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인기 일산튼튼동물병원장 `임플란트 상용화 되는 날 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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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의치과세미나를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수의사가 있습니다. 

수의치과 박사학위자도 아니고, 수의과대학 교수도 아니지만, 임상수의사들 사이에서 좋은 강의평을 듣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강의요청을 받고 있는 ‘일산 튼튼동물병원’의 이인기 원장님이 그 주인공입니다.

데일리벳에서 이인기 원장님을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수의사들 및 수의과대학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이인기원장님의 생각과 비전, 수의치과의 전망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 위해, 세미나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 이인기 원장님을 만나봤습니다.

이인기 원장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수의치과분야에 대한 수의사·수의대학생들의 관심이 커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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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9일 열린 `제24기 수의치과세미나`에서 강의하는 이인기 원장.

Q. 수의사가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릴 때부터 동물을 좋아했는지? 어떻게 수의과대학에 진학하게 됐는지 알려달라.

원래 나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페인트 회사에 근무했었다. 그러던 중 내가 키우는 강아지 ‘폴’ 때문에 동물병원에 다니다가 수의사라는 직업에 매료되어 수의과대학에 편입하게 됐다.

Q. 수의치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다른 수의학분야는 지난 십여 년간 큰 발전을 이뤘다.

안과의 경우는 백내장수술, 방사선의 경우는 수동현상기-자동현상기-CR-DR-CT&MRI까지 발전했다. 예전에 밧트에서 현상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하지만 수의치과는 20년전, 10년전에 비해 크게 발전하지 못한 채 현재도 스켈링과 발치가 대부분이다.

의사는 살리는 것이 목적이다. 치과의사에게 발치란 동물병원에서 환자를 안락사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치과의사는 발치보다 치아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수의치과 처치는 대부분 발치였다.

보호자는 치아를 살리길 원하지만 방법을 몰라서, 알지 못해서 발치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럴 때 마다 임상수의사로서 큰 자괴감이 들었다. 그래서 발치를 안하고 치아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Q. 인의치과원장에게 배웠다고 들었다. 어떻게 치과원장에게 배우게 됐는지 그 과정이 궁금하다.

수의치과를 배우려고 해도 실습까지 가르쳐주는 세미나가 없었기 때문에, 인의치과원장님에게 기초를 배울 수 밖에 없었다.

인의치과 중 특히 소아전문치과가 동물병원과 비슷하다.

일단 아이들은 치과에 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치과 문 앞에서 버틴다. 진료실에 들어가도 병원 밖으로 도망가는 아이들도 있고, 치료를 받다가 갑자기 치과의사를 입으로 무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의 거부반응이 너무 심할 때는 진료대에 묶기도 하고, 심하면 마취를 하고 치과진료를 하기도 한다. 따라서 같은 진료라도 성인에 비해 진료시간도 길고, 여러 번 치료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 번에 모든 치료를 끝내려고 노력한다.

이런 부분이 동물병원과 유사하여 처음에 소아치과원장님께 기초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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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영남수의컨퍼런스에서 수의치과강의를 맡은 이인기원장.

Q. 수의치과세미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내가 수의대에 다닐 때는 학교에서 임상병리를 배우지 않다보니, 인턴 때 혈액검사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했고, 심지어 마취 전에도 꼭 혈액검사가 필요한가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어린 강아지 중성화수술 시 마취 전 혈액검사를 하는 것이 과잉진료가 아닌가 라는 생각까지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수의학이 발전하고 임상병리를 공부하니 마취 전 혈액검사가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되었다.

처음에는 수의치과학을 어렵게 배웠으니 나 혼자만 알고 싶은 것이 사람의 본능이고,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다른 선생님들이 안하는 시술을 나 혼자 하다 보니, 마치 위의 임상병리 예처럼 아무리 맞는 것을 한다고 해도 보호자들이 다른 병원에 가서 똑같은 케이스를 상담받은 뒤 과잉진료로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이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를 해주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수의치과학의 저변확대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수의치과학 강의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Q. 세미나 과정은 어떻게 되나? 베이직, 스탠다드 코스 등이 있던데.

베이직코스-스탠다드코스-어드밴스드코스 등 3가지 코스가 있다.

베이직코스는 수의치과를 처음 접하는 선생님들을 위한 과정이고, 스탠다드는 베이직코스를 심화하여 실제 임상에 응용하는 과정이다. 어드밴스드코스는 근관치료와 크라운 중점의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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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강의 자료를 만들고 강의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강의 자료가 정말 방대하고, 실습까지 병행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을 것 같은데, 세미나에 굳이 실습을 병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베이직코스는 원래 2시간씩 8회 코스였으나, 지방에서 오는 선생님들은 강의시간보다 왕복시간이 더 걸려 비효율적이었다. 따라서 한 번 강의에 4회 강의분량(8시간)으로 2회 실시하고 있다.

실습을 병행하는 이유는 실제로 강의를 듣는 선생님들이 배운 내용을 바로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강사입장에서는 이론만 강의하는 것이 편하고 번거롭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할 줄 모르는 외과수술을 이론만 듣고 수술한다면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고, 설사 수술을 하더라도 제대로 하기가 쉽지 않다.

치과도 마찬가지다. 수의치과도 큰 범위에서 수의외과학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에 꼭 실습이 필요하다. 인의에서도 핸즈온이라고 해서 실습을 병행한다.

