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진료부 요청 받으면‥진단서·진료항목 포함 영수증 활용

대한수의사회, ‘동물병원 진료부·처방내역공개 가이드라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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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에는 진료기록부를 발급해줄 의무가 없다. 진단·처방 정보가 포함된 진료기록이 유출되면 동물 자가진료가 조장될 위험도 있다.

하지만 펫보험 청구나 수의료분쟁 등으로 인해 진료기록 발급요청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일선 임상수의사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대한수의사회(회장 허주형)는 8월 ‘동물병원 진료부·처방내역 공개 관련 가이드라인’을 전국 지부와 임상회원단체를 대상으로 배포했다.

동물 진료부 발급, 자가진료 조장 매뉴얼 될 위험..본인확인 등 법적 장치 미흡

동물병원 진료부 발급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국회에 이어 제21대 국회에서도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부평갑)이 동물진료기록 발급 의무화를 골자로 한 수의사법 개정안을 7월 대표발의했다.

사람 의료에서는 환자 본인이나 가족이 요구하면 의무기록을 내어주어야 한다(의료법 제21조). 마찬가지로 수의사가 동물진료기록을 발급해주어야 한다는 요구는 얼핏 그럴듯하지만, 부작용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수는 본인확인이나 정보누설 금지 등 진료기록 공개에 수반되어야 할 법적 안전장치가 없고, 진료기록 공개가 무분별한 자가진료를 조장할 수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병의원 치료에서 사용되는 약품 대다수가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돼 의사의 처방 없이는 구할 수 없는 사람과 달리, 동물에서는 아직 수의사처방제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해 보호자들이 대부분의 약물을 수의사 처방 없이도 구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약물의 용법이 포함된 진료기록이 유출될 경우 동물 소유주의 약물 오남용이 늘어날 위험이 있다. 특히 자가진료가 허용된 농장동물에서 이 같은 우려는 더 커진다.

대수는 “사람의료는 건강보험제도 시행으로 정부가 진료기록시스템 운영을 지원하고, 정보누설 금지 조항 등을 통해 의료정보를 엄격히 보호하고 있다”며 “동물의료는 공공성이 인정되지 않아, 진료기록부 공개는 지적재산권 침해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호자 등이 동물의 진료내역을 요구할 경우 대응방안을 일선 임상수의사 회원들에게 제시했다.

대한수의사회가 제시한 동물병원 진료부·처방내역 공개 관련 가이드라인 중 발췌

진단서·진료항목 포함 영수증으로 발급..약물 제품명·성분명 공개 유의해야

우선 진료기록부는 수의사법 상 발급의무가 없으므로 진단서나 진료항목이 포함된 영수증으로 대체하여야 한다.

대수는 “우리회 요청으로 지난해 11월 수의사법 시행규칙 상 진단서에 주요증상, 치료명칭 등의 항목을 추가했다”며 진료기록부를 내어주지 않아도 진단서와 진료항목 포함 영수증 만으로 펫보험 청구도 가능하다는 점을 지목했다.

1년 이상 시간이 경과한 진료건의 경우에는 진단서 발급도 거부할 수 있다. 수의사법 상 진료기록의 의무보관기간이 1년이기 때문이다.

약물 처방내역을 공개해달라는 요구에는 응할 필요가 없다. 특히 반려동물 진료과정에서 다수 사용되는 인체용의약품의 경우 수의사에게는 처방전을 발급할 권한도 없다.

약물 관련 정보를 내어줄 경우에도 특정 약물의 제품명이나 성분명, 용량 등을 포함하기 보다는 세균감염증치료제, 기침·가래약 등 효능만 간략히 안내해야 한다.

환자에게 쓰이는 약물의 제품명과 용량이 공개되면 자가진료를 통한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타병원으로의 전원을 목적으로 기존 진료내역을 요구할 경우에는 양측 동물병원 수의사 간의 협의하에 진료기록부를 전송하도록 권고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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