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쉽게 사고 팔아 유기동물 늘어난다? 매매 환경 개선방안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반려동물 매매 관련 개선방안 간담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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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환경이 유기동물 문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가운데 경기도가 반려동물 매매 관련 제도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동물보호단체는 대규모 번식농장과 경매업의 폐지를 주장했다. 반면 업계는 반려동물 매매가 유기동물 문제의 핵심원인이 아니라면서, 위치추적·생체인식 기술을 적용한 개체관리 강화로 유기동물을 감축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22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주재로 온라인 생중계된 간담회에는 동물보호단체 측에서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서국화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대표가 자리했다. 업계에서는 강진기 한국반려동물생산자협회장, 이경구 반려동물협회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수의사회에서는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사무총장이 참여했다.

반려동물 쉽게 사고 팔아서 유기동물 늘어난다? 진단 두고 시각차

불법농장 유통문제 여전..모견 등록 필요

이날 경기도청에 따르면, 동물생산업(번식농장), 동물판매업(펫샵), 동물경매장 등 반려동물 영업장의 33%가 경기도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전국 17개소로 등록된 경매장의 절반 이상이 경기도에 있다.

전진경 카라 대표는 “유기동물 문제의 근원인 대규모 번식장과 경매장의 철폐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반려동물을 대량 생산해 시장에 공급하고 쉽게 사고 파는 환경이 유기동물을 증가시키고 생명을 도구화한다는 것이다.

반면 이경구 반려동물협회 사무국장은 펫산업이 유기동물 발생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고 반박했다. 반려동물 입양경로의 절반 이상이 지인간 거래로 조사된만큼, 반려동물 매매를 금지한다고 유기동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2019년 시행한 동물보호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입양경로의 62%가 지인간 거래인 반면, 펫샵 구입은 24.2%에 그쳤다.

그러면서 매매 금지 규제 없이도, 동물 생산·판매단계부터 위치추적·생체인식 기술을 적용해 개체관리를 강화하면 유기동물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고 제언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제도권 밖의 불법 매매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불법 농장에서 여전히 펫샵으로 강아지들이 공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합법 농장부터 모견을 등록하는 체계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파악된 모견으로부터 예측 가능한 생산두수와 경매장의 실제 거래두수를 비교하면 음성 유통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날 수 있다는 얘기다.

조 대표는 “작은 규모의 동물생산업 허가를 받고, 대형 농장을 뒤에 숨겨서 운영하는 사례를 자체적으로 잡아냈다”며 “이미 있는 (동물보호법령) 제도하에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지사, 반려동물 매매 금지 쉽지 않다..생산·판매 단계 기준 구체화해야

이재명 지사는 “반려동물 매매 금지는 언젠가 가야할 길이지만 (당장)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며 동물 생산·판매 단계에서 동물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동물보호단체와 업계 모두 ‘쉽게 파는 업자, 쉽게 사는 보호자’에 대한 규제가 일정 부분 강화되어야 한다는데 공감대도 엿보였다.

사는 사람에 대한 교육 의무, 파는 업자에 대한 시설기준·면허제도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반려동물협회(업계 측)도 판매업자에 대한 면허제도 필요성에 찬성했다.

전진경 대표는 “200마리, 300마리를 한꺼번에 키우는 환경이 문제다. 책임 있는 브리더들이 수요자에게 입양을 보내는 구조는 과도기적으로 필요하다”면서 판매되는 강아지의 정보가 구체적으로 공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견이 어떤 환경에서 지내고, 사회화는 어떻게 거쳤는지 소비자들이 확인한 후 입양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지사는 “반려동물의 생산, 판매, 유기 후 관리에 걸친 복잡한 동물행정을 행정기관이 사실상 방치했지만 국민 상당수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유기동물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심각하다”며 ▲생산단계의 동물권 침해 최소화 ▲유통·판매단계의 교육·자격제도 ▲판매시설·판매동물 기준 등을 검토 과제로 제시했다.

이경구 반려동물협회 사무국장은 “동물보호는 이데올로기적 공격이 아닌 논의와 협력으로 함께 추구해야 할 공동의 숙제”라며 “반려동물의 법적지위를 변경하는 민법 개정 검토 과정에도 동물보호단체와 펫산업이 협의해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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