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국서부수의컨퍼런스 WVC 2020을 다녀오며/고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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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진 부사장 (3D Medivision Inc.)

필자는 쓰리디메디비젼(3D Medivision Inc.,)이 자사 수의교육 서비스에 대한 미국시장 조사 차원에서 미국서부수의컨퍼런스(WVC, Western Veterinary Conference)에 전시 부스로 참여하면서 본 참관기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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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VC 소개

WVC는 참가자 1만5천여명, 수의사 6천여명, 전시 참여 기업 500개 이상이 모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의학 관련 전시, 교육 행사다. 매년 2월 교육센터인 Oquendo center(https://www.oquendocenter.org)가 있는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다.

2020년 WVC는 지난해와 같은 만델리나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2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열렸다.

WVC에 따르면 17개의 워크샵과 994시간의 CE(Continuing Education), 29개의 실습(hands-on) 프로그램 및 300개 이상의 강의가 준비되었다고 한다. 교육프로그램의 부속 행사로 전시관이 운영된다.

‘아마도 미국 각지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있는 참가자와 전시업체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하여, 관광과 도박의 도시인 라스베가스를 택하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마케팅적(장사꾼적)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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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개요

전반적인 전시관의 사이즈는 코엑스와 같은 대형 전시관인 만큼 널찍하고, 일반 전시회와 별 차이를 느낄 수 없지만, 수의관련 전시회라 돌아다니는 개들이 상당히 많다.

필자는 수의보다 인의 쪽 메디컬 컨퍼런스를 많이 다녀서 인지, 인의 쪽보다는 훨씬 더 캐주얼하고 자유 분방함을 느꼈다. 일반적으로 정장에 넥타이를 맨 영업사원들과 수의사들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국내기업의 참여가 줄어 들었다

작년까지는 의료기기협동조합이 10개 정도의 국내 수의관련 기업들을 모아서 한국관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2020년에는 무슨 이유인지 한국관은 구성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한국업체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모니터링 전문 기업 ㈜Bionet, 최근 미국 지사를 설립한 바이오노트, 정형외과 플레이트 전문 업체인 제일메디컬처럼 미국에서 자리잡은 업체들이 눈에 띄었다.

뿐만 아니라 플레이트 제품을 출시한 (주)오스테오닉와 피부레이저 전문 Anixon과 같이 처음으로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도 있었다.

쓰리디메디비젼의 수의외과 교육서비스인 베터플릭스(www.veterflix.com)와 같이 시장 조사를 통해 진출 전략을 수립하고자 참가하는 기업도 있다.

목적이야 어찌됐든 수의관련 시장의 매력 지수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동물용 의료기기 시장은 인체용 의료기기와는 달리 미국 FDA인증 없이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 때문에 국산 의료기기 기업들의 시장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한 목적으로 동물용 의료기기 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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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업체의 성장세

늘 그렇듯이 중국 기업들의 성장은 어느 분야에서나 괄목할 만하다.

이미 오래 전부터 ICT 분야를 넘어 이제는 높은 장벽이었다고 생각하는 의료 분야에까지, 그것도 수의 분야까지 빠르게 확장하는 걸 보면, 그 끝이 어디까지인지 사뭇 궁금하기까지 하다.

라스베가스에 도착해보니 꽤 많은 호텔들도 중국 자본이 인수했다고 한다. 가장 미국적인 도시의 초대형 신생 호텔 로비에서 중국을 바로 연상할 만한 중국풍의 커다란 빨간 홍등을 볼 것이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세상은 점점 중국화(?)되는구나’ 하는 씁쓸함도 느꼈다.

WVC 전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중국말과 바로 옆 대형 부스는 다름 아닌 중국 기업들이었다. 총 몇 개 기업이 참여했는지는 모르지만 점점 늘어가는 것만은 확실했다.

단독 부스가 아니어도 다양한 중국제품들이 로컬의 공급업자들을 통해서 전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초음파 레이저 전문업체인 Chison Medical Technologies, 진단 영상 장비 업체인 Mindray Eelectronics, 랩 리서치 장비업체인 RWD life Science, Sinnowa Medical Science & Tech. 등이 공식적으로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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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의 솔루션 기업들의 수의로의 확대 뚜렷

인체용 의료기기 사업자의 관점에서 봤을 때 동물용 의료기기 시장은 그야말로 아주 작은 시장에 불과 했을 때가 있었다. 그러면서 수의분야에 관심조차 갖지 않았고, 또한 같은 업체가 동물용과 인체용을 동시에 취급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적지 않아 많이 주저하는 요인이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젠 시장이 아주 급속히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업체들의 영역 확장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아주 고가의 장비 제품뿐만 아니라 간단한 소모품에 이르기까지 인체용 업체들의 브랜드가 눈에 많이 보인다. 내시경 전문업체인 스톨츠의 부스도 작년보다 커지고 있다. 당분간 많은 업체들의 참여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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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교육서비스의 현황 및 가능성

최근 나름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수의외과교육 서비스인 베터플릭스가 과연 미국의 수의학 교육시장에서의 가능성이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참가 업체중 VIN(www.vin.com)은 미국 최대의 수의학 관련 정보사이트로 학생들은 무료로 사용하고 수의사들에게 50불 정도의 월 가입비를 부과하는 서비스다. 많은 회원들이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만큼 베터플릭스의 컨텐츠와의 제휴 가능성을 타진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수의내과전문의(심장)이자 VIN의 공동설립자인 Paul David Pion회장은 부스에 방문하여 “베터플릭스는 아주 좋은 새로운 형태의 교육 영상이고, 관심이 아주 많이 가는 만큼 상호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자”고 말했다.

웨스턴대학 수의학과 김영주 교수도 “이렇게 좋은 스킬과 영상이라면 미국 내에서도 좋은 서비스가 될 것이다”며 미국에서의 영상 제작에 대한 조언을 전했다.

아직 한국은 전문의 제도가 안정적으로 잘 되어있지 않은 만큼 미국시장에서 어필하려면 전문의들이 생산하는 인정된 교육영상이라면, 보다 많은 관심을 유발할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처음보는 3D 교육 방법에 대한 현지 수의사들은 많은 관심을 보였고, 미국내에서의 시장가능성도 높게 평가해 주었다.

현지 교수진과 수의사들로부터 전반적으로 고무적인 피드백을 받은 만큼 미국시장 진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좋은 전략을 짜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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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경험이 많지 않은 수의 분야이긴 하지만, 국내 관련 기업들도 미국시장을 적극적으로 노려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WVC는 참가인원과 업체가 많은 만큼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제품과 서비스 위주라면 좋을 것이고,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의 경우, ACVIM과 같은 적지만 좀 더 전문적인 행사에 참여하는 방안도 목적에 따라 선택하면 될 것이다.

많은 국내 기업들의 새로운 수익 창출의 영역으로 검토되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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