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샵에서 사서 유기묘로 둔갑시킨 수의대생 인기 유튜브 채널
구독자 53만명 채널 `갑수목장`, 동물보호법 위반 등으로 고발당해
수의대생이 운영하는 인기 유튜브 채널 ‘갑수목장’이 구설에 올랐다. 한때 구독자가 53만 명에 이르던 채널이었지만 논란이 된 지 몇 시간 만에 구독자가 10만 명 이상 감소했다.
채널A 뉴스와 동물보호단체 동행(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 그리고 ‘갑수목장 폭로합니다’ 유튜브 채널에 따르면, 갑수목장의 문제점은 크게 4가지다.
① 펫샵에서 구매한 후 유기동물로 둔갑시켜 거짓 영상 개재
② 영상 속 동물들을 학대 및 방치
③ 햄스터 학대 뒤 논란이 일자 거짓 해명
④ 돈을 목적으로 개설한 두 번째 유튜브 채널 ‘kittyclass’
우선, 펫샵에서 반려동물을 구매한 후 유기동물로 둔갑시켜 영상을 제작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본지가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갑수목장은 어리고 귀여운 동물들을 이용해 영상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부분의 고양이를 펫샵에서 구매해 이들을 방치하거나 학대까지 했다고 한다.
“갑수목장은 펫샵에서 고양이들과 강아지를 구매한 뒤, 다양한 이유로 버려지거나 파양 당한 것으로 사연을 조작해 자신의 영상에 개재했으며, 심지어 펫샵에서 샀다는 증거를 없애기 위해 구매 당시 이들을 모두 현금으로 결제했다”는 것이 자료 제공 측 주장이다.
판매 계약서에 기재된 매수인 성명은 다른 이름이었다.
사람들이 유기된 품종 고양이들만 구조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자 갑수목장은 의심을 피하고자 ‘행돌이’와 같은 실제 몇 마리의 유기 고양이들을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데려오는 치밀함을 보였다는 의혹도 나온다.
“굶으니까 애들이 일을 한다.”며 영상 촬영을 위해 동물들을 굶겼다는 관계자의 증언도 있다. 이 관계자는 “고양이들은 맞아야 말을 듣는다.”라고 말하며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던지거나 때리는 짓도 서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기구한 사연으로 임시보호하게 됐다고 거짓으로 소개된 영상 속 강아지 절구의 경우, 촬영 외에는 더럽고 좁은 철장 안에서 계속 갇혀 지냈다고 한다.
지난 1월 19일 갑수목장은 자신의 유튜브에 ‘태어나 처음으로 쥐를 본 반응’이라는 제목으로 햄스터를 투명 상자 안에 넣어 놓고 고양이가 이를 관찰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 후 동물학대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영상을 삭제하고 “햄스터 쪽이 공포를 느낄 수 있다는 지적을 많은 분들이 해주셨다. 이러한 부분을 정확하게 고려하지 못했다.”고 사과한 바 있다.
자료 제공 측은 이에 대해 “이러한 자극적인 영상을 의도적으로 촬영하기 위해 홈플러스에서 햄스터를 직접 구매한 것”이라고 전했다.
심지어 영상 속 햄스터는 ‘두 번째 햄스터’이며, 첫 번째로 구매한 햄스터는 투명 상자 밖에 풀어놓았다가 고양이에게 물려 죽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료 제공 측은 “유튜브 갑수목장은 수의대생 박갑수와 김모씨, 두 공동 대표로 운영되고 있는 채널이며, 김모씨는 갑수목장에서 영상 편집을 담당하고 있고 박갑수와 수익을 나누고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kittyclass 채널도 박갑수와 김모씨가 함께 개설한 채널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드러나지 않는 공동 대표의 존재를 이용해 유튜버 박갑수는 김모씨의 명의로 두 번째 유튜브 채널 ‘kittyclass’를 개설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10일 갑수목장은 자신의 채널에서 많은 구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고양이 ‘레이’를 입양 보냈다’는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에 게시했는데, “레이를 계속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아서 입양 메일 중 유튜브 영상으로 레이를 계속 보여 주실 수 있는 분을 찾아봤다.”며 ‘레이’를 분양받은 유튜브 채널 kittyclass를 댓글로 소개했다.
자료 제공 측은 “이들은 시청자들이 이 두 개의 유튜브 채널의 실소유주가 같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점을 이용해 두 채널을 연관 지어 홍보하고, 수익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kittyclass 영상에 출연하는 고양이 4마리 역시 모두 펫샵에서 구매한 고양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행은 “수의대학생이기 때문에 구독자들은 그들의 영상을 더욱 신뢰하였을 텐데, 그들의 유일한 관심은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예쁜 동물과 잘 만들어진 영상에 몰려드는 구독자뿐이었다”라며 “갑수목장을 동물학대와 사기 등에 대한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고발장에 따르면, 그동안 갑수목장이 유튜브로 벌어들인 수익은 2억 5천만원 정도이며, 여기에 유기 고양이를 후원한다는 명목으로 920여만원의 기부금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내용은 ‘갑수목장 폭로합니다 유튜브 채널(클릭)’에서 확인할 수 있다. 두 사람의 수의대 제적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클릭)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