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결핵백신 개발의 선두주자,큐라티스 조관구 대표

수의학과 출신으로 결핵백신 개발에 힘쓰는 조관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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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감염성 질환입니다. 항생제가 개발되면서 발병률이 현저히 낮아졌으나 HIV, 항생제내성균의 등장 등으로 다시 발병률이 증가했습니다. 국제적으로 매년 약 1천만 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며 사망자는 170만 명에 이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약 3만 명의 신규 결핵 환자가 발생하고, 그중 약 2천명이 사망하여 OECD 34개 회원국 중 압도적으로 결핵 발병률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BCG(Bacille Calmettte-Guerin)백신은 현존하는 유일한 결핵백신이지만 청소년과 성인에게는 거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큐라티스는 BCG를 대체·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결핵백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데일리벳에서 1993년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하신 큐라티스 조관구 대표님(사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큐라티스를 설립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다른 국내 제약사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컨설팅 업무를 많이 하다가, 자체 사업에 관심이 있던 차에 해외 유명한 신약연구기관인 IDRI(Infectious Disease Research Institute)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의 결핵 공동 연구 등이 계기가 되어서, IDRI로부터 결핵백신을 도입하여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Q. 큐라티스에서 근무하시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첫 직장은 1995년 LG 화학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총 16년 정도 근무를 하였는데, 중간에 10여 년 가까이 미국지사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 후, 다국적 제약사에서 사업개발 담당 임원을 맡았고, 다른 다국적 임상/비임상 연구개발 회사의 한국 대표를 역임한 바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해외 진출 프로젝트들을 많이 도왔었는데요, 대표적인 것을 몇 개 예를 든다면, 보령제약의 신약인 카나브의 동남아 13개 국가 진출, 동아제약의 최초 글로벌 임상 프로젝트, 종근당의 최초 글로벌 임상 프로젝트, 한미약품의 퀀텀프로젝트의 글로벌 비임상 프로젝트 등을 진행한 경력이 있습니다.

Q. BCG 결핵백신과 큐라티스의 청소년 및 성인용 결핵백신은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BCG는 여러분 모두 신생아 때 접종하였던 추억의 ‘불주사’이며,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결핵 예방 백신이나, 그 효과가 개인별로 다르고, 또 신생아 때부터 10년 정도 기간만 유지되고 사라지고 됩니다. 즉, 청소년 연령부터는 결핵에 대한 면역력이 없어진 상태인데, 아직도 그 연령대 이후 인구층에 대하여 결핵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어느 나라에서도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큐라티스는 이것에 주안점을 두어 세계 최초 출시를 목표로 청소년 및 성인용 결핵백신(QTP101)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백신은, BCG 접종 10년 후 결핵에 대한 면역력이 사라진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결핵에 대한 면역력을 boosting 해주는 ‘결핵 예방 백신’이며, 앞서 말씀드린 심각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인류 건강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결핵백신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큐라티스에서 수의사는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나요?

큐라티스뿐만 아니라 제약회사에서 수의사들이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전공 분야가 의학 분야다 보니, 실무적인 동물을 취급하는 부분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든지 전공지식이 활용됩니다. 예를 들면, 연구소에서 실험동물의 관리, 비임상시험(in vitro, in vivo 시험), 임상시험, 허가업무, 사업개발, 마케팅,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서 수의사 출신 선배들이 있으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동물용의약품과 인체용의약품 업계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나요?

동물약품과 인체약품은 시장규모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동물약품 국내 시장규모를 1.2조원으로 본다면, 인체약품 국내 시장규모는 23조원에 달합니다. 물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부분도 있지만, 기회 요소도 다양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의사로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인체약품 쪽에도 진출하면 좋겠습니다.

Q. 인체용의약품 업계로 취업하고 싶은 수의대생들이 해보면 좋은 실습, 혹은 준비해야할 것이 있을까요?

현재 한국바이오협회에서 바이오인력 양성을 위해, 구직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좋은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인 ‘바이오인턴쉽’입니다. 제약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각종 교육과 실습이 있으며, 실습비도 지원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최종적으로 채용까지 진행되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 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여기에 지원해 보면, 다른 비전공자들에 비해서 훨씬 빠른 습득 능력을 보여, 우수한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일반 제약사 취업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큐라티스도 매년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서 인턴들을 받고 있으며, 만족하고 있습니다.

또한, 법제학회에서 진행하는 의약품규제과학 전문가 과정이 있습니다. 이 과정을 마치고 국가 공인 시험을 통과하게 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자격증을 부여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의약품이 어떻게 개발 및 생산, 판매되는지 모든 과정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배울 수 있습니다.

Q. 수의대 학부생 시절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학부생 때 기억에 남는 동아리 활동으로 연합 의료봉사 동아리 생명경외클럽 VVC 활동입니다. 동아리 활동을 하던 어느 여름, 충북 단양 어상천으로 장기진료 봉사를 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 추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과 동시에 학업에도 열중하여 학부생 시절 성적이 좋았고, 그 때문에 주변에서 대학원 진학에 대한 권유도 많이 받았지만, 사회로 일찍 나가고 싶었기에 바로 LG 화학에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큐라티스를 잘 발전시키는 것이 당면과제인데요, 결핵백신의 임상 및 상업화를 통해서, 우리 국민 모두에게 건강한 생활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제일 큰 목표입니다.

Q. 수의학과 학생들과 수의사 후배들한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제가 수의대 재학시절, 선배님들께서 다양한 진로가 있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막상 졸업 후 전공을 살려서 취업을 하려 하니, 학과 사무실 게시판 채용공고에 있는 동물약품 회사, 사료 회사 등으로 진로가 국한되었습니다. 저는 조금 더 큰 조직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보고 싶어서 LG그룹 공채 시험에 지원하게 되었고, 첫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입사하고 보니, 저보다 선배, 혹은 이후에 입사한 후배분들은 전부 주변의 추천을 받아 특채 형식으로 입사를 하였습니다. 저는 혼자서 입사 준비를 하다 보니, 그런 경로가 있다는 것을 당시에 몰랐습니다.

이처럼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과감히 지원해 보고, 또 원하는 분야가 있다면 혼자서 끙끙 앓지 말고, 해당 분야의 선배를 찾아가서 조언을 구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 항상 길은 열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옥세린 기자 celineohk@hanmail.net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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