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올해도 수의계 내외부에서 다양한 이슈가 발생했습니다. 수의사신문 데일리벳에서 올해 게재된 기사 중 관심도를 기준으로 ‘2020년 수의계 주요 이슈 20개’를 정리했습니다.
과연 올해 수의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11위부터 20위([2020 수의계이슈 11∼20위]#생태계위협#유튜브동물학대#규제규제규제)에 이어 이번에는 1위부터 10위까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0. 수의대 교육, 천지개벽 예고?
수의사라면 할 줄 알아야 할 임상실기 54개 항목 선정
`수의사 국가시험` 학생은 불만 많은데‥교수진은 문제인식 부족
올해는 수의과대학 교육을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1년 내내 계속됐습니다.
얼마 전 학부생이 익혀야 할 임상실기(clinical skill) 54개 항목의 초안이 공개되어 관심을 받았습니다. 현재, 한국수의과대학협회,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 한국수의교육학회가 졸업생들이 반드시 할 줄 알아야 하는 임상역량을 구체화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은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2014년 제주대 수의대를 시작으로 10개 수의과대학의 인증이 모두 완료됐으며, 이제 2주기 재인증이 이뤄집니다. 인증-국가시험 연계 법제화도 추진 중입니다.
건국대 수의대 ‘수의해부학실습’은 ABCDF 학점의 상대평가에서 벗어나, 절대평가로 PASS와 NON-PASS만 구분하는 방식(PNP, Pass or Non-Pass)의 ‘절대평가’ 평가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대한수의사회 산하 한국수의정책연구소는 ‘수의사 국가시험 현황 분석 및 개편 필요성 조사’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고, 수의사국가시험 개편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9. 동물병원 진료비 자율표시제(feat. 계속되는 진료비 관련 규제와 압박)
더불어민주당 반려동물 1번 공약은 `동물병원 진료비 체계 개선`
[기고] 나는 선심성 반려동물 진료비 공약에 반대한다/천명선
경상남도가 전국 최초로 동물진료비 자율표시제 시범사업을 시행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경상남도와 경상남도수의사회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자율표시제의 장단점이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는 가운데 타 지자체에서도 관련 제도를 검토 중입니다.
동물병원 진료비와 관련된 규제와 압박은 올해도 계속됐습니다.
총선 정당 공약에 동물병원 진료비 체계를 개선하겠다는 공약이 포함됐고, 동물병원 진료비 사전고지제, 공시제, 동물병원 진료부 발급 의무화하는 법안도 연이어 발의됐습니다. 여기에 동물병원 진료비 견적을 비교해주는 서비스까지 논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대 천명선 교수의 ‘선심성 반려동물 진료비 공약 반대’ 기고문이 큰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8. 코로나19 바람 타고 대세가 된 온라인 교육
수의사가 수의사의 지식재산권을 안 지켜주면 어떻게 하나요?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교육이 대폭 늘었습니다. 아이해듀, 베터플릭스, 에듀벳 등 기존 업체에 인벳츠, 벳채널, 라이브벳 등 신규 업체가 생겨나며 다양한 온라인 강의를 제공했습니다.
수의과대학 강의와 임상수의사 연수교육도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된 가운데, 강사의 저작권 침해 논란도 있었습니다. 강의자료나 영상을 쉽게 캡쳐/녹화할 수 있는 온라인의 특성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7. 끝나지 않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또 숨진 수의사 공무원
ASF 방역업무 과로로 숨진 故 정승재 수의사, 순직 인정
지난해 국내 최초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야생 멧돼지 양성 사례가 지속 검출되며 사육돼지에서의 재발생 확률도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파주시청에서 수의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故정승재 수의사가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에 힘쓰다 순직했습니다. 가축전염병 방역 때문에 사망하는 수의사 공무원 사례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방 수의직 공무원 처우 개선은 아직 먼 얘기입니다.
6. 악화되는 동물병원 영업이익률
[기고] 동물병원 외형은 성장하나 영업이익률은 나빠지고 있다
[기고] 동물병원 생존율,병원·약국·치과·한의원과 비교
동물병원의 매출, 영업이익, 생존율에 대한 기고문 시리즈가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기고문에 따르면, 상위 10% 동물병원의 연매출은 평균 13.5억원, 영업익은 평균 1.6억원이었습니다.
