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오픈채팅방 처벌 요구에 靑, 엄정수사·학대 처벌 강화
동물학대 처벌 강화토록 양형기준 마련 요청
청와대가 동물학대 범위를 확대하고 처벌 강화,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23일 밝혔다.
동물판 n번방으로 불린 동물학대 오픈채팅방 수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답하면서다.
최근 동물학대 영상·사진을 공유하고 잔인한 내용의 대화를 즐기던 오픈채팅방 ‘고어전문방’이 논란이 되면서 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정기수 청와대 농해수비서관은 “현재 피의자를 특정해 수사 중”이라며 “동물을 죽이는 등 학대하고 학대 행위를 게시한 혐의에 대한 엄정한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물학대 예방을 위한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비서관은 “현행 동물보호법이 동물학대 행위를 한정적·열거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처벌에 한계가 있다”며 “다양한 학대 행위를 포괄할 수 있도록 예시적·포괄적 방식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규정은 점차 강화되는 반면, 학대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다는 문제점도 지목했다.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동물학대 행위는 현행법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2016년부터 2020년 10월까지 동물학대 등으로 검찰 처분을 받은 3,398명 중 구속 기소된 혐의자는 단 2명에 불과하다. 1심에서 실형을 받은 비율도 4.9%에 그쳤다.
정 비서관은 “동물학대 행위에 대한 벌칙 수준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낮지 않지만, 법원의 실제 판결은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고 있다”며 “동물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맞춰 강화된 벌칙이 적용될 수 있도록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동물학대 관련 양형기준 마련을 요청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동물학대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수강명령이나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병과하도록 동물보호법을 개정하고, 동물학대 전과자에게는 반려동물 소유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 비서관은 “동물보호 교육을 강화하고 지자체의 동물보호·복지 전담 인력을 확충해 동물학대 행위에 대한 지도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