Q. 강의를 직접 들어보니, 굉장히 쉽게 강의하는 것이 느껴진다. 노래로 어려운 내용을 외우게 하거나, 체조나 드라마와 연계시켜 연상암기를 하도록 하는 것이 특이했다. 강의할 때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수의학세미나는 들을 때는 알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기 마련이어서, 체조, 드라마, 노래 등에 치과이론을 대입해 연상시키는 강의방법을 동원했다.

연상으로 강의하는 방법을 수강한 선생님들이 시간이 지나도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반응이기 때문에 스탠다드 강의도 쉽게 연상시키는 기법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현재 ppt 강의자료는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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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에서 국민체조 동영상을 보여주며, 수의치과를 체조와 연상시켜 암기하도록 강의하는 이인기원장.

Q. 여태까지 겪었던 치과케이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케이스는 무엇인가?

고양이 치과케이스는 강아지와 달리 생명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미미라는 2살짜리 코숏이 식욕부진과 구토로 내원했는데, 혈액검사와 방사선검사 등 감사결과 별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구강검사 결과 상당히 심각한 LPGS로 진단되었다. 이 고양이의 경우 진단이 잘 안되었거나 설사 진단이 되었다하더라도 내과적으로 스테로이드만 복용했더라면,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오래 살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은 수술 후 아주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다. 볼 때 마다 뿌듯함을 느낀다.

강아지 중에는 흰둥이라는 믹스견이 기억에 남는다.

말기치주염으로 거의 대부분의 치아를 발치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고 내원한 케이스였다.  발치 외에 치근활택술, 치은초파술, 치주낭에 연고처치외에 내과적인 처치로 치아를 살리게 되어 지금도 처치 후 100일이 지났는데, 스켈링 할 때와 같은 치아상태를 유지하며, 잇몸도 튼튼해졌다. 아주 만족해하는 보호자와 흰둥이를 볼 때 너무 흐뭇하다.

흔히, 보호자들에게 “강아지도 사람과 똑같이 치통을 느끼나요?” 라는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다.

강아지나 고양이도 사람과 똑같이 치통을 느끼지만 표현을 못하다보니, 보호자가 지각하지 못할 뿐이다. 강아지나 고양이도 치과치료를 통해 회복되면 성격도 좋아지고 쾌할해지고 입맛도 좋아지게 된다. 이럴 때 수의사로서 보람을 느낀다.

Q. 동물병원에서 치과진료 매출이 전체 진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 인가? 또 수의치과학의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세미나를 25회 진행하면서 전국의 원장님들을 상대로 조사를 해봤더니, 진료 중 수의치과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국 평균 3%로 조사됐다. 3%라는 것은 상당히 낮은 비율이다. 개인적으로 수의치과의 이상적인 비율을 15%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 동물병원에서 수의치과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는 것은 반대로 얘기하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다. 즉, 수의치과가 동물병원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거라 생각한다.

Q. 인의치과에서는 임플란트가 크게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수의치과는 스켈링과 발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수의치과에도 임플란트를 적용할 수 있을까?

미국의 수의치과전문병원에서 제한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보급이 힘든 이유가 있다. 강아지의 경우 사람과 달리 품종에 따라 치아크기 차이가 크다. 

어려움이 있으나 앞으로 보호자의 의식 수준이 더 높아진다면, 수의치과에서 임플란트가 상용화 되는 날도 오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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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기 원장은 세미나 시 늘 실습을 병행한다.

Q. ‘공유’ ‘나눔’을 많이 강조한다. 인의치과의사한테 배운 내용을 다른 수의사들과 공유하고 나누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지식공유를 강조하는 이유가 있는지?

수의학도 내과, 외과, 산과, 방사선 등 여러 개의 과로 나뉘어있듯, 수의치과학도 치주, 구강외과, 교정, 보철, 방사선 등 여러 과목으로 분류된다.

나 혼자서 치과학이란 방대한 과목을 다 잘하기는 불가능하다.

나 혼자 공부하면 10년 걸릴 것도 주위의 동료 수의사들과 같이 공유하고 오픈하여 함께 공부하고 경험·노력을 나누면 2년만에 끝낼 수 있다고 본다.

아울러 이렇게 얻어진 노력을 주위 수의사들과 나누다보면, 어려운 임상수의계의 상황도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 10년 사이에 동물병원이 많이 생김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임상수의사들끼리도 많은 갈등을 겪고 있다. 하지만 함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면 기존 시장 외에 새로운 시장이 생기므로, 힘든 수의계의 상황도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Q. 앞으로 수의치과분야의 발전을 위해 수의대 커리큘럼 변화나 제도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 같은데.

앞서 임상병리학 과목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수의과대학에서 배우지 않은 내용을 졸업하고 세미나 등을 통해 배우는 것은 매우 힘들다.

수의치과도 마찬가지다. 현재 국내대학에 수의치과학이 정규과목으로 편성되어 있는 학교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는 수의치과학이 수의과대학 정규과목으로 개설되어 학부 때 부터 기본적인 것을 배운다면, 수의치과학이 앞으로 더 많이 발전 할 수 있을 것이다.

Q. 끝으로 수의사·수의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수의치과라 하면 인의의 성형외과(미용성형)같이 꼭 필요한 과목이 아니라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임상을 하다보면 식욕부진으로 내원한 케이스 중 혈액검사, 방사선검사 등 여러 가지 검사를 실시했는데도,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고, 이런 케이스가 폐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중 치과가 원인이었던 경우가 많다.

많은 수의사·예비수의사들이 치과에 대한 관심을 가져서 반려동물의 수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이인기원장님1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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