병원, 약국, 치과, 한의원과의 매출 및 생존율 비교 기고문의 경우 12월 말 현재까지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입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동물병원 매출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이에 데일리벳에서 현재 설문조사([설문조사] 코로나19 이후 동물병원 매출 변화는?)를 진행 중입니다.
5. 부산대 수의대 신설 추진
`줄이거나 합쳐도 모자랄 판에‥` 수의과대학 신설은 어불성설
부산대 차종인 총장이 취임식에서 수의과대학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부산대 수의대 신설 이슈가 등장했습니다. 이슈는 국정감사와 국회 농해수위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수의계는 “지금 필요한 것은 수의대 신설이 아니라 기존 수의과대학을 지원하여 교육의 내실을 확보하고, 동물의료체계 정비, 필수 분야 처우 개선 등 수의사가 각 분야에 고르게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부산대 수의대 신설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습니다.
4. 언제쯤 없어질까? 불법 동물 자가치료
보호자가 반려묘에 항생제 주사 놨다가‥가슴 괴사에 신부전까지
약국서 산 감기약 시럽 먹인 반려견, 치명적 발작으로 이어져
약국서 구입한 반려견 백신 자가접종 직후 쇼크로 결국 사망
동물 자가치료 부작용 사례집 발간…50여개 부작용 사례 담았다
반려동물에 대한 자가치료(자가진료, 주인이 동물에 직접 행하는 의료행위)는 엄연한 불법행위(수의사법 위반)이자 동물학대 행위입니다.
하지만, 올해도 동물 자가진료 부작용 사례 공유센터(클릭)에 많은 부작용 사례가 공유됐습니다.
5월에는 부작용 사례를 모은 ‘동물 자가치료 부작용 사례집’이 발간되기도 했습니다.
3. 대한수의사회 최초 직선제 회장 탄생
대한수의사회 첫 직선제 회장에 허주형 수의사‥득표율 40.4%
허주형 회장(사진)이 대한수의사회 설립 72년 만에 첫 직선제 회장이 됐습니다. 허주형 회장은 1월 15일 열린 제26대 대한수의사회장 선거에서 총 2,316표를 얻어 40.4%의 득표율로 당선됐습니다.
허주형 회장은 취임 이후 다양한 특별위원회 설립, 전국 지부 순회 간담회, 대한수의사회 산악회 창단, 대한수의사회지 개편, 장관·국회의원·광역지자체장 면담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 DHPPi 포함…수의사 처방제 확대
반려견 4종 종합백신 수의사 처방대상 지정‥동물용 항생제 모두 포함
그동안 수의사 처방대상에서 제외되어 논란이 있었던 반려견 4종 종합백신, 고양이 3종 종합백신(범백·허피스·칼리시)이 모두 수의사 처방대상으로 지정됐습니다.
또한, 모든 동물용 항생제와 마취제, 호르몬제 성분이 일괄적으로 수의사 처방대상으로 지정되며, 향후 항생제·마취제·호르몬제 신약이 출시되어도 자동으로 수의사 처방대상이 됩니다.
물론, 시행까지 유예기간이 있습니다.
이제 수의사 처방제의 최대 구멍인 ‘약사예외조항’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1. 코로나19 사태 돕는 수의사들
코로나19 진단 및 백신·치료제 개발 이끄는 수의사 창업 기업들
갈 곳 없는 코로나19 확진자의 반려동물, 동물병원에 오다
올해 수의계이슈 1위는 역시 코로나19와 관련된 주제가 선정됐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수많은 제약, 바이오 업체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그중 상당수는 수의사가 직접 창업한 회사들입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치료제, 백신 개발 등 다양한 부분에서 수의사들이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서울·경기·인천 등에서는 지역수의사회와 지자체가 반려동물 임시보호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기르던 반려동물을 마땅히 맡길 곳이 없을 때, 동물병원에서 임시보호를 해주는 것이죠. 동물병원에서 별도의 격리시설을 마련해, 감염자의 반려동물을 보호합니다.
동물병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에도 문을 여는 필수 의료시설입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비필수업종의 폐쇄가 필요하지만, 수의서비스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 세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한 해였습니다. 2020년 잘 마무리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