “고양이는 대표적인 반려동물이지만, 야생의 들고양이는 새부터 소형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를 잡아먹는 치명적인 포식자”라며 “재미로 사냥하는 습성도 있어, 들고양이는 사냥한 먹이의 28%만 먹는다는 국내 연구결과도 있다”고 지목했다.

특히 국립공원 등산로 등 사람과 접촉하는 지역에서 먹이가 공급되면서, 들고양이들이 계속 머물며 주변의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현상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국립공원공단은 국립공원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들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말자는 홍보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반려동물이던 고양이도 자연생태계에 들어오면 새를 포함한 작은 동물의 개체수를 감소시키는 등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며 “야생에 유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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