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벤처 인벤티지랩, 3개월 지속형 심장사상충예방약 주사제 개발
신형 약물전달체계 기반한 신약..KVGMP 자체 생산으로 내년초 공급 본격화
수의사들이 아픈 반려동물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동물용의약품은 대부분 해외업체가 개발한 제품을 국내에 들여온 것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이 자체 기술로 반려동물용 의약품을 개발해내고 있어 주목된다.
장기지속형 약물전달체계 분야에서 첨단기술을 확보한 인벤티지랩도 그 중 하나다.
약물전달체계 플랫폼 바이오벤처 인벤티지랩(대표 김주희)은 최근 장기지속형 심장사상충예방약 (가칭)목시원큐 주사제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목시덱틴(Moxidectin) 성분으로, 한 번 피하주사하면 3개월간 심장사상충 예방효과가 지속되는 제형이다.
인벤티지랩이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을 시작한 것은 2016년이다. 탈모치료제, 약물중독 치료제 등 인의약품 개발이 주력분야지만, 자체 개발한 약물전달체계에 처음으로 탑재한 약물성분은 심장사상충예방약인 목시덱틴이었다.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마이크로스피어)에 쌓인 채 주사된 약물이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배출되는 방식이다.
1회 주사에 3개월간 지속되는 심장사상충예방약 주사제는 목시원큐가 세계 최초다. 기존 글로벌 업체의 장기지속형 심장사상충예방약 주사제는 6개월과 12개월형 제제다.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는 “목시원큐는 기존 제품의 제네릭이 아니다. 자체 기술로 만들어낸 개량신약 ”이라며 “기존 장기지속형 주사제에 비해 마이크로스피어 입자 크기를 작고 균일하게 생산해내는 것이 자사 기술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입자크기가 들쑥날쑥하면 약물의 혈중농도가 과도하게 올라가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반면 인벤티지랩은 마이크로스피어 입자를 균일하게 제조해 안전성과 재현성을 높였다. 마이크로스피어를 만드는 재료도 사람에서 쓰이는 FDA 승인 제제를 사용했다.
수의사 처방대상으로 허가 받은 주사제 `친수의사적 제제`
KVGMP 시설 갖추고 직접 생산.. 글로벌 동물약 제약사 통해 공급 계획
인벤티지랩은 기존 글로벌 동물용의약품 제약사와의 계약을 통해 목시원큐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미 반려동물용 주사제로서 수의사처방대상 약물로 허가를 받았다. 김 대표도 ‘친수의사적 제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생산은 직접 맡는다. 이를 위해 검역본부로부터 자체 생산공장의 KVGMP 인증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주희 대표는 “인벤티지랩은 자체 공정팀 조직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목시원큐의 생산공정라인을 모두 내부에서 디자인했다는 것이다.
인벤티지랩 마이크로스피어 생산공정이 특수하다 보니 어차피 다른 제조업체에 맡기기 쉽지 않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인벤티지랩은 생산공장 KVGMP 인증, 유통사 계약 등을 올해 말까지 마무리하고 내년초부터 일선 동물병원에 본격적으로 목시원큐를 공급할 예정이다.
김주희 대표는 “국내 심장사상충예방약 시장에서 주사제가 가진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목시원큐는 장기지속형 심장사상충예방약 시장 자체를 새로 창출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목시원큐의 6개월·12개월 지속형 제제와 함께 또다른 동물용의약품도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5년 문을 연 인벤티지랩은 최근 시리즈C 투자까지 유치했을 정도로 촉망받는 바이오벤처다. 첫 상용화에 성공한 동물용의약품 목시원큐 외에도 탈모치료제, 치매치료제, 약물중독치료제 등 다양한 인체용 장기지속형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김주희 대표는 “목시원큐는 첨단기술이 포함된 주사제를 국내 바이오벤처가 전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굴지의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며 “개발부터 생산공정을 만드는 것까지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인체용의약품 개발에도 유용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