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법 `농식품부 결정에 따른 예방적살처분 명령 정당`

예방적살처분 거부했던 참사랑농장 2심도 패소..농장 측 `탁상행정 살처분 묵인`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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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AI로 인한 예방적살처분을 거부했던 익산 소재 동물복지인증 산란계농장 참사랑농장이 살처분명령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했다.

광주고등법원 전주 제1행정부(판사 황진구·김종우·이영창)는 11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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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2017년 2월 27일 익산시 용동면의 A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A농장으로부터 2.0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참사랑농장은 방역대(반경 500m~3km 보호지역)에 포함됐다.

엿새 뒤인 3월 5일 익산시 용동면의 B, C농장에서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그러자 방역당국은 예방적살처분 범위를 최초발생 A농장 반경 3km 내에 위치한 가금농장 20개소로 확대했다. 참사랑농장도 여기에 포함됐다.

3월 10일 익산시장이 참사랑농장에 예방적살처분을 명령했지만 농장은 거부했다. 결국 살처분은 집행되지 않은 채 AI 사태는 종식됐지만, 익산시가 내린 살처분명령은 그대로 남았다.

AI 방역실시요령은 축산업 형태, 지형적 여건, 야생조수류 서식실태, 계절적 요인, 역학적 특성 등 위험도를 감안해 예방적살처분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소송에서 참사랑농장 측은 익산시가 해당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참사랑농장이 A농장 발생 직후인 2월 28일 전북 동물위생시험소가 실시한 AI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는 등 발병가능성이 낮은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역학적 특성 등 위험도 고려, 시·도 가축방역심의회 위원 등과의 상의 없이 살처분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예방적살처분 범위를 3km로 확대하는 것은 지자체(익산시)의 재량행위임에도 오직 검역본부의 명령에 따랐을 뿐, 재량판단의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같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예방적살처분 범위 확대에 앞서 열린 3월 6일 농식품부 가축방역심의소위원회에 주목했다.

농식품부와 검역본부, 전라북도, 익산시, 지역 생산자단체 등이 참여한 이날 소위는 AI 발생농장 주변의 전파 가능성, 야생조류 서식실태 등을 고려해 예방적살처분 범위 확대를 결정했다.

이처럼 AI 방역실시요령에 따라 농식품부장관이 예방적살처분 범위를 확대할 때 검토할 요소들과 지자체장이 예방적살처분 명령을 내릴 때 검토할 요소들이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농식품부가) 역학적 특성 등 위험도를 감안해 보호지역으로 예방적살처분을 확대 시행했고, 익산시는 그 결정에 기초해 참사랑농장에 예방적살처분을 명령했다”며 “당시 급박한 상황 속에서 관련 자료들을 입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익산시가 새로이 독자적으로 역학조사를 하고 시도 가축방역심의회 등을 소집해 같은 안건을 다시 협의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일부 절차가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예방적살처분의 성격과 긴급한 상황에 비추어 보면, 살처분 명령을 취소할 정도의 절차상 하자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AI는 주로 사람, 조류, 차량 등을 통한 접촉으로 확산되고, 인접한 농가 사이에는 바람을 통한 전염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예방적살처분은 감염원을 신속히 제거해 바이러스 배출과 확산을 방지하는 적합한 수단”이라며 “참사랑농장의 닭들이 AI에 걸리진 않았지만, 그 결과만으로 살처분명령이 위법해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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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판결에 참사랑농장 측은 즉각 반발했다.

참사랑농장과 동물권연구단체PNR, 동물권행동 카라는 이날 선고 직후 전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분별한 살처분을 강요한 익산시와 이를 묵인한 사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과학적 조사나 근거 없이 탁상행정 살처분 명령을 반복해오고 있음을 재판 과정에서 익산시 스스로 인정했다”며 “그럼에도 사법부는 익산시에 재량권 남용의 책임을 묻기는커녕 탁상행정 살처분을 묵인했다”고 지적했다.

동물권연구단체PNR 공동대표 서국화 변호사는 “(2심) 증인신문 과정에서 익산시 측은 ‘모른다, 한 적 없다, 농림부에서 했다’는 말로 일관했다”며 “무고한 많은 동물을 죽여야 하는 결정이라면 재량권이 일탈·남용되었는지 여부도 더욱 엄격히 판단해야 함에도, 생명의 무게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법원의 입장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참사랑농장 측은 “대법원에서라도 제대로 된 판결을 내려달라”며 상고 의지를 밝혔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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