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벼랑 끝 몰린 경마‥`온라인 마권 발매해야`
작년만 온라인 마권 도입 법 개정안 4건..말산업 종사자 32개 단체 ‘조속 처리’ 호소
코로나19로 궤멸적인 타격을 입은 경마산업을 살리기 위해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경북 영천청도)은 16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온라인 마권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포츠토토, 복권은 온라인으로 사는데..국내 마권은 현장 판매만
코로나19로 경마 중단, 말산업 피해 극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경마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경마 고객이 운집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현행 마사회법은 전국 3개 경마장이나 지정된 장외발매소에서만 마권을 판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마장과 장외발매소에서 마권을 팔 수 없다 보니 경마 매출도 없다.
경마 매출에서 수입을 얻어야 할 기수나 마주 등을 위해 마사회가 오히려 돈을 들여 무관중 경기를 여는 실정이다.
지난해 10월 국회예산정책처가 분석한 2021년도 공공기관 예산안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3,500억여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도 약1,5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큰 타격을 입은 셈이다.
말산업계가 코로나 시대의 경마산업 생존을 위해 제시하는 해법은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이다. 국내 말산업 대부분이 경마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마권을 팔고 경마를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포츠토토나 복권이 이미 온라인으로 판매하는데 마권만 불허하는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국회에서도 관련 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마권 발매를 위해 발의된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은 4건이다. 대표발의자도 모두 마사회법 소관위인 농해수위 소속 김승남, 윤재갑, 정운천, 이만희 의원이다.
이만희 의원은 이날 “일본은 코로나19 상황이 한국보다 심각하지만 경마매출은 오히려 늘었고, 영국도 극심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감소폭 최소화에 성공하고 있다”며 “근본 요인은 온라인 마권 발매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 개정안의 전문위원실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경마 시행국 대부분이 온라인 마권을 허용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홍콩 등 경마 선진국을 포함하고 있다.
온라인 마권 발매가 도입되면 불법 사설경마 이용자를 합법 경마로 흡수하는데 도움을 주고, 지역주민과 갈등을 빚는 장외발매소의 이용 수요도 온라인이 흡수해 문제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온라인 발매가 청소년 이용 식별이 어렵고 구매상한제 등 건전화 정책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반대하고 있지만, 마사회는 이들 문제가 시스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한국마사회 노동조합, 전국마필관리사 노동조합 등 32개 말산업 종사자 단체들은 6일 온라인 마권 발매 법안의 조속 처리를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말산업 피해액은 7조 6천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경마중단이 경주마 구매수요 악화, 승마장 운영, 말 유통, 사료작물 재배업, 말 진료업 등 관련 업종의 연쇄적 위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하루하루를 겨우 버티는 말산업 종사자는 법안의 더딘 처리속도에 피가 마른다”며 신속한 논의를 요구했다.
이만희 의원은 “말산업 기반을 조성하고 발전하기 위해 온라인 마권 발매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경마와 마사회에 부정적 인식이 상당히 큰 것도 사실이다. 온라인 경마를 도입하는 문제에는 국민적인 컨센서스가 필요한데 다음달까지 발표될 마사회 혁신안이 역할을 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