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고병원성 AI 등 악성 가축전염병 대응의 핵심인 ‘살처분’의 문제를 조명하는 책이 발간됐다.
MBC 김영수 PD와 윤종웅 가금수의사회장이 집필한 [이기적인 방역, 살처분·백신 딜레마 – 왜 동물에겐 백신을 쓰지 않는가]가 25일 출간됐다.
발생농장과 주변 농장에 대한 살처분은 동물전염병 방역의 핵심이다.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감염 동물은 물론 노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주변의 감수성 동물까지 없애면 확산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반복되는 바이러스 유입으로 되풀이되는 살처분은 축산업과 환경에 피해를 누적하고 있다. 어디까지 살처분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2010년 말부터 백신을 사용하기 시작한 구제역과 달리 고병원성 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여전히 살처분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H5N8형 고병원성 AI는 25일까지 73건이 발생했다. 발생농장 반경 3km의 가금을 모두 예방적으로 살처분하면서 피해 규모는 2,500만수에 육박한다.
[이기적인 방역, 살처분·백신 딜레마]는 2018년 방영된 TV 다큐멘터리 ‘살처분, 신화의 종말’을 연출한 김영수 PD의 취재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담았다.
2001년 구제역으로 대규모 살처분 사태를 겪은 영국의 교훈을 시작으로 네덜란드의 백신 접근법, 국내 예방적 살처분을 둘러싼 논란 등 살처분 문제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다큐멘터리 제작에 협력한 윤종웅 회장은 현장 가금수의사가 AI를 바라보는 시각을 소개한다. 살처분의 한계와 함께 고병원성 AI 백신 활용 가능성을 심도 있게 다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전염병을 막기 위한 이동제한, 백신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이해도는 크게 높아졌다.
김영수 PD는 본문에서 “아직도 인간은 살리고, 동물은 죽이는 식의 정책이 유효하지만 시대가 많이 변했다. 코로나를 겪으며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졌고 아는 것도 훨씬 많아졌다”며 “동물의 대규모 죽음에 대해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저자 김영수·윤종웅, 출판 무블출판사, 176p, 16,000원
참고 : 다큐멘터리 ‘살처분, 신화의 종말’ (MBC충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