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정부예산(안)에 '야생동물보건연구원' 설계용역비 2억원 반영
2016년 완공 목표··· 부지면적 3만㎡, 건축 연면적 6천㎡ 규모, 총 사업비 260억원
광주광역시(시장 강운태)에 '국립야생동물보건연구원'이 건립될 예정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국립야생동물보건연구원' 설립을 위한 기본설계용역 예산 2억원이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반영돼 내년부터 국가사업으로 본격 추진된다고 13일 밝혔다.
국립야생동물보건연구원은 야생동물에서 전이되는 AI, SARS, 구제역 및 기타 인수공통전염병으로부터 가축과 인간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연구기관으로, 야생동물 질병에 대한 진단과 분석, 조사와 DB구축, 기술개발 및 야생동물 보건관리 등을 통해 생물 다양성보존과 생물자원을 보호하게 된다.
총 사업비 260억원은 전액 국비로 투자되며, 부지면적 3만㎡, 건축 연면적 6천㎡ 규모로 2014년 기본설계를 시작해 오는 2016년 최종 완공될 예정이다.
WHO "인간의 새로운 질병 75%이상 야생동물에서 유래"
광주시, 끈질긴 정부·국회의원 설득으로 '광주시'로 입지 선정
학계 보고에 따르면, 인간 전염병은 60% 이상이 동물로부터 전이되고 있으며, 그 중 72% 이상이 야생동물로부터 감염된다고 알려졌다. WHO는 지난 30년간 발견된 사람의 새로운 질병 중 75% 이상이 야생동물에서 유래되었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야생동물의 질병은 전쟁 다음으로 많은 피해를 발생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정부에서도 야생동물 질병을 전문적으로 조사·연구하고 관리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 필요성을 느끼고, 2011년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는 등 야생동물 질병연구·관리를 위한 법적근거를 마련했다.
한편, 광주시는 그동안 '국립야생동물보건연구원' 설립의 필요성 등에 대해 환경부, 기재부 등을 수시로 방문하고 건립 필요성과 시급성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특히, 지역 국회의원과 정책협의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왔으며, 새누리당 광주시당도 방문해 사업추진의 필요성과 시급성 등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해 결과적으로 기획재정부 국비 반영을 요청해 정부예산에 반영하는 성과를 거뒀다.
광주시 관계자는 "국립야생동물보건연구원의 광주설립은 국가 차원의 야생동물 질병 대응력 향상, 생태계 안전성 확보와 함께 야생동물의 질병 조사·연구를 위한 신규 고급일자리 창출과 관련분야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남은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의계 "국립야생동물보건연구원 설립 환영"
이번 연구원 설립은 야생동물수의사와 야생동물수의사를 꿈꾸는 수의과대학 학생들에게 큰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지난 4월 대한수의사회가 발표한 '수의사 신고 결과 분석' 자료에 의하면, 현재 전국에 활동하고 있는 임상수의사 4,939명 중 야생동물 등에 종사하는 임상수의사는 36명으로 0.7% 밖에 되지 않았다.
야생동물에 관심이 있는 수의사나 수의과대학 학생들도 전국 11개 시·도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와 동물원 외에 마땅히 야생동물수의사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환경부 산하의 국립야생동물보건연구원이 건립되면 야생동물수의사들의 일자리와 역할이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충남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의 김영준 선임수의관은 "이번 연구원 설립은 2-3년 전부터 이야기가 나왔던 것으로 예산반영이 늦어졌던 것" 이라며 "외국에는 야생동물질병만 전담으로 담당하는 부처나 부서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 동안 야생동물질병을 인수공통전염병과 가축질병의 주체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이 사실"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야생동물질병도 하나의 야생생태계 구성인자" 라며 "이번 연구원 설립을 통해 야생동물질병 그 자체, 멸종위기 야생동물 그 자체를 생태계의 한 구성인자로 생각하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